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십년 만에 본 사주에서는 삼재가 지났으니 이제 운수 트일 일만 남았다고 했는데, 사사분기가 시작되는 오늘, 장난삼아 응모해 본 이벤트에 당첨되었다는 메일을 받고 나니, 점쟁이 말이 진짠가 싶어 괜히 웃음이 났다. 눈발이 날릴 즈음엔 웬 인연도 찾아든다는데, 쉬어갈 데가 있으면 좀 쉬어가라고 자리를 내 줄 마음도 생길만큼 나는 넉넉해졌다.

내일, 아니 조금 뒤면 지방을 가게 된다. 여행도 아니고 일도 아니고, 어중간한 목적으로. 그러나 이벤트에 당첨되고, 넉넉해지기도 한 나는, 기실 내일 떠나는 길처럼 어중간한 그 쯤에서 맴돌고 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하고 지낸 세월은 생각해보니 정말 지나가버렸고, 앞으로의 세월도 장담할 수는 없는 법.

타고난 팔자가 어딨나며 코웃음 치다가도, 팔자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고도 싶은, 참으로 어중간하고도 어리석은 생각만 드는 새벽 두 시의 밤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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