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사람들은 좋겠다고 한다. 그런 말을 듣는 게 슬프다. 자기가 싫어하는 일을 하면서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슬프고, 그런 말을 내 앞에서 하는 것도 슬프다. 나는 괜찮다고 계속 생각하고 싶은데, 자꾸만 슬프다. 허름한 학생회실에 둘러앉아 이렇게 저렇게 나누었던 말들은 다 사라졌나. 오랜만에 둘러 앉아 나누는 얘기는 허공에 뜨기만 했다. 결혼 이야기, 아이 이야기, 새로 생긴 애인 이야기, 연봉 이야기, 얼마 전에 구입한 차 이야기. 다 내 것이 아닌 이야기 속에 앉아 있는 내가 슬프다. 그들이 잘못되었다는 게 아니라, 바보처럼 아직도 그때 그 이야기를 살고 있는 내가 슬프다. 바보가 아니라고 자꾸만 우기는 내가 슬프다. 아직도 내가 괜찮다고, 앞으로도 괜찮을 거라고 믿고 있는 내가 슬프다. 바싹 마른 바닥에 먼지 일듯, 그렇게 건조하게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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