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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탐정 김전일 1
가나리 요자부로 원작, 사토 후미야 작화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6년 1월
평점 :
절판
세상에는 머리 좋은 사람들이 많고도 많겠지만 그 부류에는 추리작가들도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이 나는 존경스럽다. '소년탐정 김전일'은 내가 보는 몇 안되는 만화중에 하나였다. 깔끔한 그림, 흥미진진한 진행구도, 김전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듯한 명쾌한 추리. 그리고 반전. 그래서 가끔 한 권씩 재밌게 빌려보곤 했는데 어떤 계기로 인해 하루에 1~2권씩 매일 빌려보게 되었다.
그렇게 연이어 몇권씩 보다 보니 그 사건이 그 사건인 것 같아서 금새 식상해졌다. 늘 김전일이 있는 곳에는 살인사건만 일어나고 그 것도 꼭 연쇄살인 사건만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 적어도 4~5명은 죽고 나서 그러니까 주변인물들이 거의 다 살해 된 후가 되서야 사건은 해결된다. 제일 안 좋은 점은 항상 살인자에게 살인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배경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을 죽인 살인자임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에게 동정심을 유발시킨다. 어떤 이유에서라도 살인은 정당화 될 수 없다.
물론 그렇다고 살인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마치 누군가에게 억울한 일을 당하면 복수하는 방법은 살인밖에 없다고 은연중에 주입시키는 것 같아 불쾌하다. 사람을 마치 장난감처럼 잔인하게 죽이는데서 생명경시사상도 엿볼 수 있다. 꼭 연쇄살인이 아니라도 추리만화를 만들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