100번 울기
나카무라 코우 지음, 오근영 옮김 / 노블마인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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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앞으로 몇 년이나 살까? 왜 그 절반을 떼어 그녀에게 줄 수 없단 말인가? 우리는 지금껏 기쁨도 슬픔도 웃음도 서로 나누면서 살아왔다. 그런데 왜 병이나 죽음은 나눠가질 수 없는 것일까?

제3장 열리지 않는 상자 171

 

금방 죽을 것 같다고 집에서 연락이 온 개 북과

행복하게 결혼 연습을 하고 있다가 갑자기 죽어가는 그녀 요시미

요시미와 후지이의 이야기

오버랩 되어 가는 죽음

 

우울하다.

 

일본 소설은 이래저래 피하지만

일본 에세이들 보다 더더욱..

 

들기 시작했으니 끝을 보긴 했지만 시간을 보낸 것도 좀 아까운 

역시 내 스타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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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람처럼 자유롭다 - 뜨겁거나 혹은 너무나 슬픈 여행의 유혹, 개정판
최인호 글.사진 / 프라하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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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곳으로 모여드는 사람들은 오직 죽음을 향해서 걸음을 옮길 뿐이다. 삶의 시간은 죽음을 향해 가는 수단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살아 있다면 걸어야 한다. 죽음의 도시 바라나시에 쏟아지는 태양과 검은 강줄기 속에 자신의 마지막 시간을 바쳐야 한다.

검은 개와 나 中 38p

 

우리는 걸을 때 많은 것을 얻는다. 특히 아무 것도 없는 황량한 벌판을 혼자서 걸을 때면 내가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나의 배경이 된다. 보이는 것이 없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생각이 산을 만들고 마음이 꽃을 만들기 때문에 아무것도 없던 배경도 있는 것이 된다.

침묵을 횡단하는 사람 中 117p

 

한참을 읽는 동안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듯한 요즘 흔히 보는 그런 여행기의 분위기가 아니어서  내가 알고 있는 그 최인호 작가인 줄 착각하면 읽고 있었다. 여행에서의 행동이나 여행지에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장면들에서 약간의 의문(??)을 느끼는 정도여서 프로필을 찾아보니 같은 연세대학교 출신이긴 하지만 저서가 전혀 다른 동명이인이라는 걸 알았다.

어쨌든 책을 처음 고를 때 잘 모르고 들었긴 하지만 의외의 수확, 꽤 읽을 만한 내용이다.

문학과 함께한 문학기행은 아니지만 각지의 여행길에 함께한 좋은 문장들이 눈에 띄고,  나와 있는 프로필로 연령을 가늠해보긴 힘들지만 여행길에서 의 단상들을 꽤나 무거운 주제로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아! 오아시스가 우주를 품었구나.

루이와 나는 오아시스에 발을 담근 채 무거웠던 몸과 마음을 내려놓았다. 낙타도 물을 마시며 긴 여행의 풀었다. 정말 친구란 이런 것이어야 할 것이다.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변함없이 기다려주는 것, 그리고 자신의 것을 아낌없이 주는 것, 그런 후에 그가 떠나가도 슬퍼하지 않고, 의심하지 않고 또다시 기다려주는 것. 그럴 때 어린왕자가 말한 것처럼 서로에게 ‘기적’이 일어나고 진정한 친구가 되는 것이리라.

오아시스와 친구 中 115p

 

 

“사무친다는 게 뭐지?”

“아마 내가 너의 가슴 속에 맺히고 싶다는 뜻일 거야.”

“무엇으로 맺힌다는 거지?”

“흔적.... 지워지지 않는 흔적.”

9부 돌아옴에 관하여 中 216p

 

곱씹어볼 만한 문장들이 제법 있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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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행자시절 1 - 출가, 그 극적인 전환
박원자 엮음, 김민숙 사진 / 다할미디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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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삶에서 주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스님의 답은 한 편의 아름다운 수필 같기도 했고 명료한 철학 같기도 했다.

“현법낙주現法樂住, 자신에게 닥친 현재의 상황을 즐기는 겁니다. 그러려면 항상 자기를 관조해야 합니다. 자신을 수시로 비춰 보는 일에 깨어 있지 않으면 주인 노릇을 할 수 없죠.”

엮은이의 말 中 5p

 

요즘 종교인들의 문제가 되는 행동들이 문제가 되어 이슈화 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을 읽으며 범인凡人의 눈에 범인凡人의 일로만 느껴지는데

‘이런 스님들도 있구나‘ 싶으신 분들이 많이 계신다.

하지만 비종교인이 나로서는 불교계에서 아실 만한 분들이시겠지만, 생소한 스님들의 이야기라 몰입이 안 된다. 게다가 불교 관련 잡지에 실렸던 백열 두 분 수행자들의 ‘행자시절 이야기’(5p)를 묶은 글이라 그런지 지면상 짧았던 내용을 좀더 보충했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짧은 글들이라 아쉬웠다.

 

나는 여행을 통해서 비로소 ‘나’와 만났다. 걸망 하나 달랑 메고 다녔던 수많은 유적지에서, 그리고 여행길에서 만난 이방인들의 삶 속에서 나는 내가 걸어야 할 길을 보았다.

내게 여행은 곧 ‘비움’의 여정이었다. 끝없이 비우고 또 비우고 나니 드디어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지 여행을 주로 했다는 누군가가 그랬던가. “ 그 수많은 날들의 여행을 통해서 만난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었다.”고.

나는 여행을 통해서 삶의 지혜와 에너지를 얻었고, 멀리 고통의 시간들과 방황의 날들을 에둘러 오면서 고통이 곧 해탈의 밑거름이라는 걸 알았다. 이해가 곧 사랑이라 했던가. 그러므로 이젠 지난날 가졌던 그 방황의 시간들을 소중하게 여기게 되었다.

내 정신을 올곧게 세웠던 장엄한 예불 中 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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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방랑 건축+畵[화] - 아헨에서 위베스퀼레까지, 유럽을 걷고 건축을 스케치하다
최우용 지음 / 서해문집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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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건축가가 되어 있던 그가 다시 공부하는 기분으로 유럽의 10개국 80여개 도시를 따박따박 걸으며 때로 기준이 되고, 보고 싶었던 건축물들을 보기 위해 떠난다.

 

건축을 숙명적으로 크기와 관련된 원죄를 갖고 태어난다. 건축은 구체적 물성을 갖춘 재료를 기반으로 엄청난 크기로 구축되어 실재하기 때문에 현실 반성적이어야 한다. 실험적 건축은 존재할 수 있으나 건축이 온전히 실험의 대상일 수만은 없는 것은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작은 교회의 큰 어울림, 위베스퀼레 마을 교회 中 289P

 

이 글을 읽다보니

언젠가 건축가인 사촌오빠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다. 아파트의 경우만 해도 구조만 봐도 대충 언제쯤 건축된 것인지 알 수 있다고. 우리 나라 같이 공통주택의 역사가 짧은 경우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방, 거실, 주방의 크기 등에서도 금방 알 수 있다고 했다.

건물이 그 지역의 역사와 생각을 담을 수 있다는 이야기겠지?

 

건물마다 특유의 원색을 입고 있어 그 다채로운 색상의 조합이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기자기하고 정겹다. 빨강, 파랑, 노랑, 분홍 등 원색의 모임은 계획적으로 구성되었다는 느낌을 강하게 풍긴다. 색을 선택하는 데 집 주인장의 취향에만 의존한다면 이토록 컬러풀하게 통통 튀는 색상의 멋진 조화를 이루기 어렵지 않겠는가? 실제로 집주인이 자기 집에 색을 칠하려 할 때는 해당 정부 기관에 신고를 하는데, 그러면 담당 기관에서 그 부지에 허락된 몇 가지 색을 알려준다. 그러면 집 주인은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색을 칠하는 시스템이라고 한다.

감천동 in 이탈리아, 부라노 섬 中 144p

 

알록달록하고 화려한 색들이 ‘서로 친구 먹고’있는 섬마을(144p) 이탈리아의 부라노 섬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현란한 색감과 디자인 등을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독일의 아헨에서 시작된 그의 건축 기행은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네델란드 벨기에를 거쳐 북유럽의 핀란드와 스웨덴 그리고 오스트리아 체코에 이르며, 유럽을 여행할 때 만나게 되는 도시들에서 본 적이 있음직한 건축물들을 보게 된다.

 

건축 용어들이 물론 설명이 있긴 했지만 다소 딱딱하게 전개된 이야기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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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기차 여행 - 작은 증기기관차부터 초호화 특급열차까지, 낭만 기차 여행 20
윤창호 외 지음 / 터치아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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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주위에 아무것도 없는 몽골 평원의 한복판에서 가이드가 차를 고치는 동안, 배낭 속의 지도를 꺼내들고 한참을 들여다본 적이 있었다. 우리는 과연 어디쯤 있는 것일까 추측하고 있는데 현지 가이드와 눈이 마주쳤다. 그 순간 갑자기 웃음이 터져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난다. 사실 내가 지금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데 지도가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자신이 어이데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비로소 지도가 쓸모 있는 것을. 그래야 여행도 지속될 수 있는 것을. 그리고 그건 여행에만 국한된 것만은 아니라는 깨달음을 비로소 그때 얻게 되었다.

252p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떠나지 못하는 자는 이렇게 책에서 깨달음을 얻지만 아마도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떠나는 많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것일 터이다.

일상을 벗어나며 늘 보던 자신도 새롭게 보게 된다는 것이다.

 

단편 소설의 단점 중에 하나가 자꾸만 호흡이 끊어지는 것이 될 터이다. 여러 작가의 글 또한 별루 좋아하지 않는 게 느낌이 생경한 어떤 것들을 따라가는 게 힘들다면 이 책은 그런 면에서는 괜찮다. 4명 작가의 글이 많이 널뛰기 하는 느낌이 덜하며 부드럽게 느껴지는 점이 좋다.

 

물론 기차 여행 중에는 4인의 글이라 살짝 겹치는 부분-1부의 유럽에 물론 촘촘히 잘 연결된 철로망 때문이기는 할 테지만...-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다시 볼 만하다.

 

2부에서 더 인상적인 었던 노선은 워낙 럭셔리해서 타볼까 싶지 않지만 남아공의 blue train과 중국, 러시아 몽골의 3개국을 가는 몽골횡단열차가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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