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구입한 DJ Soulscape의 음반 이야기를 좀 해보자.
확실히 음악을 컴퓨터로만 들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MP3로 다운받는 것이 귀찮기도 하도 갖고 싶기도 하여서 하나 샀다. 그리하여 오랜만에 무거운 CD플레이어를 가지고 다니며 음악을 들었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걷기도 하며 그렇게 말이다. 그러다가 한밤에 지하철을 타고 한강을 건너는데 음악도 묘하도, 나도 묘해졌다.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자음. 반복. 그것이 주는 쓸쓸함같은 게 있다. 맥주라도 한 잔 걸쳤다면, 그것도 주량에 모자라게 마시고 사정상 일찍 귀가하는 길이었다면, 나는 아마 이 사람의 전자음을 들으며 차창에 머리를 박고 눈물이라도 한 두 방울 떨어뜨렸을지도 모르겠다.
그 다음. 주말에 갑자기 고향집에 갈 일이 생겼다. 고향에서는 어머니를 대신하여 내 동생이라 우기는 수험생인 아이들의 뒤치닥거리를 해주었다. 아이들을 학교에서 데려오고, 데려다주고. 생각보다 아이들을 건사하는 일은 무척 고되었다. 그 사이사이에 나는 틈틈이 드라이브를 하였다. 교통체증도 없고, 날씨는 우울하고, 창가로 들어오는 바람은 상쾌하였다. 중간에 소나기가 내리기도 하였다. 그리고 일년 만에 빠리에서 전화가 오기도 하였다. 강가에 차를 세우고, 물안개를 바라보다가 생각했다. 아. 나는 정체되었구나. 다시 돌아오는 길은 예전같지만은 않았다.
이것들을 DJ Soulscape의 Lovers와 함께 했다.
* We've only just begun.
* Love is A Song.
둘 다 <DJ Soulscape-Lovers/2003>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