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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에서 인생을 배웠다
한젬마 지음 / 명진출판사 / 2001년 2월
평점 :
절판
음식에도 편식이라는 것이 있는 것처럼 책을 읽을 때도 좋은 습관이 아닌 건 알지만 특정 부류의 책에서는 손을 못 떼는 경우가 있다. 사서 읽고 있는 책들을 누군가 보면서 '왜 이렇게 관련도 없는 미술 관련 책이 많으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화집에서부터 시작해 끝임없이 훑어나가는 책들 중에 한젬마 씨의 '그림 읽어주는 여자'가 있었다. 그닥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또다시 2권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을 다시 읽게 된 것도 그런 편식증의 일종이 아닐까 한다.
전체 책을 읽어 내려가며 느꼈던 건 '이게 무슨 그림에 관한 책이야?'였다. 그냥 신변잡기의 여느 수필집의 형식에 다름이 없었기 때문이랄까? 어찌 생각해보니, 글을 써 놓고선 거기 맞는 그림을 찾아 넣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림을 등한시한 그림책이었다. 그나마 건진 거라곤, 내가 좋아하는 판화가 이철수님에 관한 얘기와 다른 그림에 관한 책들과의 차별화라면 늘 만나던 그런 고전적 그림보다는 최근 작품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는 정도일 거다. 정도이다. 오히려 부록에 나와있는 미술 용어의 비교라던가, 감상 방법, 인터넷 검색 사이트가 더욱 값졌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