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낮은 곳에 내려 앉았다. 그리고도 더 가라앉는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내가 너무나 바보같다. 마치 1997년의 초여름날처럼 초라하고 볼품없다. 결코 그런 일은 없겠지만, 누군가 건들면 바삭 부서져 내릴 것 같다. 아침에 눈을 뜨고 가만히 누워있다가 베개에 머리를 박고 한참을 있었다. 바람이라도 쌩쌩 불거나, 햇빛이라도 쨍쨍 내려쬐이거나, 폭우가 쏟아져 내리거나. 다른 지구 사람들 생각할 것 없이, 내게만. 너무 덥거나, 너무 춥거나, 너무 졸립거나, 너무 피곤하거나, 너무 더럽거나 그래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렇게 배부른 소리를 하고 있는 내가 괴롭다. 입을 꾹 다물고, 눈을 꽉 감고, 그렇게 하루하루 버티면 될 거라고, 그렇게 바보같은 낙관을 하고 있는 게 바보같다. 지금의 나는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최고의 바보, 바보상태. 이 바보를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자가 또 이 바보밖에 없다는 최고의 바보 아이러니. 이 바보가 바라는 건 쉬프트쉬프트쉬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