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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간다는 것
위화 지음, 백원담 옮김 / 푸른숲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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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예로부터 고난이란 인내할 만큼 주어진다고 했다. 인내할 만한 능력이 있는 자에게 그 능력 만큼의 고난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은 그 고난을 스스로 이겨내며 성장해 나간다. 어쩌면 고난이란, 인간을 성장시키기 위해 준비된 신의 선물인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의 주인공 '복귀'는 애초에 남부러울 것 없는 환경을 가졌으나, 도박으로 집안의 재산을 탕진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헤어날 수 없는 연이은 고난(전쟁, 굶주림, 상실과 함께 연이은 가족들의 죽음)을 겪는다. 그러나 견디기 어려운 고난들을 겪으면서도 삶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으며 운명을 받아들인다. 복귀가 하나하나 닥쳐오는 시련들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참을 수 없이 눈물이 쏟아진다. 그 인내의 아름다움에 경탄하게 된다.
특히 이 책의 머리말에서 작가 '위화'는, 이 소설에 '사람이 고난을 감수하는 능력과 세계에 대한 낙관적 태도'를 써나갔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사람은 살아가는 것 자체를 위해 살아나가고 있는 것이지, 살아가는 것 이외의 어떤 것을 위해서 살아가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소설의 내용 만큼이나 주옥같은 머리말이다.
삶은 누구에게나 고단하다. 그러나, 그 고단함을 이겨내며 살아갈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그 고단함 이상으로 아름다운 것이 바로 우리네 삶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