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간 화가 풀빛 그림 아이 21
안토니 보라틴스키 그림, 모니카 페트 글,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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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은 <생각을 모으는 사람>, <행복한 청소부>와 함께 훌륭한 생각의 깊이를 담고 있는 그림책이다. 한마디로 적극 추천이다. 어린이에게도 좋지만(고학년용이니 저학년에게 강요하지 마시길 바란다), 어른들에게도 더할 수 없이 좋다. 바쁜 삶을 살다가 한 번쯤 내가 지금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내 꿈은 무엇이었나, 나는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들을 가슴 속 깊은 우물 속에서부터 두레박처럼 찰랑찰랑 차가운 우물물 퍼올리듯 끌어올려준다.

예전에 한 TV 프로그램에서 어느 호텔에 여행 간 부부가 벽에 걸린 그림이 마음에 들어 그 그림 속으로 빠져드는 드라마를 본 적이 있다. 그 그림은 원래 한적한 강가를 그린 것이었는데, 강변엔 갈대가 무성했다. 그림이 마음에 들어 그림 속으로 사람들이 빠져 든 후에는, 갈대밭 사이에 사람들이 그려진 그림으로 어느새 바뀌어져 있었다. 이 그림책을 보며 그 드라마가 생각났다. 무엇이든 진심으로 기원하면 어느 순간 이루어질지 모른다. 환상 같은 이 이야기 속에는 꿈이 담겨있다.

누구든지 꿈을 가진다. 성장할 수록 꿈은 현실 속에서 작아지고 허물어지고 낮아진다. 원대하고 아름다웠던 꿈은 현실에 적응된 모습으로 어느새 잊혀지기 일쑤다. 이 그림책은 잊고 있었던 여러분들의 꿈을 되살려 준다. 화가는 바다로 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결국은 꿈을 이룬다. 그리고 자신이 그린 바다 그림 앞에서 바다를 그리워하다가 그림 속을 들락거리게 된다. 결국은 그림 속의 바다를 너무나 사랑하고 그리워한 나머지 그림 속에서 나오지 않는다.

슬프고도 아름답다는 식상한 표현이 딱 걸맞는 그림책이다. 나는 이 그림책을 들여다볼 때마다, 언젠가는 화가가 나를 초대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이것도 꿈일 테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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