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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없다 1
전여옥 지음 / 푸른숲 / 1997년 7월
평점 :
품절
꽤 오래전에 읽은 책이다. 아마도 중학생때 읽었던 것 같다. 글쎄... 그 때 당시 이 책은 굉장한 이슈였었던 걸로 기억된다. 나 역시 일본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이 있었기에 망설이다가 책을 사게 되었다. 그리고 재밌게 읽었고... 끝에는 글쎄? 라는 의문이 들었었다.
우선 전여옥씨가 행한 첫번째 실수는 글 쓸 당시의 마음가짐이다. 누구나 이 책을 읽다보면 굉장히 흥분된 상태에서 글을 쓴 듯한 인상을 느끼게 된다. 주관적인 시각에서의 비판은 참으로 위험한 행동이다. 개인의 사사로운 감정을 다 드러냄으로써 그녀는 독자들에게서 신뢰성을 잃었다.
두번째는 끝도 없는 무분별한 비판이다. 그녀는 독자들에게 쉴새 없이 하소연한다. 일본은 저질스러운 나라. 변태들이 우글거리고, 속과 겉이 다르고 집단주의가 팽배한 일개미들이 모여 사는 나라. 이러쿵 저러쿵... 그런데 왜 장점은 하나도 없는 것일까? 우리가 일본이란 나라, 일본인들에게 배워야 할 그런 미덕은 하나도 없는 것일까?
어디를 들어갈 때 신발을 가지런지 정리해 놓는 그 풍습 조차 강박관념으로 치부해 버리는 것일까?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본에 대해 흉보기로 다 채워져 있다. 솔직히 그 흉 조차 내게는 이해 안되는 것들이 더 많았지만...
전여옥씨는 이 책의 큰 인기에 힘을 얻어 속편까지 내놓았다. 그 정도로 사람들은 이 책에 열광했다. 그 뜻은? 아직도 국수주의에 사로 잡혀 그저 일본 씹기에 희열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증명해주는 게 아닐까? 비판에도 질이 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비판. 한국인 뿐만 아니라 중국인 심지어 일본인 조차 읽고 고개를 절로 끄덕일 만한 그런 정당한 비판을 했었다면 좋았을 것을... 솔직히 이 책은 한국인으로써 다른 나라사람들이 읽을까봐 창피스러울 정도의 3류 비평도서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나름대로 작가의 의견에 대해 역비평하면서 내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의미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