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르고 - At Dream's Door
라르고 (LARGO) 연주 / 미러볼뮤직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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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피아니스트 라르고 김주원의 앨범이다. [Glow of Life]를 듣게 되어 구입하였는데, 앨범 전체곡이 모두 좋아 무한 반복 들으며 ‘위로 받는‘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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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유럽을 만나다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만나다
김효선 지음 / 한길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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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에 올랐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읽었다.

종교인이 아니지만(하긴 산티아고 길을 걷는 사람들 중에 많다) ‘언제쯤 가보게 될까?’(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어^^)

 

내게도 긴 노년의 삶이 주어진다면 나는 훌쩍 떠나리라. 낯선 타국이라도 좋다. 햇볕이 내리쬐는 야외 카페의 파라솔 밑에 앉아 오가는 이들을 바라보며 늦은 점심을 먹고 향긋한 차를 마시리라. -160p

 

 

 생각하게 되는 그 길에 관한 책들이 나오면 눈여겨 본다고 본 것 같은데,

2007년 거의 10년 전에 나왔던 책이 재발간 되고 이번 기회에 뒤늦게 읽게 되었다.

 

와우! 보통 생장에서 시작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마무리하는 여느 산티아고 순례길을 마무리하는데 비해서 (물론 피니스테레까지 가는 경우는 더러 많았지만)

알타미라 동굴로 유명한 산티아나 델 마르나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유명한 빌바오지역 등을 지나는 노던 웨이까지 돌다가 다시 생장으로 돌아오는 길이라니(물론 돌아오는 길에는 버스나 기차 등 여러 교통 수단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산티아고에 관한 이야기가 길을 따라 진행하는 산티아고 노정에 관한 이야기가 많은데, 거기에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많아서 좋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에필로그도 좋았지만 서울 도심 한복판 고층빌딩의 창가에서(308p) 들려주는 나의 카미노의 친구들그 후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보여주는 Afterword 더욱 좋았다.

 

여태 못 읽었을까? 싶으면서 

카미노의 여인 김효선씨의 순례길 시리즈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포르투갈을~, 이슬람을~)들도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다. 그곳의 바람과 햇빛과 공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 숨겨진 보물처럼 만나는 하우스와인과 맛난 시골음식 그리고 새로운 만남들을 생각하면 말이다.

길은 너무나 많은 것을 선사한다. 길 위에는 만남이 있다. 길 위에는 새로운 발견의 쾌감이 늘 함께한다. 길 위에서 꿈은 싹트고 또 영근다. 물론 고통과 인내가 따르지만, 길은 그 모든 것을 보상해준다. 아니, 그게 보상의 수준이 아니라 넘치도록 나를 채워 감동시킨다. 그렇게 한없이 베푸는 연인이 바로 길이다. 그저 떠날 일이다. 우리를 유혹하는 저 길 위로! 두려움 없이, 주저함도 없이!

312p

 

내게도 긴 노년의 삶이 주어진다면 나는 훌쩍 떠나리라. 낯선 타국이라도 좋다. 햇볕이 내리쬐는 야외 카페의 파라솔 밑에 앉아 오가는 이들을 바라보며 늦은 점심을 먹고 향긋한 차를 마시리라. 난 이미 낯선 타인을 마주하는 것이 익숙한 지구 세계의 주민, 내 앞에 펼쳐지는 낯선 풍경은 낯선 만남들은 얼굴을 스치는 바람처럼 익숙하다. 만시야의 밤공기 속으로 알베르게 안마당에서 울려오는 노랫 소리가 아스라이 퍼진다. "I love Corina. Tell the world I do. Corina~ Corina~" (이 노래가 왜 자꾸, "아이 러브 코리아, 코리아~ 코리아~"로 들린담···)
160p

‘이제껏, 길 위에서, 나와 길은 조화로웠어. 내가 길을 가는 겐지, 길이 나를 따르는 겐지 모를 정도였지. 길 위에서, 생면부지의 누군가와 마추져도 우리는 반가웠어. 길 위에서, 길을 통해 우리는 무언가로 맺어졌고, 서로에게 낯선 타인도 이방인도 아니었어.‘
까만 우주 공간에 은하수 반짝이듯, 올려다보는 하늘 위로 길고도 긴 길이 활짝 펼쳐진다. 왈칵 그리움이 솟구친다. 무언가 어긋난 게 아니었구나···. 이유 없는 처연함이 이제 이유 있는 그리움으로 거듭나는 것이로구나···.
그리움은 길을 향해 있다. 길은 마치 사랑하는 연인처럼 내게 속삭인다. 어서 오라고. 가슴은 두근거리며 설렌다. 난 내 인생에서 열정의 시간은 이미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산티아고 길을 걸으면서 내 인생에 새로운 계절이 열렸다.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었다. 카미노는 내게 고통과 인내를 요구했지만 그보다 더 큰 희망과 기쁨으로 보답했다. 이제 새로운 길, 새로운 만남을 기대하며, 난 기꺼이 즐거운 나그네가 되어 다시 길을 걸을 것이다.
307p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다. 그곳의 바람과 햇빛과 공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 숨겨진 보물처럼 만나는 하우스와인과 맛난 시골음식 그리고 새로운 만남들을 생각하면 말이다.
길은 너무나 많은 것을 선사한다. 길 위에는 만남이 있다. 길 위에는 새로운 발견의 쾌감이 늘 함께한다. 길 위에서 꿈은 싹트고 또 영근다. 물론 고통과 인내가 따르지만, 길은 그 모든 것을 보상해준다. 아니, 그게 보상의 수준이 아니라 넘치도록 나를 채워 감동시킨다. 그렇게 한없이 베푸는 연인이 바로 길이다. 그저 떠날 일이다. 우리를 유혹하는 저 길 위로! 두려움 없이, 주저함도 없이!
3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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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곁 - 오늘이 외롭고 불안한 내 마음이 기댈 곳
김선현 지음 / 예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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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뭐 학창시절에도 딱히 잘 하는 과목이 없었지만, 미술에는 더 재능이 없었다. 만들기, 그리기, 관찰력까지 모자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면 너무 못해서인지 미술에 관한 책을 읽는 것도 미술 관람을 아주 좋아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림을 잘 이해하지 못해 전시회를 가게 되면 거의 도슨트 시간을 맞춘다.

작품이 만들어진 작가의 환경과 시기, 스토리를 알고 보게 되면 좀더 친근한 느낌이 있다.

 

이 책은 거기에 더 보태어 스토리를 만들어주는 그림 이야기이다.

 

첫째 장은 설렘, 연애, 결혼 등 사랑에 관련된 그림들을~

1. 정답은 없지만, 조금씩 답에 가까워지기

 

둘째 장에는 친구, 가족, 동료 등 관계에서 나를 지켜낼 그림을~

2. 사람들 사이에서 나를 잃지 않기

 

셋째 장에는 나, 그리고 내 안의 나와 둥글게 살아가기 위한 그림을

3 ‘내 안의 나와 둥글게 살아가기

 3개의 장으로 나뉘어 많은 그림들이 나온다.  

  

 

엘웰, 사전트, 팽숑, 강팡리데, 슬로안 등 다소 낯선(내게만 그런 걸까?^^) 화가들과 마네, 르노아르, 클림트까지(물론 그들의 그림도 유명한 그림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화가들의 그림이 등장한다.

 

사실 그림에 대한 디테일한 설명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림에 대한 설명보다는 그림 속 상황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용이 참으로 스며들며 정말 그림 속 이야기인 것 같다. 게다가 각 그림별로 코멘트도 길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인생에 먼저 좋아요를 눌러주세요(107p)'의 내용에 뜨끔

때로는 남보다 더 나를 힘들게 하는 가족(139p)’

반복되는 일상을 버티는 법(157p)'의 내용에 격하게 공감

 

  

     

마음속이 먹구름으로 가득 찬 날엔 눈부실 만큼 환하고 밝은 그림 곁에, 얽혀버린 인생이 꼬이는 날엔 담담한 그리 곁에 마음을 내려놓고 잠시나마 숨을 돌리며 살아왔습니다.

 

이야기해주신 것처럼 그림과 글이 치유가 되는 책이다.

마음이 삐걱거리는 날(171p), 아무 것도 하기 싫어지는 순간(214p)  '곁'에 두고 싶은 책이다

 

 

요즘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SNS 속 사람들을 보면 은근히 부럽다 못해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일상의 평범한 내용보다는 맛있는 음식, 특별한 장소 등을 많이 올리다 보니 평범한 나 자신이 초라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의 관심거리가 생기면 사람들의 관심이 온통 그곳에 쏠리기도 하고, ‘좋아요’ 숫자나 조회수가 비교되기도 합니다. 바로 인기라는 것이지요. 급기야 SNS 속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 보이고 나만 불행해 보입니다.

그러나 제삼가의 입장에서 보면 차이는 나더라도 모두 나름대로의 고민이 있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살아가는 모습은 모두 같습니다. 너무 부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 내 인생에 먼저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中 107p

가족은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는 유일한 존재이지만, 한편으로는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큰 상처를 입히기도 합니다. 가족이기에 완전히 무시하고 등 돌리기에는 너무나 마음이 불편합니다. 그러나 오직 가족이라는 이유로 힘겨운 짐을 홀로 떠안고 살아간다면 너무 부당할 것입니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마음의 짐이나, 외적인 짐은 나눠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한 사람에게만 과하게 그 짐을 지게 해서눈 안 됩니다. 싫다는 표현을 안 하니가, 맏이니까,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니까, 하는 식으로 한쪽으로만 몰아가서는 안 됩니다. 가족에 대한 상처는 또 다른 가족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양해를 구하는 태도나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소통하는 시간들이 꼭 있어야 합니다.

- 때로는 남보다 더 나를 힘들게 하는 가족 中 139p

반복되는 일은 어쩌면 우리가 가장 익숙하게 잘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계속 반복되는 일은 금세 지루해지고 일의 성취도, 흥미도가 떨어지다 보니 의욕이 없기도 합니다.

그림의 여성은 붉은 색 옷을 입고 있습니다. 옷의 붉은 색상만 보아도 이 여인은 열정적인 성격을 가지고 일에 충실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바닷가를 가서 며칠 쉬고 싶겠지만 그럴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결국 그녀는 인근 물놀이 장소를 택했습니다. 옷도 일상복 그래도 입고 와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반복되는 일상의 무료함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가까이서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선택해나가야 합니다. 잠시라도 쉴 수 있는 것, 이 작은 쉼이 일상의 지루함을 버티는 힘이 됩니다.

- 반복되는 일상을 버티는 법 中 1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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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밥상
공지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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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을 면면을 봤을때는 대부분은 [지리산 행복학교]2?(같은 등장인물:버들치 시인, 최도사, J, 진진, 숯팁 ^^)같고,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할 때 [딸에게 주는 레시]2탄의 느낌이 나면서 그 두 편을 합체한 듯한 이야기이다.

 

 

지리산 친구들의 살아가는 이야기에 살짝 양념한 사계절의 지리산 친구들의 행복한 음식이야기.

아니다. 어쩌면 음식 때문에 만나는 친구들 이야기라고나 할까?

 

공지영 작가는 언제가부터 살짝 힘이 빠진(이건 필력이 줄었다 뭐 그런 의미와는 전혀 다르다. 다른 비유가 적당한 게 생각나지를 않네.) 그저 살아가는 이야기를 펼쳐 놓는데 참 편안하게 듣기가 좋다. 그런 의미에서의 또다른 좋은 책이다.

 

한 김 오르면 얼른 건져 찬물에 담근(37p) 아삭아삭 콩나물국밥과 보리굴비 참말로 맛보고 싶네. 참 맛갈나네 느껴지는 음식들은 아마도 그 음식에 대한 사연 때문에 더욱 그러한지도 모르겠다.

 

버들치 시인의 심장 시술로 시작된 착한 마음으로 시작한 음식이야기라 그런지

시인의 담백한 레시피 때문인지

꽁지작가의 요리법을 쓴 이야기도 함께하는 사진들도 담백하다.

 

 

"거름이 너무 많아도 농사가 안돼. 쉽게 말하면 먹을 게 많은데 왜 애쓰며 꽃피우고 열매를 맺겠느냐고. 순지르기라는 걸 해서 첫 번에 세상이 녹록지 않다는 걸 확 보여줘야 하는 거야. 그러면 ‘아, 세상이 그리 녹록지 않구나. 우리 세대는 힘들 것 같으니 다음 세대에 기대를 해보자’하고 호박이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지. 사람하고 똑같아."
-식물성 밥상이 가르쳐주는 인생의 원리 中 23p



20대 국회의원 선거일 우리는 장수에 있는 하늘내 들꽃마을에서 만나기로 했다. 언제부턴가 선거 때면 늘 누군가와 함께했던 것 같다. 아마도 2002년 월드컵 이후였던가? 어쩌면 우리에게는 정치가 월드컵 대회와도 같이 느껴졌나 보다. 늘 객관적 실력은 모자라고, 골 결정력이 없으며, 부상은 많고, 사령탑은 답답하고, 혹시 이기는 일이 있이 있으면 정신력의 승리고, 정말로 가끔 2002년 월드컵 같은 기적도 일어나는 것까지 말이다.
-버들치 시인 입에서 나온 버들치는 헤엄쳐 갈 수 있을까 中 199-2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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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사, 여행을 스케치하다 - 비행기와 커피와 사랑에 관한 기억
오영욱 지음 / 예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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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주에서 한 달 살기부터 시작해서 블로그 중에 보니 시애틀에서 한 달 살기와 지인 중에 이번 주 초 로마에서 두 달 살기를 떠났다. 어느새 우리 나라도 그저 가이드를 따라다니던 관광객에서 테마 여행을 지나 요즈음은 현지인처럼 생활해 보기가 많은 것 같다.

어딘가에 베이스를 두고 여기 저기를 여행하는 것이 언젠가 꿈이었던 적이 있었는데...’

 

오기사

바르셀로나에서 유학 중에 이렇게 많은 도시들을 떠다녔다니 너무너무 부럽다.^^

물론 저가 항공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하지만 유럽은 물론 미국쪽도 수시로(?^^) 넘나들며 여행 스케치를 남기셨다.

수업 중에 일어나는 이야기의 스케치를 웹툰 형식으로 보여주는 것도 재미나지만

건축가답게 건물 들의 스케치 정말 멋지다. 섬세하기도 하고.

 

오기사의 책은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기발하고 위트가 넘친다. 언제나처럼 혼자 키득키득....하며 읽으면서도, 참으로 감각적이다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언제 출간된 책인지 몇 번 뒤적여보았다.(200821쇄 무려 10년 전 책이라 깜짝 놀랐다)

다시 봐도

사진도 펜화도 책의 구성도 참으로 세련됐다.

 

프라하를 떠나는 날.
아침부터 비가 왔다.

오전 열한 시에 해야 하는 숙소 체크아웃과
저녁 여덟 시 비행기의 조합이 이루는
조화롭지 못한 하루.

그 덕분에
두 군데의 식당과 세 군데의 카페를 전전하며
시간과 동반자살을 해야 했다.
프라하 PRAHA 中 125p

 

나도 이렇게 커피와 시간과 함께 동반하고 싶다, 프라하에서

 

오기사님처럼 여행을 스케치하지는 못하지만, 비행기와 커피와 사랑에 관한 기억 나도 많이많이 가지고 싶다

......과거는 언제나 화려하다
그래서 추억은... 아름답다......

이 편견의 세상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은
나 역시 지독한 편견한 빠져 있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것.
80p

기적은 종종 일어나는데
문제는 그 중 대부분이 나랑 아무 상관없다는 점이다.
107p


프라하를 떠나는 날.
아침부터 비가 왔다.

오전 열한 시에 해야 하는 숙소 체크아웃과
저녁 여덟 시 비행기의 조합이 이루는
조화롭지 못한 하루.

그 덕분에
두 군데의 식당과 세 군데의 카페를 전전하며
시간과 동반자살을 해야 했다.
프라하 PRAHA 中 125p

방향감각이 없어 매일 길을 잃는 일이
당사자에게는 별로 스트레스가 아닌가보다.
막상 스트레스 받는 것은 주변 사람들.
133p

분명히 잘되겠지.
위기는 헤쳐 나가라고 있는 것.
137p


피곤한데 행복하니?
행복한데 피곤하니?
172p

그림을 그린다고 작은 카페의 창가에 앉아 있던
두 시간여 동안 열 네 번쯤 비가 왔고
열 번쯤 비가 왔다.
그래서 카페에 앉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열네 번쯤 추웠고 열 번쯤 따뜻했다.
내 마음도 이 정도는 아니다.
179p

그림을 그린다고 작은 카페의 창가에 앉아 있던
두 시간여 동안 열 네 번쯤 비가 왔고
열 번쯤 비가 왔다.
그래서 카페에 앉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열네 번쯤 추웠고 열 번쯤 따뜻했다.
내 마음도 이 정도는 아니다.
179p

희망도 때로는 피곤했다.
지금을 추억하자.
252p

파리도 뉴욕도 그리고 바로셀로나도 천국은 아니었다.

그저 그곳에서도 맛있는 것을 먹으며 행복해하고
어느 화창한 날 고대와 중세와 근대의 길을 걸으며 뿌듯해하며
새로운 만남에 많이 설레고
다시 찾아온 이별에 조금 슬퍼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행복해 하면 될 뿐이었다.

지금 보니
떠나는 것보다 돌아가는 것이 더 큰 용기를 필요로 했다.
다시 돌아옴을 결정한 순간
나는 조금 앓아야 했다.
사랑에 빠져들 때의 두려움처럼
자유로운 삶에 응당 따라와야 했을 의무적인 상처였을 것이다.
35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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