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보인다
중국학연구회 / 일빛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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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까이 있어서 더 두려운 나라? 이런저런 중국 기행에 관한 책들을 만히 봤지만, 이 책은 어떤 경우로든 중국과 더 직접적으로 관련있는 중국학 내지 중문학 등과 함께하시는 교수님들이 쓰신 여기 가지 이야기들인데, 환상적 생각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가 직접 가서 느껴보곤 매우 복잡한 심정을 느끼시는 듯 했다. 여느 중국에 관한 책들과는 관심이 달라 읽으며 그 복잡한 심정에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다.

그 어마어마한 거대 덩치에 놀라운 문화 유산들과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관리 되어있지 않거나 단순한 관광사업으로의역학만 충실히 하고 있는 그 장소들을 돌아보는 맘이라니... 게다가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를 막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만날 수 있는 모든 부패의 모습들.. 나쁜 것들은 전파 속도도 빠르다더니 우리나라의 과거 모습, 더불어 현재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여기에 관해선 안기섭님의 글귀(165~172p)는 공감하는 바가 매우 컸다. 벤츠와 마차의 동행, 칸막이 없는 화장실, 내.외국인의 공공요금 차이, 호텔 앞의 거지들, 당연한 듯이(?) 제 시간을 지키지 않는 기차나 비행기들....

그나마 덜 물들어 있는 중국의 모습에 우리네의 모습으로 변해가지 않길 바라는 맘이 함께 들었다. 물론, 글의 내용들이 98년을 전후로 작성이 되어 이,삼 년이 지난 오늘날은 또 어떻게 변해 있을지 모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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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1 리처드 파인만 시리즈 4
리처드 파인만 지음, 김희봉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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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라면 거의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건 단순하게 수필집의 일종이려니 하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시작부터 여러가지 실험을 거치는 얘기들이 계속적으로 나오는 통에 조금 당황스러웠다.

리처드 파인만이 말하는 소위 '실험실'이라는 게 아마도 잡다한 공구들이 가득한 창고가 아닐까 하는 상상이 들었는데, 엉뚱하게 일을 저지르는 여러 장면들이 장래의 노벨 수상자에 빛나는 과학자로 만들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 옛 속담에 '될 성 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일상을 알아보게 된 책이었다. 실험 정신이 뛰어나지만 거기에 유머가 보태어져 흔히 미래의 과학자들을 꿈꾸는 애들이라면 누구나 시작하게 되는 라디오 분해서부터 '금고'를 여는 것까지....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곳곳의 요소들이 그나마 자주 등장하는 과학실험들의 어려운 얘기들을 상쇄시켜 주었다.

살아가는 방법에 있어 배우게 된 것은 '나는 늘 이런 식으로 멍청했다. 나는 내가 누구에게 말하고 있는지 잊어버린다. 나는항상 물레에 관해서만 걱정한다. 아이디어가 이상하다고 생각되면, 나는 이상하다고 말한다. 아이디어가 좋으면, 나는 좋다고 말한다. 간단한 일이다. 나는 늘 이렇게 살아왔다. 당신이 할 수 있다면, 이것은 썩 괜찮고 기분좋은 일이다. 나는 이렇게 할 수 있는 행운을 내 삶에서 누렸다.(184p)'

과학적 사고에 관해서라면 궁금증을 찾지 못하는 파인만이지만 삶에 있어선 단순해보이지만 철학이 담겨있는 내용이어서 인상적인 글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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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그
은희경 지음 / 창비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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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선물'에서 느꼈던 강렬한 인상에 늘 은희경씨의 새로운 소설이 나올 때마다 귀가 얇은 나는 어쩌구 저쩌구의 문학비평가들의 얘기를 들으며 '이번에는 이번에는..'하며 망설이게 되지만, 늘 나의 의식은 감정에 이끌려 져버리고 내게 알라딘의 추천이 들어와 있던 걸 보면서도 이번엔 참아볼까 하다가 누군가 책을 선물로 준다기에 얼씨구나!하며 받아서는 냉큼 읽어버렸다.

이것도 성장소설이라 할 수 있나? 58년 개띠 네명의 '만수산드렁칡'처럼 얽히게 되는 사연부터 그렇고 그렇게 살아가는 40대 가장의 모습까지..... 문장 곳곳에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달콤한 사탕 발림이 있지만 왠지 뒤 끝이 씁쓰레한 얘기였다. 승주, 두환이 조국이와 잘난척하며 다소 염세주의적인 나(형준)까지.그리고 한 여자(소희)로 얽히게 되는 사연들..

'세상에는 하찮은 인연이 끝까지 따라다니며 알게 모르게 그 사람의 인생을 잠식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우연한 순간의 일이 그 사람 인생의 한 상징이 되어 버리는 일도 적지 않아다. 드렁칡이 된 사연부터가 그렇듯이 우리의 인생은 죽죽 뻗어가기보다는 그럭저럭 꼬여들었다.(17p)'

386세대로 58년 개띠가 아니면서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들-'여학생들은 압박붕대 사용이니 삼삭끈 매기(45p)',유신의 여러 잔재속에 보던 사회의 제 현상들- 작가가 몇 살이지? 하면서 다시 책날개를 다시 펼쳐 보이게 할 정도로 새삼스러웠다.

여류작가-이런 말은 개인적으론 싫어하지만-의 남자 주인공으로 하는 책이라는 선입견도 괜한 근심이었다. 톡톡튀는 문장 속에 그저 가볍게 읽어진다고 생각들련지 모르지만, 왠지 숨어 있는 송곳에 여기저기 찔린 기분?? 그럼에도 인상적인 내용이었다.왜? 사회의 또다른 '마이너 리그'인 내가 씁쓸한 나의 생활을 돌아보게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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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오의 음모 반덴베르크 역사스페셜 5
필리프 반덴베르크 지음, 박계수 옮김 / 한길사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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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덴베르크의 <미켈란젤로의 복수>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진실>을 흥미롭게 읽으면서 작가 소개에 나와있던 이 책 <파라오의 음오>를 몇 번 검색하다가 번역이 되어 나온 걸 알고 찾아 읽게 되었다. 말하자면 초기작을 제일 나중에 읽게된 것인데, 조금 느슨한 구성이 있는 부분이 있었지만 그래도 늘 관심분야였던 이집트가 무대라 좋았다.

파라오는 아니지만 '임호테프'의 무덤을 발굴하기 위해 벌이는 여러 이야기들이 실제 고고학적인 사건-예를 들어 카나번경과 카터의 투탕카멘 발굴-과 연관을 시켜 진행을 시키니 소설이지만 실제 했던 것처럼 빨려들게 하는 요소가 충분했다. 주인공이 파라오도 전문 고고학자도 아닌 고아 출신의 하인인 '오마르 무사' 유럽 각 정보부들도 해결하지 못하는 이 사건들의 결정적 단서를 찾아가는 것은 무척 흥미롭다.

단지 그 '임호테프'의 발굴에 큰 열쇠를 쥐고 있는 하트필드 교수를 찾아 콥트교도들을 찾아가는 부분들이 엉성하게 진행되고 있어 실망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고학의 신비와 역사적 사건들과 추리력까지 보태어진 이 책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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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지고 삶에 이긴 사람들
송광룡 지음, 이종국 사진 / 풀빛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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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많이 들어왔었다. 조정에서 큰 죄를 지은 죄인(?)은 제주도 정도로 먼 섬으로 유배를 보내고 시국에 따라 다시 조정으로 들어왔으면 하는 아까운 사람들은 남도쪽으로 유배를 많이 보냈다고...남도 여행에서 빠지지 않고 군데군데서 만날 수 있는 곳이 그런 유배지들이었다.

이 책도 그런 장소들을 작가의 눈으로 다시 되집어 주는 책이라고나 할까? 얼마 전 가봤던 양산보의 '소쇄원'이 처음 등장하게 되어서 관심깊게 보게 되었다. 이후 계속 되어지는 실제 모습들보다 훨씬 아름답게 표현된 이종국씨의 사진도 인상적이었다. 여기 실린 선비들은 거개가 사화나 당쟁의 피해자들로 유배 생활을 하게된 사람들이었다. 그 힘든 생활 속에 문학도 훌륭한 저서도 만드어 지게 되었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몇 장소들을 보고 느끼는 소인의 입장으론 양반들이라 유배생활 중에 가질 수 있는 그들의 '휴향지' 내지는 '낙원'의 성립 등을 보면서 씁쓸한 마음을 새삼 느꼈다.

많은 참고 문헌들로 당시의 시대상황 등의 상세한 소개는 많은 도움이 되었으나, 한문체의 번역 글들이 매끄럽게 읽어지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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