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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 - 거무죽죽한 이끼처럼 축축하게 달라붙는 서스펜스 스릴러
김종일 지음, 윤태호 원작 / 피카디리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원작 만화도 영화도 보지 않았다. 뭔가 으스스하고 재미있는 소설을 읽고 싶었다. '검은 집', '옛날에 내가 죽은 집'처럼 무섭지는 않았다. 재미는 그럭저럭 있었다.
천용덕이라는 캐릭터가 이 소설의 전부라고 말하고 싶다. 입에 착착 달라 붙는 그의 말과 행동.
왠지 어디선가 존재할 것만 같다. 아니 누구나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이장 캐릭터를 그 분과 동일시했을 것이다. 그에 반해 류목형. 현실감이 떨어진다. 물론 그런 사람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아니 있었다. 저자는 현세에서 대비되는 그들을 독자들이 연상하도록 주인공 설정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연스러움이 없다. 억지로 끼워 맞추기에 불편하고 껄끄러웠다. 현실을 비판하려면 '더 테러 라이브' 정도는 되어야 한다. 물 흐르듯이 전개가 매우 사실적이고 개연성 있는 영화였다.
만화는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었을지 또 영화는 어떻게 묘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소설로만 봤을 때는 흑과 백처럼 천용덕은 그야 말로 매력이 살아 있는 인물이고 류목형은 입 안의 모래처럼 껄끄럽고 찝찝한 죽은 인물이다.
좀 더 세밀하게 두 인물의 대비를 다뤄서 현실 비판에 이용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