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스스로를 유배시킨 것 같은 비장함마저 들었더랬다, 처음에는.
제법 거리는 익숙해졌고, 오가며 얼굴 알아보는 사람도 여럿이다.
혼자 먹는 밥도 괜찮고, 혼자 다니는 공원이며 미술관이며 모든 게 괜찮다.
밤 늦은 시간에 술 한 잔하고 돌아오는 길도 무섭지 않고, 낯선 언어로 누군가 말을 걸어와도 괜찮다.
시간이 흘렀고, 나도 흘렀고, 그래서 괜찮아졌다.
여기도 그리워질까?
아마도.
이 도시의 풍요와 이 도시의 빈곤과 이 도시의 사람보다는
아마도 그때 여기에 있었던 나 때문에 그리워질 수도 있겠다.
숨 넘어갈 정도로 깔깔댄 일도, 늦은 시간 술에 취해 길거리에 주저앉은 일도, 되도 않는 말에 상처받는 일도, 오지 않는 전화를 확인한 일도, 한없이 부끄러운 일도, 그 아무 것이 조용히 떠돌던 나 때문에 그리워질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이 든다.
꼬박 두 달이 넘게 지났고, 이제 3주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