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행복,이라고 타이핑을 하고는, 아, 참 낯설다, 한다.

행복이라는 단어가 내게 참으로 벅찬 단어라는 걸, 그래서 새삼 느끼고, 그래서 새삼 고마운 생각이 든다. 매 순간 과히 나쁘지 않다, 때로는 행복하다, 라고 생각해왔으면서도 저 '행복'이란 명사가 주는 무게는 참 무겁고도 두렵다.

조용하게, 고되지 않게, 행복의 느낌을 만끽하고 싶다.

10월부터 주말 내내 작업을 핑계로 집에 사람들이 그득하다. 그득하다니 참으로 많은 것 같지만, 실은 서너명. 둘만 살던 집에 또 두엇이 늘었을 뿐인데, 집이 참 그득하다. 만날 썩어나가던 냉장고의 음식들이 이제는 채워넣기가 무섭게 없어지는 게 신기하고, 그렇게 쓱쓱 줄어가는 달걀개수만큼 재미도 늘어난다. 함께 먹는 아침과 저녁, 함께 보는 티비프로그램, 함께 듣는 음악들. 일상과 별 다른 일도 아닌데, 이것들이 한 공간에서 벌어진다는 게 참 다른 의미구나, 하는 걸 배운다.

이제 열흘이면 1차 작업은 종료될 것이고, 이런 주말도 곧 끝날 것이다. 물론, 과정 중에는 무척 고되고 힘들겠지만, 결과가 좋지 않다면 씁쓸하기도 하겠지만, 사람들과 꼬박 두 달간의 주말을 함께 보내면서 아마 나는 결과보다는 탄탄한 과정이 주는 즐거움을 배운 것 같다. 두려우면서도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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