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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로잡는 얼굴들 - 마침내 나이 들 자유를 얻은 생추어리 동물들의 초상
이사 레슈코 지음, 김민주 옮김 / 가망서사 / 2022년 9월
평점 :
절판
언제나 나는 책을 통해 여행을 떠난다. 이번에 도착한 곳은 생추어리이다. 사실 난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생추어리'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없다.
작년 초 <나의 비거니즘 만화>를 읽고 충격에 빠져서 한동안 육식을 의식적으로 멀리했었다. 그런데 그 실천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어느 순간부터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가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채식주의자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채식주의자로 산다는 것은 굉장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 꾸준히 읽어야 하지 않을까? 완전하게 실행하지 못한다 해도 조금이라도 의식해야 하지 않을까?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모순 덩어리이다.
생추어리에서 농장동물들에게 중성화 시술을 한다는 글을 보고는 또 생각에 잠겼다. 유토피아는 없구나. 모든 인생은 고난이구나. 어떤 것이 정답일까? 야생? 생추어리? 그래도 축산 공장만은 절대로 아니다.
책의 구성에 대해서 논하자면 독자들에게 불친절한 주석 편집이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이렇게 많은 노년의 동물들을 접한 것은 유일무이하다.
생명이란 무엇일까? 인생이란 무엇일까?
동물들을 먹고, 입고, 생체 실험하고, 취미용 장난감으로 취급하고...
직시할수록 괴로움의 연속이다. 그것을 벗어나자니 극강의 에너지가 요구된다.
참 힘든 문제이지만 절대 외면해서는 안되는 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