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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가족 레시피 - 제1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문학동네 청소년 6
손현주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월
평점 :
점점 가족이 해체되고 있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불과 한세대 전만 해도 우리는 대다수의 가정이 3세대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2세대는 커녕 1세대, 싱글족, 독거노인 등 뿔뿔이 흩어져 제 살길을 도모하는 모래알같은 사회로 해체되었다. 앞으로도 이 현상은 계속 유지될 뿐만 아니라 점점 심화될 것 이고 가족이 사라지는 사회는 결국 인류의 종말로 치닫을 것 이다.
민주주의라는 탈을 쓴 자본주의는 사람들에게 돈을 인생 최대의 목표이자 행복으로 주입시켰다. 사람들은 삶의 수단인 돈을 목적으로 삼기에 이를렀으며 가족이라는 사회 최소단위 조차 경제논리에 휩쓸려 사랑은 온대간데 없이 물질만능주의에 물들어 버렸다.
결혼을 인생 최대의 재테크로 삼게 되었으며 사랑이 아닌 조건을 결혼의 잣대로 삼게 되었다.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결혼을 미루거나 출산을 늦추게 되었으며 물질적으로 좀 더 좋은 교육환경에서 자녀를 키워주고자 하여 정작 부모가 필요한 시점인 영유아시절에 자녀는 조부모나 보육원에 맡겨지게 되었으며 아동, 청소년 시절에는 빈부격차의 간극에 눈을 뜨게 된다. 경제적인 뒷받침이 없이 명문대에 입학하기 힘든 현실에서 공교육은 계층간의 이동을 막아주는 훌륭한 기관으로 변질되었으며 돈으로 학력을 사고 팔 수 있게 된만큼 이제는 학력보다 부모의 사회적 위치나 자본력이 자녀의 취업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회가 되었다.
다문화가정은 또 어떠한가. 이것 또한 경제논리에 휘둘린 기형적인 가족문화인데 비정규직과 더불어 앞으로 우리사회의 하위층을 견고하게 다져줄 집단으로 잘 형성되고 있다. 유색인종차별은 이제 더 이상 서구국가만의 문제가 아닌 바로 우리들의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 이다.
고령화 및 저출산의 문제만 해도 그렇다. 젊은 시절 경제적으로 가족을 부양할 수 있었을 때는 가족과 함께 살다가 늙고 병들어 더 이상 돈벌이도 안되 집에서 눈치만 보며 천덕꾸러기가 된 노인들은 타의 반 자의 반으로 혼자 나와 독거노인이 되거나 요양원에 들어가서 타인들과의 원치 않는 동거를 하게 되었으며 먹고 살기 힘들어 아이를 낳지 않고 낳아서 키워봤자 경제적으로 뒷받침을 못해줘서 자식을 사회적으로 성공시키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알기에 아이를 낳지 않고 경제적인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 차일 피일 미루고 각종 스트레스 및 공해, 노산으로 인해 불임 및 원인 불분명한 유산이 늘어나는 등 출산율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출산율의 저하로 인해서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고 그 대안책으로 나온 것이 다문화가정이지만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사랑과 배려없이 불손한 의도로 만들어진 제도는 언젠가는 모두에게 피해를 주게 되어 있다. 세상을 움직이는 1%, 대대손손 그들만의 세계로 만들기 위해 나머지 99%를 외면하고 이용하려 들기만 한다면 종국에는 아무도 살아남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가족은 사회의 반영상이다. 불량 가족이 많은 사회. 그것을 개개인의 잘못으로만 치부 한다면 결국 그 불량 가정은 모이고 모여 불량 국가가 되고 불량 세계가 되며 불량 지구가 될 것이다. 우리는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내가 살기 위해 남을 해하려는 마음가짐으로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그 삐뚤어진 마음가짐이 부메랑이 되어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날이 있을 것 이다.
가족해체현상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의 일이다. 그리고 우리가 껴안아야 할 우리들의 문제이다. 요즘 우리 사회, 우리 나라는 많이 아프다. 이 아픔을 발판으로 삼아 성장하기 위해서는 깨지고 피가 나고 고름이 나더라도 잘못된 부분을 고칠려는 뼈를 깎는 자기성찰이 필요하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다시 한 번 일어서야 할 시점이다. 모래알은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 속에서 생명을 움트게 할 수 있는 것은 우리들의 의지에 달려 있는 것이다. 날로 급속화되고 있는 가족해체현상을 막고 똘똘 뭉쳐야 할 때이다. 가정에 웃음 꽃이 피어나는 날, 우리사회는 다시금 건강한 사회로 거듭날 수 있을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