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이 닭을 낳는다 - 생태학자의 세상보기, 개정증보판
최재천 지음 / 도요새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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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MBC의 '행복한 책읽기'라는 프로를 보다가 이 책을 소개하길래 제목도 재미있고 읽어보고 싶은 맘이 들어서 뽑아들었다. 처음에는 생태계에 관한 책인줄 알았는데 읽고보니 수필집이었다. 같은 사물이라도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해석은 천차만별이 된다. 아무래도 인간이라는 존재가 자기가 알고 겪은 만큼만 느끼고 생각하는 동물이다 보니 사고가 편협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시각을 넓히는데 독서만한 것이 더 있으랴?

환경오염이 우리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사실 마음으로 느끼지는 못한다. 저자는 이런 폐해를 무지에서 오는 비극이라고 생각하고 사람들에게 가르침으로 인해 우리가 지금껏 살아오며 그리고 살아가며 범하는 환경파괴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자연에 너무 무관심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환경보호와 개발이라는 상반된 길에서 중도를 지키기는 어려운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좀 더 연구하고 노력해야할 문제인 것 같다.

과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생명체는 한낱 DNA라는 유전자들을 복제하고는 사라지는 살아있는 기계 그 자체일 뿐이다. 어찌보면 섬뜩하기도 하고 삶이란 것이 허무하기 그지 없게 하는 해석이다. 하지만 정말 과학적인 주장인 것 같다. 일리는 있지만 그것이 곧 진리는 아니기에 그에 대한 판단은 우리 독자들의 몫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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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세계사의 미궁
키류 미사오 지음, 양억관 옮김 / 열림원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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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목부터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그런데 알고 보니 작가 키류 미사오의 작품을 읽은 적이 있었다. 바로 <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그림 동화1,2>의 저자였던 것이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키류 미사오는 두 일본여성 작가가 공동으로 만든 pen name 이었다. 정말 그 들이 내는 책들 만큼이나 독특하다. 그냥 각자의 이름을 쓰던지 하지 두명이 이름 하나를 만들어서 예명으로 쓴다니...

아무튼 처음에 책 제목만 봤을 때 나는 세계곳곳에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나오는 미궁처럼 그런 실제 미궁 건물이라던가 미궁에 관한 전설을 모아논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을 너무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 생긴 오류였다. 첫 번째 이야기를 읽고 나자 감이 잡혔다. 미궁=미스테리 미궁은 바로 풀어도 풀어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같은 사건들을 은유적으로 말한 것 이었다. 세계 곳곳의 역사속에 숨어 있는 조작되고 날조된 사건들의 진실을 파헤져 나가는게 이 책의 의의 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것만도 아니었다. 역사 속 인물들을 조금 끄적이다가 미스테리한 사건, 보물이야기, 심지어 사기꾼, 스파이들 이야기가 나온다. 키류 미사오씨들은 보물에 굉장한 애착을 보인다. 그저 그런 이제는 정말 한물간 보물에 대한 이야기들을 한장을 할애해 쓰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나치스 보물은 따로 한장을 더 늘려 써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 보물 이야기가 1/3을 차지할 정도이니... 나름대로 책이 허술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저자들은 처음에는 어떤 역사속의 미스테리한 사건에 우연히 접하게 되어 소재를 catch 하였지만 그 문제들을 자세히 파헤치고 조사하기에는 시간적 공간적으로 불리하였을 것 이다.

왜냐하면 이 책에서 다루는 사건들은 모두 몇백 몇십년전에 서양에서 벌어진 이야기들이며 작가들은 일본에서 책을 집필하고 있다. 그리고 자세히 읽다보면 몇 몇 소재들은 이미 다른 많은 미스테리물 책에서 언급되었었던 사실을 알 수 있다. 작가들도 열의를 보이던 초심에서 멀어지면서 뒤로 갈 수록 이야기는 양적 질적으로 점점 저하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또 한가지를 지적하자면 제목이 영 엉터리인 것 같다. 세계사라고 해놓고 서양 이야기만 있다. '무서운 세계사의 미궁'이 아니라 '반쪽뿐인 세계사의 밋밋한 미궁' 이라고 지어야 했었는데 사실 그렇게 지어 놓으면 누가 이 책에 관심을 갖고 사서 읽어보려고 하겠는가? 제목만큼은 정말 거짓말 조금 보태서 상업적으로 잘 만든 것 같다. 제목처럼 내용에도 좀 더 노력을 기울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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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최면 치료 - 내 안의 또 다른 나
김영우 지음 / 나무심는사람(이레)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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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고 많이 혼란스러웠다. 여러 종류의 정신병 환자들이 최면치료로 인해 완쾌되는 경험담이 실려 있고 그 중에는 과학적으로는 믿기 어려운 전생퇴행, 천리안, 죽은 영혼과의 대화, 그리고 빙의 현상등의 초자연적 경험들이 담겨져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 모든 현상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던가 과학적 검증으로 인해 전생이 있고 영혼이 있다는 것을 밝히려고 하기 보다는 그런 경험을 통해 환자의 어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인 질병들이 완쾌되는 사실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다.

'전생여행'이라는 책에서는 전생 자체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 책에서는 한 발 더 물러서 그런 최면치료 인해 얻어지는 결과에 치중을 한 것이다. 물론 그런 경험들은 사실 그 자체 일 수도 있고 어떤 심리적 요인이 만들어낸 허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현대의학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영역에서 뛰어난 치료효과를 가져다 준다는 사실만은 확실한 것 같다.

미개척 분야인 이 최면에 대해 더 연구하고 개발하여 최면요법도 심리학에 응용을 해서 많은 정신과 의사들이 실제적인 환자치료에 이용한다면 어떤 생물적,심리적 요인 이외의 정신병에 괴로워 하는 환자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심리치료 외에 철학적인 내용이 담겨져 있어 인생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되새겨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에서 나오는 신비한 현상에 대해 너무 맹목적인 믿음을 가진다거나 허무맹랑한 소리로 치부하기 보다는 이런 일도 있을 수 있구나 정도로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심리학을 배우거나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외에도 일반 교양서 정도로 읽기에도 무난하게 어렵지도 않고 유익하고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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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악녀들
김진욱 / 새론문화사 / 199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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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시선을 끈다. 얼마나 지독하고 잔인하길래 세계에서 손꼽히는 악녀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물론 엘리자베토 버트리 같이 광기어린 살인을 아무렇지도 않게 벌이는 끔찍한 악녀도 있긴 하지만 바이올렛 트레휴시스라든지 캐럴라인 왕비등의 예에서는 이게 무슨 악녀란 말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 표지에는 역사를 어지럽히고 시끄럽게 한 추악한 여인상을 펼쳐 본다고 적혀 있는데 책을 읽고 나면 말도 안되는 과장이기에 불쾌한 기분 마저 든다. 책 속의 주인공들이 고인이기에 망정이지 살아 있었다면 명예훼손이라며 길이 길이 노할 일이다. 얄팍한 상술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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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레터
이와이 슌지 지음 / 집사재 / 199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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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문화가 서서히 개방되면서 우리나라에 소개된 영화 중 최고의 히트를 친 작품. 영화에 나온 남학생은 특히 우리또래 여고생들의 감성을 자극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었다.
'오겡끼데스까!' 그리고 일본어를 모르는 사람들도 이 문장 정도는 다들 알 만큼 유행어를 만들었다. 하지만 영화에는 별 관심이 없는 나는 그 당시 영화는 커녕 비디오도 친구집에 놀러가서 앞부분만 보다가 자버리고 일어났을때는 스태프 이름 자막이 올라가고 있어서 보기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왔었던 추억(?)이 있다.

그렇게 잊고 있다가 우연히 서가에서 발견하고 읽게 되었다. 영화를 보지도 못하고 줄거리도 몰랐던터라(처음엔 헷갈리는 내용이라는 것은 들었지만 자세한 내막은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앞부분에서 많이 의아해 했다. 주인공이 이랬다 저랬다 했기 때문에 책이 잘못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정도 읽고 나서야 두명의 다른 주인공의 이야기가 번갈아 진행되는 것을 눈치 챘다. 사실 제목도 그렇듯이 좀 진부한 면이 있어서 약간 지겹기도 했지만 발상이 참 톡특해서 스토리가 사는 것 같다.

책을 읽고 그다지 절실히 영화가 보고 싶다는 생각 보다는 그 남학생이 얼마나 잘생겼길래 그렇게들 좋아했지? 라는 궁금증에 비디오를 빌려보았다. 역시나 약간 지겨운 느낌이 들었지만 학창시절의 순수한 사랑이 조금은 촌스럽지만 정적인 영상과 함께 어우러져 있었다. 그리고 대개는 영화보다 책이 더 상세하게 나와 있는데 제일 마지막 부분에 책에는 없었던 대사를 주인공이 독백 했을때는 정말 찡한 감동을 느꼈다. 사랑하는 사람을 보낼때의 슬픔보다 그가 정말 사랑했던 것은 자신이 아니었다는 배신감과 상실감에 더 힘들어 했을 주인공에게 연민을 느낀다.

새하얀 눈발처럼 잔잔한 여운이 아름다운 이야기... 러브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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