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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레터
이와이 슌지 지음 / 집사재 / 199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문화가 서서히 개방되면서 우리나라에 소개된 영화 중 최고의 히트를 친 작품. 영화에 나온 남학생은 특히 우리또래 여고생들의 감성을 자극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었다.
'오겡끼데스까!' 그리고 일본어를 모르는 사람들도 이 문장 정도는 다들 알 만큼 유행어를 만들었다. 하지만 영화에는 별 관심이 없는 나는 그 당시 영화는 커녕 비디오도 친구집에 놀러가서 앞부분만 보다가 자버리고 일어났을때는 스태프 이름 자막이 올라가고 있어서 보기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왔었던 추억(?)이 있다.
그렇게 잊고 있다가 우연히 서가에서 발견하고 읽게 되었다. 영화를 보지도 못하고 줄거리도 몰랐던터라(처음엔 헷갈리는 내용이라는 것은 들었지만 자세한 내막은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앞부분에서 많이 의아해 했다. 주인공이 이랬다 저랬다 했기 때문에 책이 잘못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정도 읽고 나서야 두명의 다른 주인공의 이야기가 번갈아 진행되는 것을 눈치 챘다. 사실 제목도 그렇듯이 좀 진부한 면이 있어서 약간 지겹기도 했지만 발상이 참 톡특해서 스토리가 사는 것 같다.
책을 읽고 그다지 절실히 영화가 보고 싶다는 생각 보다는 그 남학생이 얼마나 잘생겼길래 그렇게들 좋아했지? 라는 궁금증에 비디오를 빌려보았다. 역시나 약간 지겨운 느낌이 들었지만 학창시절의 순수한 사랑이 조금은 촌스럽지만 정적인 영상과 함께 어우러져 있었다. 그리고 대개는 영화보다 책이 더 상세하게 나와 있는데 제일 마지막 부분에 책에는 없었던 대사를 주인공이 독백 했을때는 정말 찡한 감동을 느꼈다. 사랑하는 사람을 보낼때의 슬픔보다 그가 정말 사랑했던 것은 자신이 아니었다는 배신감과 상실감에 더 힘들어 했을 주인공에게 연민을 느낀다.
새하얀 눈발처럼 잔잔한 여운이 아름다운 이야기... 러브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