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에 앙코르와트에 간다.
'간다'라고 적어 보고는 스스로 다소 의아해 한다. 나는 정말 갈 것이지만, 현재로서는 현실감이 전혀 없다. 삼년 반 만에 찾아온 보름 간의 휴식. 비행기표를 끊고, 숙소를 예약하고, 관련 도서들을 매일매일 시간 날 때마다 읽는다.
보름의 휴가만을 생각하며 지난 3년을 보내온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대가 컸던 보름의 휴가이다. 그러나 할 일도 많고, 해결해야 할 인간관계도 많고,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없는 보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그래서 마음이 무겁다. 잠을 계속 자도 잔 것 같지도 않고, 잠이 들면 입원하는 꿈을 꾼다. 최근 한 두 달 동안 아침에 멀뚱 멀뚱 시계를 보다가 출근 시간이 지나면 집을 나섰다. 매일 그런 건 아니지만, 그렇다. 뭔가 잘못됐다. 보름이 지나고 나면 좀 괜찮아질까?
달콤한 보름을 보내기 위해 내가 할 일은 너무 많다. 괜히 맡은 일거리 마감 해줘야 한다. 파일을 최소한 다섯 개를 만들어 놔야 한다. 프로젝트 마감해야 한다. 그 전에 수십개의 우편물을 포장해야 한다. 그밖에 잡다한 것들 주르룩. 48시간을 빈틈없이 보내기 위한 계획을 짜야 할 판이다.
수요일에 가볍게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여행 가서는 해결할 수 있을 만큼의 어려움만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갔다 와서는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조금은 들떠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