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잡는다는 프로그램이 돌아가는 소리 빼고는 매우 조용한 밤이다. 끼익끼익 이렇게 소리를 내면서 바이러스를 잡겠다고 움직이고 있다. 요란한만큼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속으로 격려를 보내본다.
좀 전에 일 끝나고 맥주 한 잔을 하러 갔다가 세계줄타기대회인가 하는 걸 틀어 놓아서 보게 되었다. 어렸을 때 읽은 부초의 탓이 크다. 줄타기를 보면 줄타기로 안보인다. 남은 그저 사는 것을 혼자만 감상에 젖어 난리를 떤다. 이 싸구려 감성을 대체 어찌할 것인지.
얼마 전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농담처럼 나는 전혀 쿨한 사람이 아니다, 라고 말하고 말았다. 명확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발설하지 않았던 공공연한 나의 비밀. 소중한 비밀을 털어놓고 나니, 더욱 쿨하지 못하게 되었다. 손에 쥐어보지도 못하고 놓친 것들을 틈날 때마다 그리워하거나, 이렇게 밤에 잡설을 갈기는 일. 궁상떠는 이 밤을 어찌할 것이란 말이냐. 놓친 것은 놓친 것이다, 라는 상식적 판단을 뒤집을 묘안을 찾겠다는 불가능한 욕구, 를 어찌할 것이냔 말이다. 불쑥불쑥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