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그
은희경 지음 / 창비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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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선물'에서 느꼈던 강렬한 인상에 늘 은희경씨의 새로운 소설이 나올 때마다 귀가 얇은 나는 어쩌구 저쩌구의 문학비평가들의 얘기를 들으며 '이번에는 이번에는..'하며 망설이게 되지만, 늘 나의 의식은 감정에 이끌려 져버리고 내게 알라딘의 추천이 들어와 있던 걸 보면서도 이번엔 참아볼까 하다가 누군가 책을 선물로 준다기에 얼씨구나!하며 받아서는 냉큼 읽어버렸다.

이것도 성장소설이라 할 수 있나? 58년 개띠 네명의 '만수산드렁칡'처럼 얽히게 되는 사연부터 그렇고 그렇게 살아가는 40대 가장의 모습까지..... 문장 곳곳에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달콤한 사탕 발림이 있지만 왠지 뒤 끝이 씁쓰레한 얘기였다. 승주, 두환이 조국이와 잘난척하며 다소 염세주의적인 나(형준)까지.그리고 한 여자(소희)로 얽히게 되는 사연들..

'세상에는 하찮은 인연이 끝까지 따라다니며 알게 모르게 그 사람의 인생을 잠식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우연한 순간의 일이 그 사람 인생의 한 상징이 되어 버리는 일도 적지 않아다. 드렁칡이 된 사연부터가 그렇듯이 우리의 인생은 죽죽 뻗어가기보다는 그럭저럭 꼬여들었다.(17p)'

386세대로 58년 개띠가 아니면서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들-'여학생들은 압박붕대 사용이니 삼삭끈 매기(45p)',유신의 여러 잔재속에 보던 사회의 제 현상들- 작가가 몇 살이지? 하면서 다시 책날개를 다시 펼쳐 보이게 할 정도로 새삼스러웠다.

여류작가-이런 말은 개인적으론 싫어하지만-의 남자 주인공으로 하는 책이라는 선입견도 괜한 근심이었다. 톡톡튀는 문장 속에 그저 가볍게 읽어진다고 생각들련지 모르지만, 왠지 숨어 있는 송곳에 여기저기 찔린 기분?? 그럼에도 인상적인 내용이었다.왜? 사회의 또다른 '마이너 리그'인 내가 씁쓸한 나의 생활을 돌아보게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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