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미의 시대
조용훈 지음 / 효형출판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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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하게 만나게 된 책이었다. 나의 관심분야와 책을 받을 사람의 관심분야가 함께 한 그런 책이 없을까 하고 서점을 어슬렁거리다가 만나게 된 책이라고나 할까? '...매혹의 그림 읽기'라고 부제가 붙어 있긴 하지만, 詩와 그림의 만남이 좋았다. 동·서양의 그림이 함께 있고, 판화, 조각에, 몇 장 아니긴 하지만 사진에 관한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국문학 전공이란 이력에 인상이 박힌 탓일까? 동양화에 대한 감상, 특히, 竹나 梅에 관한 얘기들은 인상적이었다.

'춤추는 대(竹). 대나무. 마치 대가 아니라 갈대 같다. 수양버들이다. 흐르는 바람과 한몸이다. 혹은 물살과 유희하는 흐름이다. 어지럽고 산만한 분심(分心)이며 자재(自在)한 마음이다. 직선이 아니라 곡선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 현란한 원무는 화려하면서도 어지럽다. 그런데 그림의 대(竹)는 하나이며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다. ∼대나무 그림에서 바람은 빛나는 조역이다. 바람 없이 대나무는 외롭다.. 대나무의 줄기를 전서로, 마디는 예서로, 가지는 초서, 잎은 날카로운 해서처럼 그려야 한다는 법식은 바람의 도움을 받아야 빛날 수 있다.'

글 중 유희의 정신으로 대(竹)를 그려라 중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글 자체가 그림으로 읽혀질 정도로 말이다. 판화나 조각은 다른 그림에 관한 책에서도 자주 봤지만...사진에 관한 이야기는 색다른 맛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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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신 1 - 질풍노도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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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왕'에, 또는 반역죄인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이야기로 알려져 있던 장보고에 관한 이야기이다. 일본에서 '신라사부로'에 관한 이야기들을 밝혀가며 시작돼 중국의 여러 고사 성어들의 이야기로 온통 칠이 돼 있는 책이었다. 그것도 계속 반복에 재복습까지... 왜 여러 번 설명이 등장하나 하고 작가연보를 훑어보니 예상했던 대로 일간지에 연재됐던 이야기였다. 수정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일까? 그래서 일간지의 호흡을 따르다 보니 그렇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었다.

'∼ 장보고는 당나라와 신라, 그리고 일본을 잇는 해상제국을 다스리는 제왕이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장보고는 일찍이 우리나라 역사상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국제인이며, 국가와 민족을 초월하여 온 인류를 하나의 백성으로 보는 세계주의자, 즉 코스모폴리탄이었던 것이다.(2권, 59p)'라고 하는데, 그런 그의 모습을 살펴본다기 보다는 피로 얼룩진 그 당시 신라의 속에 잠깐씩 아쉽게 등장하는 장보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뿐이었다.

역사에서 실패자 내지 반역자들의 기록들은 나쁘게, 혹은 모조리 사라져 버리는 것들 때문일까?? 게다가 통일신라라는 너무 오랜 시간 전에 있었던 장보고에 관한 이야기의 사료가 부족했던 때문일까 어떻든 아쉬움이 많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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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1
김형경 지음 / 문이당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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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취향이란 문제가 가끔 책을 선택하게도 선택하지 않게도 한다. 김형경 작가의 책은 [세월]도 [피리새는 피리가 없다] 등 모두 내겐 힘겹게 넘어간 책이라 사실 이번 책은 선택하지 않으려고 했다. 근데 지인들의 권유가 있고선 서점에서 첫 장을 뒤적이며 좀 강한 인상이 남았던 터에 이번에 또 다른 친구의 소개로 결국.. '오여사(오늘의 여성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첫 모임은 사실 맘에 들지 않았다. 여자끼리만 모여 이런 저런 얘길 하는 것이 또 다른 남녀차별과 뭐 다를 게 있나 싶은 맘에 좀....그들 중 인혜와 세진의 이야기로 꾸며져 있었다. 이 땅에서 여자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가 하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만들었다. 세진이처럼 가슴의 통증이 자꾸만 되새겨 지는 그런 삶들이 많은가 보다. 정신과 상담 치료를 받는 부분들의 진행은 흥미로웠다. 작가 김형경의 조금 달라진 느낌은 있었지만, 또다른 의미에서 이 책은 마음 불편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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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과 함께 읽는 일본 문화 이야기 - 안방에서 세계여행-제노포브스 가이드 유시민과 함께 읽는 문화이야기 16
유시민 편역 / 푸른나무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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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륙 편을 읽으면서도 그렇고, 유럽 문화 쪽을 읽어보면서도 드는 생각.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이들에게 시비를 걸 거리도 가장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들이라든가, 가까운 친구나 동료 가까이 있기 때문에 싸울 거리가 생긴다는 말 말이다. 오래된 얘기로 영국인과 프랑스인이 도버해협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국민성에 대해 시비를 붙이는 이야기 같은 것 말이다. 신대륙에서 읽었던 호주인이나 뉴질랜드인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서로 바라보며 평가하는 것도 우습고...

물론 우리나라야 조선 말 일제 침략을 당한 입장에서 더더욱 가까이 하기엔 먼 나라가 돼 버린 탓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 인식을 가지고 계속 읽으며 드는 생각은 우리는 너무나 우리와는 다른 나라라도 차별해버린 일본에 관한 문화 이야기를 읽으며 드는 생각 '이거 우리나라 이야기 아냐?' 라고 하고 책을 읽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이 제노포브스(Xenophobe) 시리즈가 내부 고발자가 후천적 인사이더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 다소 노골적인 비판임에도 불구하고 - 물론, 서양인의 입장에서는 아주 생소한 문화이겠지만 - 한국과는 별 차이가 없는-아니라고 우기고 싶은 어떤 부분은 막 닮아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문화적으로는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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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읽어주는 남자 명진 읽어주는 시리즈 3
이경덕 지음 / 명진출판사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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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랑 이야기의 정형이 모두 그리스 로마 신화에 있다던가?? 그 사랑의 여러 가지 아니, 거의 대부분의 모양을 순수, 비극, 절대성, 욕망, 집착 등으로 나누어 다루고 있다. 신화에 관한 책들이 한마디로 쏟아지고 있는 즈음의 후발로 나온 책인 듯 하다. 하지만 여느 책들과는 좀 색다르다. 그리고, 그의 다른 신화 책 [하루 밤에 읽는 그리스 신화]등과도 차별되는 명진출판의 시리즈 ~ 여자, ~ 남자의 책들이 그렇듯 읽기 수월한 짧은 단문으로 쓰여 있다.

물론 주제로 분류하면서 기술하다 보니 여러 번 언급되거나 아님 그 속에서조차 계보를 무시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소설보다 더욱 재미있게 쓰여진 이야기인 듯 하다. 책표지에 언급된 것처럼 '현대적 감성'으로 풀어낸 이야기라 그럴까?? 첨, 책을 고를 때 너무 눈에 튀던 일러스트레이트도 눈에 익어가니 특색 있었다. 신화를 읽기 시작할 때 가볍게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또 복잡한 계보도에 의해 신화 읽기를 하다 여러 번 재시도를 하다 지쳐버린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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