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유럽을 만나다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만나다
김효선 지음 / 한길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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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에 올랐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읽었다.

종교인이 아니지만(하긴 산티아고 길을 걷는 사람들 중에 많다) ‘언제쯤 가보게 될까?’(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어^^)

 

내게도 긴 노년의 삶이 주어진다면 나는 훌쩍 떠나리라. 낯선 타국이라도 좋다. 햇볕이 내리쬐는 야외 카페의 파라솔 밑에 앉아 오가는 이들을 바라보며 늦은 점심을 먹고 향긋한 차를 마시리라. -160p

 

 

 생각하게 되는 그 길에 관한 책들이 나오면 눈여겨 본다고 본 것 같은데,

2007년 거의 10년 전에 나왔던 책이 재발간 되고 이번 기회에 뒤늦게 읽게 되었다.

 

와우! 보통 생장에서 시작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마무리하는 여느 산티아고 순례길을 마무리하는데 비해서 (물론 피니스테레까지 가는 경우는 더러 많았지만)

알타미라 동굴로 유명한 산티아나 델 마르나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유명한 빌바오지역 등을 지나는 노던 웨이까지 돌다가 다시 생장으로 돌아오는 길이라니(물론 돌아오는 길에는 버스나 기차 등 여러 교통 수단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산티아고에 관한 이야기가 길을 따라 진행하는 산티아고 노정에 관한 이야기가 많은데, 거기에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많아서 좋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에필로그도 좋았지만 서울 도심 한복판 고층빌딩의 창가에서(308p) 들려주는 나의 카미노의 친구들그 후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보여주는 Afterword 더욱 좋았다.

 

여태 못 읽었을까? 싶으면서 

카미노의 여인 김효선씨의 순례길 시리즈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포르투갈을~, 이슬람을~)들도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다. 그곳의 바람과 햇빛과 공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 숨겨진 보물처럼 만나는 하우스와인과 맛난 시골음식 그리고 새로운 만남들을 생각하면 말이다.

길은 너무나 많은 것을 선사한다. 길 위에는 만남이 있다. 길 위에는 새로운 발견의 쾌감이 늘 함께한다. 길 위에서 꿈은 싹트고 또 영근다. 물론 고통과 인내가 따르지만, 길은 그 모든 것을 보상해준다. 아니, 그게 보상의 수준이 아니라 넘치도록 나를 채워 감동시킨다. 그렇게 한없이 베푸는 연인이 바로 길이다. 그저 떠날 일이다. 우리를 유혹하는 저 길 위로! 두려움 없이, 주저함도 없이!

312p

 

내게도 긴 노년의 삶이 주어진다면 나는 훌쩍 떠나리라. 낯선 타국이라도 좋다. 햇볕이 내리쬐는 야외 카페의 파라솔 밑에 앉아 오가는 이들을 바라보며 늦은 점심을 먹고 향긋한 차를 마시리라. 난 이미 낯선 타인을 마주하는 것이 익숙한 지구 세계의 주민, 내 앞에 펼쳐지는 낯선 풍경은 낯선 만남들은 얼굴을 스치는 바람처럼 익숙하다. 만시야의 밤공기 속으로 알베르게 안마당에서 울려오는 노랫 소리가 아스라이 퍼진다. "I love Corina. Tell the world I do. Corina~ Corina~" (이 노래가 왜 자꾸, "아이 러브 코리아, 코리아~ 코리아~"로 들린담···)
160p

‘이제껏, 길 위에서, 나와 길은 조화로웠어. 내가 길을 가는 겐지, 길이 나를 따르는 겐지 모를 정도였지. 길 위에서, 생면부지의 누군가와 마추져도 우리는 반가웠어. 길 위에서, 길을 통해 우리는 무언가로 맺어졌고, 서로에게 낯선 타인도 이방인도 아니었어.‘
까만 우주 공간에 은하수 반짝이듯, 올려다보는 하늘 위로 길고도 긴 길이 활짝 펼쳐진다. 왈칵 그리움이 솟구친다. 무언가 어긋난 게 아니었구나···. 이유 없는 처연함이 이제 이유 있는 그리움으로 거듭나는 것이로구나···.
그리움은 길을 향해 있다. 길은 마치 사랑하는 연인처럼 내게 속삭인다. 어서 오라고. 가슴은 두근거리며 설렌다. 난 내 인생에서 열정의 시간은 이미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산티아고 길을 걸으면서 내 인생에 새로운 계절이 열렸다.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었다. 카미노는 내게 고통과 인내를 요구했지만 그보다 더 큰 희망과 기쁨으로 보답했다. 이제 새로운 길, 새로운 만남을 기대하며, 난 기꺼이 즐거운 나그네가 되어 다시 길을 걸을 것이다.
307p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다. 그곳의 바람과 햇빛과 공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 숨겨진 보물처럼 만나는 하우스와인과 맛난 시골음식 그리고 새로운 만남들을 생각하면 말이다.
길은 너무나 많은 것을 선사한다. 길 위에는 만남이 있다. 길 위에는 새로운 발견의 쾌감이 늘 함께한다. 길 위에서 꿈은 싹트고 또 영근다. 물론 고통과 인내가 따르지만, 길은 그 모든 것을 보상해준다. 아니, 그게 보상의 수준이 아니라 넘치도록 나를 채워 감동시킨다. 그렇게 한없이 베푸는 연인이 바로 길이다. 그저 떠날 일이다. 우리를 유혹하는 저 길 위로! 두려움 없이, 주저함도 없이!
3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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