썅년의 미학, 플러스 썅년의 미학
민서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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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썅년의 미학'을 재미있게 읽었지만 속편까지 읽을 생각은 없었다. 보통 후속작은 전작에 비해서 작품성이 떨어지기도 하고 '썅년의 미학'의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지 않았기 때문인다.

 

그런데 며칠 전에 부당한 요구 앞에 나도 모르게 "제가요?" 라는 말이 튀어 나왔다. 이 말을 하고나서 나 스스로도 놀랐다. 남들에게는 별거 아닌 말일 수도 있지만 늘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억눌러 오도록 강요받아온 나였기 때문에 항상 당하고 끙끙 앓는 일이 많았었다.

 

'썅년의 미학' 효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전투력을 상승시키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에 '썅년의 미학, 플러스'를 읽게 되었다. 생각보다 내용이 좋았다.

 

하지만...

어떤 삽화 한 장면이 내게 비수로 꽂혔다.

예전에 페미니즘 모임을 몇 년 활동한 적이 있었는데 그 모임의 일원이 비정규직과 노조를 폄하하는 발언을 계속했었다. 물론 개인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건 그건 그 사람의 자유이지만 그 사람은 내가 비정규직인 것도 민주노총 조합원인 것도 알고 있었다. 그 사람이 그 모임의 장이 되었을  때 활동을 그만 두었다. 여성의 평등을 논하는 자리였지만 거기에는 또 다른 결의 불평등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혐오가 존재했었다.

 

최근에도 비건 책을 읽었는데 혐오를 설명하는 삽화 속에 여성 혐오 특히 아이 엄마에 대한 혐오가 담겨져 있었다. 공교롭게도 작가는 남자였다. 더 이상 그 책을 읽어 나갈 수가 없었다. 마음이 불편했다.

 

이 책의 작가가 노조나 노동자 집회 등에 반감을 갖고 있어서 그런 그림을 그렸는지 아니면 별 의도 없이 그렸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온갖 매체나 사회에서 여성 혐오가 공기처럼 퍼져있듯이 노동자, 노조 혐오 또한 그러하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모든 내용이 좋았는데 그 한 장면이 내내 마음에 걸려 가슴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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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옳다 -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정혜신 지음 / 해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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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래 전에 정혜신 작가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크게 감흥을 받지 못했고 그래서 그 뒤로 그의 책을 찾아 읽지 않았다.

 

이 책이 한동안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있었을 때, 논란이 되었던 작가의 사생활이 마음에 걸렸었다. 그래서 굳이 책을 읽을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흘러가는 일들이 있다. 나는 결국 '당신이 옳다'를 읽기 시작했는데 영감자의 작가에 대한 칭송은 너무도 손발이 오그라들었다. 그리고 이미 작가에 대해서 내적 검열을 거친 후이기 때문에 책을 읽으며 내내 심드렁 했었다.

 

하지만 이 책이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은 이유가 있었다. 모든 내용에 동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꽤 울림이 있는 책이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한 사람을 판단할 때 그의 업적이 그의 과오를 모두 덮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말하는 내용들이 아무리 훌륭하고 좋더라도 그것이 진심으로 와닿지 않는데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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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진기자입니다
박태홍 지음 / 눈빛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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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A와 B가 있다.

A는 군사독재정권에 맞서 민주화 투쟁을 하였고, B는 쿠데타를 일으켜서 정권을 잡아 대통령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무고한 시민들도 많이 죽였다.

 

40년 후, A와 B는 어떻게 되었을까?

 

A는 40년 전 민주화 투쟁 현장에서 군인들에게 총살되어 즉사하고, 그의 가족들은 수십 년을 빨갱이로 몰려 숨죽이며 살아야 했다.

 

B는 잘 먹고 잘 살다가 감옥에서 잠깐 바람 쐬고 나와서 또 잘 먹고 잘 살다가 죽어서 세금으로 국가장을 치르고 분향소도 차려지고 조기 게양도 했다. 그의 가족들은 여전히 잘 먹고 잘 살고 있고 일부는 재벌의 일원이 되어서 앞으로도 잘 먹고 잘 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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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37년 간 사진기자로 활동하였다. 서민들의 평범한 일상을 카메라에 담기도 하고, 급박한 재난 현장에서 6살 소녀를 발견하고 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그리고....

1980년 5월 광주.

목숨 걸고 찍었지만 수십 년 동안 공개 할 수 없었던 민주 투사들의 삶과 죽음의 현장을 기록에 담았다.

나도 모르게 광주 시민들에게 소리쳤다.

"안돼! 가지마! 죽어!"

하지만 그 분들이 몰라서 전남도청으로 들어간건 아닐 것이다.

죽음을 각오하고 민주화 투쟁을 한 결과가 A와 B의 삶의 이력이다.

 

사람들은 늘 친일 청산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논한다.

친일도 청산해야 한다. 그리고 독재 정권도 청산해야 한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은 그 어느 하나 청산하지 못했다.

오히려 그들은 돈만 많으면 살기 편한 나라 대한민국에서 기득권층으로 호위호식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계속 독재 정권을 꿈꾸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돈을 쳐발라 권력을 쟁취하고 부정부패를 일삼아 한 몫 챙긴다.

감옥에 가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걸까?

 

누구는 사람 한 명만 죽여도 사형, 무기징역을 선고 받는데, 누구는 수십, 수백 명을 죽이고도 대대손손 잘 살고 국가 예우도 다 받는다.

 

이런 나라가 과연 정상적인 국가일까?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마음의 짐을 느껴야 한다.

40년 전 그들이 목숨과 바꿔가며 꿈꾸던 민주화를 과연 살아 있는 우리는 얼마만큼 쟁취하였는가 반문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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썅년의 미학 썅년의 미학
민서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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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러나저러나 욕 먹는건 똑같은데 그렇다면 그냥 내 방식대로!

저자의 대처법이 너무나도 속 시원하다.

1등 시민 남자.

그리고 2등 시민 여자.

성차별은 없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여성을 사랑하는데요.

 

예전에는 가축 취급 받았지만 지금은 애완동물 대우 받잖아.

배가 불렀네, 아주?

 

무수한 차별과 착취.

학벌, 성별, 장애, 종교, 나이, 빈부, 인종, 동물.

이것들이 타파되어야 유토피아가 오지 않을까?

 

모든 평등은 투쟁없이 이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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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싶은 아이 - 2021 아르코 문학나눔 선정 죽이고 싶은 아이 (무선) 1
이꽃님 지음 / 우리학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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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렬한 제목, 재미있었다는 평에 이 책을 읽을 이유는 충분했다.

작가의 전작도 나는 읽어보지 않았지만 칭찬이 자자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엉성한 전개 구성, 평면적인 캐릭터, 신파, 모성애 자극 및 유발, 논란이 될 수 있는 성적 담화 등 실망스러운 부분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결말에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초반에 내용을 잘 이끌어 가다가도 결말에서 그 빛을 잃어버리는 소설들이 많은데,  모든 어설픔과 불편 요소들은 어쩌면 마지막 한방을 위한 치밀한 전략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매스컴,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의 문제점에 대해서 다룬 점도 시의적절하였다.

 

독자들에게 여운을 남기는 매력적인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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