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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문화답사기 -상
위츄위 / 명지사 / 2000년 9월
평점 :
절판
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책이 다른 번역(심규호, 유소영. 미래M&B)으로 딴 출판사에서 다시 나오는 대는 나름의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시작하는 추천의 말에 나와있는 것처럼 중국과 대만, 홍콩 등에서 1,200만 부가 팔려나갔고 해적판이 26종이나 나왔을 정도로 라고 적고는 있지만, 몇 쪽 지나지 않아 자꾸만 등장하는 오·탈자에 원..... 결국 이 책이 그런 해적판의 대열에 들어서겠다는 게 아님 또 뭐란 말이야.
하지만 책 전체를 두 가지 모두 비교해 본 것은 아니지만 뒤에 출판된 책에 비해서 좀더 문학적 느낌이 많이 살아 있다고나 할까? 후자의 책 번역은 좀더 사실적이긴 하지만, 너무 건조한 문체로 번역된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上·下 2권을 읽어 내려가기가 쉽지 않았는데, 그 까닭을 나름대로 생각해보니 소동파나 이백 등이 장소 이동에 따라 이곳저곳에서 나타나긴 하지만 역사적 사실들을 많이 생략하고 나타나 시대적 상황을 잘 알아야 재미나게 읽을 수 있지 않나 싶다. 하지만 그 역사라는 것도 책의 일부를 인용해보면...
몇 해 전에 미국은 건국 200주년을 경축했다. ~~ 얼마 전에는 오스트리아가 그들의 200주년을 경축했다. 바다에서는 무수한 돗단배들이 앞다투어 달리는데, 참으로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때를 같이 하여 우리 쑤저우성(蘇州城)도 조용히 200주년 기념을 자축했다. 이렇듯 오랜 역사에 사람들은 어지럼증을 느낄 정도였다.(155p)
하긴 원문을 읽을 능력이 없으니 어떤 번역이 원작자 위추이의 글에 가까운 지는 알 수 없지만. 두 책의 또다른 점이라면 지명을 이름에 있어 이 번역은 원음에 가깝게 발음하고, 한자를 보충하였는데, 후자의 번역은 한자를 그대로 읽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요사이는 원음에 가깝게 읽어주는 것이 좋은 듯한데, 보충시켜 놓은 한자가 특히, 이름 같은 경우 자주 사용되지 않는 한자가 많은 터라, 한자 읽기를 함께 썼으면 어땠을까 한다. 요즘 젊은 사람들을 배제한 번역이 아니었나 싶다.
원제가 <문화고여(文化苦旅)>라고 되어있지만, <문화답사기>라기 보다는 <문학답사기>란 말이 더 어울리는 책이지 않나 싶다. 게다가 上권이 말그대로 답사기라면 下권은 위추이의 여러 잡문들을 모아놓은 에세이의 형태를 띄고 있어, 상권과는 동떨어진 느낌의 책이라 할 수 있다. 어설픈 책 묶음이 눈에 걸리고, 그 많고 많던 오·탈자로 온통 얼룩진 책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