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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진기자입니다
박태홍 지음 / 눈빛 / 2021년 5월
평점 :
여기 A와 B가 있다.
A는 군사독재정권에 맞서 민주화 투쟁을 하였고, B는 쿠데타를 일으켜서 정권을 잡아 대통령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무고한 시민들도 많이 죽였다.
40년 후, A와 B는 어떻게 되었을까?
A는 40년 전 민주화 투쟁 현장에서 군인들에게 총살되어 즉사하고, 그의 가족들은 수십 년을 빨갱이로 몰려 숨죽이며 살아야 했다.
B는 잘 먹고 잘 살다가 감옥에서 잠깐 바람 쐬고 나와서 또 잘 먹고 잘 살다가 죽어서 세금으로 국가장을 치르고 분향소도 차려지고 조기 게양도 했다. 그의 가족들은 여전히 잘 먹고 잘 살고 있고 일부는 재벌의 일원이 되어서 앞으로도 잘 먹고 잘 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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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37년 간 사진기자로 활동하였다. 서민들의 평범한 일상을 카메라에 담기도 하고, 급박한 재난 현장에서 6살 소녀를 발견하고 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그리고....
1980년 5월 광주.
목숨 걸고 찍었지만 수십 년 동안 공개 할 수 없었던 민주 투사들의 삶과 죽음의 현장을 기록에 담았다.
나도 모르게 광주 시민들에게 소리쳤다.
"안돼! 가지마! 죽어!"
하지만 그 분들이 몰라서 전남도청으로 들어간건 아닐 것이다.
죽음을 각오하고 민주화 투쟁을 한 결과가 A와 B의 삶의 이력이다.
사람들은 늘 친일 청산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논한다.
친일도 청산해야 한다. 그리고 독재 정권도 청산해야 한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은 그 어느 하나 청산하지 못했다.
오히려 그들은 돈만 많으면 살기 편한 나라 대한민국에서 기득권층으로 호위호식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계속 독재 정권을 꿈꾸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돈을 쳐발라 권력을 쟁취하고 부정부패를 일삼아 한 몫 챙긴다.
감옥에 가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걸까?
누구는 사람 한 명만 죽여도 사형, 무기징역을 선고 받는데, 누구는 수십, 수백 명을 죽이고도 대대손손 잘 살고 국가 예우도 다 받는다.
이런 나라가 과연 정상적인 국가일까?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마음의 짐을 느껴야 한다.
40년 전 그들이 목숨과 바꿔가며 꿈꾸던 민주화를 과연 살아 있는 우리는 얼마만큼 쟁취하였는가 반문해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