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고민게시판에 들어가든 결국엔 비슷한 고민들이다. 고민게시판에서 얻는 가장 큰 위로는 결국 누구나 비슷한 고민을 하며 산다는 것. 내 것만 더 모나거나 흉측하지 않다는 것. 그렇게 서로에게 기대어 사는 법을 또 배운다. 그러나 나는 지난 연휴 지리산길에서 나는, 내가 얼마나 모난 인간인가에 대해 알아버리고 말았다. 다른 사람이 그런 것처럼 나도 적당히 착하고 적당히 못되게 사는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안그렇다는 걸 알았다. 적어도 지리산에서의 2박 3일동안 만난 사람들에게서는. 시니컬이 자신감 없음의 이면임을 재확인하게 된 것은 최악이었다. 아무 계산 없이 마음을 열어재치는 건 절대 손해볼 일이 아니다. 그러니 나는 고민게시판을 훔쳐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나의 고민을 쓸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