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왔다. 밤 12시 30분.
가방을 벗다가 침대를 보니, 침대 발치에 너무나 곱게 접어 놓은 잠옷과 이불. 얼마나 잘 접어 놓았는지 각이 살아있다.
나는 갑자기 참 애처로운 마음이 들어 잠깐 울컥, 하였다.
어제 집에 돌아온 시간은 새벽 네시 반.
어제는 사무실 일 때문에 야근을 한다는 것이 새벽 4시가 넘어 버렸다. 그것도 택시를 탄 후, 할증요금이 붙지 않는 것을 보고 알게 되었다. 어제 나와 함께 한 이는 이. 이는 사무실 후배, 내가 하는 프로젝트에 어떻게 역여서 같이 야근을 하게 된 것이다. 자판 두드리는 소리는 9시가 넘어서 탄력이 붙어 복사기가 가동하던 새벽 세시가 넘도록 계속 이어졌었다. 이는 문서가 완성되면 나에게 보여주고, 또 다른 문서를 만들고. 이런 식으로 끊임없이 일하였다. 정작 프리젠테이션이있던 오늘, 이는 녹초가 되어 여력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오랜 노하우로, 아직도 체력이 남아 있던 나는 고된 하루가 끝나고 맥주 몇 잔을 걸친 후 지금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다. 그리고 가방을 벗어 놓다가 그가 잘 개어 놓은 잠옷과 이불을 보았다.
가만히 얹어 놓은 이의 마음이 보이는 듯하다.
이야, 고맙다.
이야, 앞으로 잘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