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구스티누스에게 삶의 길을 묻다
박승찬 지음 / 가톨릭출판사 / 201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신학자에 관한 책을 읽어보았다. 마음같아선 아우구스티누스의 책을 직접 읽어보고 싶...었으나 도저히 견적이 나오지 않아 개설서를 읽어보는 것으로 결정했다. 카톨릭 방송에서 진행된 평신도 대상 강연을 옮긴 책으로, 큰 어려움 없이 술술 읽히는 게 장점이다.


철학의 눈으로 신앙에 접근하다보면 벽에 부딪힌다. 왜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못하는가 하는 문제. 이 단계에서 믿음의 논증을 비철학적이라고 매도하는 사람들이 있다(대체로 무신론자들이고, 나도 한때 그랬다). 하지만 나는 이런 태도가 "철학적으로" 무례하고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신이 있다거나 없다는 믿음은 철학적 문제가 아니다. 있다면 왜 있는지, 없다면 왜 없는지 주장하는 과정과 그 안에 담긴 발상이 진짜 철학적 문제다. 신학을 공부하는 건 그래서 신앙인에게도, 비신앙인에게도 의미있는 일이다.


신이라는 무게와 더불어, 우리가 아우구스티누스에게서 건질 수 있는 주제와 신기한 발상은 다음의 개념들과 연관된다: 존재, 자아, 시간, 자연재해를 수용하는 태도, 도덕적 악의 기원, 자유의지의 본질, 전쟁의 정당성, 역사의 의미.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들이기도 하다. 이들 개념에 관한 그의 생각이 당연하다고 느껴진다면 그가 우리에게 준 영향력 때문이고, 독창적으로 느껴진다면 그의 사상의 위대함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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