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애의 마음
김금희 지음 / 창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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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애의 마음

김금희 장편소설

창비 출판

경애는 산주를 물건을 현실의 효용가치로 본다면 애저녁에 버렸어야 했는데 버리지 못하는게 마음의 부피를 채우기 위한 마음이라고 생각했다.

헤어진 후 연인을 잊지못하는 마음이 저런 것 아닐까?

텅 빈 마음. 상실감을 물건들을 보며 그 때의 기억으로 마음을 채워갈 수 있을 것 같다. 기억 속에서는 함께할 수 있을테니까.

나는 책을 덮으며..

상수가 일요일에 꼭 경애를 만났을 것이라 믿는다. 💜

여름의 끝자락 정말 기똥차게 어울리는 책입니다.

8월 마지막날 읽은 경애의 마음은 썰렁한 아침 저녁만큼 마음이 헛헛하게 느껴지지만 여운이 길게 남는 이야기였어요.



경애는 그런 마음에 대해서 꽤 잘 알았다. 그러니까 현실의 효용 가치로 본다면 애저녁에 버렸어야 했을 물건들을 단지 마음의 부피를 채우기 위해서 가지고 있는 마음을 말이다.

경애가 산주 선배와의 연애가 끝난 뒤에도 그와 관련한 물건들을 하나도 버리지 않은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P58

그러면서도 모든 것이 끝났다고는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마음이 끝나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끝나지 않은 것이 아닌가. 대체 끝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어떻게 실감하고 확신하는지 알 수 없었다. 끝이 만져진다면 모를까. 느끼는 것이도 상상하고 인식하는 것인데 지금 내가 그렇지 않은데 어떻게 끝을 말해. 끝을 말하려면 지금 발밑에서 너풀거리며 나뒹구는 아이스크림 포장이나, 택시의 노란 헤드라이트 불빛같이 눈앞에 지나가는 어떤 것도 아픔을 환기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어야 했다. P60

네 곁에 머무는 그 사랑의 기억, 사랑의 현존, 사랑의 공기를 확인하기 위해서. 그런데 그럴 때 너가 찾고 싶어하는 건 이미 세상에 없는 것이야. 되돌릴 수 없어. 너가 오로지 차지할 수 있는 건 그런 사랑에 참여했던 너 자신뿐이야. P99

경애 엄마는 경애가 씻는 것, 머리를 감고 이를 닦고 세수를 하는, 누구나 하루에 한번쯤은 귀찮아도 후다닥 해내는 그런 일마저도 너무 무거운,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남들에게는 자신을 방치하는 일이고 자신에게는 최선인 그런. P104

그때 경애가 그 ‘봉인’이라는 말을 얼마나 필사적으로 붙들었는지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방식에는 육체 너머의 것이 있다는 것, 어떤 사랑은 멈춰진 기억을 밀고 나가는 것만으로도 계속될 수 있다는 것. 사라진 누군가는 그렇게 기억하는 사람의 인생에서 다시 한번 살게 된다는 것. P161

서로가 서로를 채 인식하지 못했지만 돌아보니 어디엔가 분명히 있었던 어떤 마음에 관한 이야기였다. P352

#경애의마음 #김금희 #장편소설 #여름이었다 #창비 #스위치 #북클럽 #클러버 #말랑말랑 #언니는죄가없다 #책추천 #독서 #8월의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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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 196호 - 2022.여름
창작과비평 편집부 지음 / 창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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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

2022 여름 196호


두 달동안 녹색연합과 북클럽 필라멘트를 하며 기후위기에 대해 생각도 할 수 있었고, 그 어려운 창작과 비평을 미션을 통해 완독했습니다!!😊

아직도 논단은 너무도 어렵지만 계속 읽다보먼 이해되는 날이 올 거라 믿습니다. 😅


📖책 속 에서

지겨워.

그렇게 마음이 밑바닥까지 가라앉을 때면 나도 모르게 떠올리는 풍경이 하나 있다. 회차 지역에서 도통 출발할 생각을 않는 지선버스를 기다리며 정류장 벤치에 앉아 있던 날이었다. 영하의 날씨였으나 바람 한점 불지 않아 그리 춥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날 고개를 들어 늦은 오후의 하늘을 올려다보는데 겨우내 이파리를 모두 떨군 가로수 위로 부산스레 날아다니는 새들이 보였다.

종달새인가. 녀석들은 앙상한 나뭇가지를 옮겨 다니며 검붉게 퇴색한. 새끼손톱만 한 열매를 일용할 양식으로 삼고 있었다. 그러면서 신이 난 듯 목청껏 지저귀었고 쉼 없이 파들거리며 날갯짓을 했다. 역광으로 내리비치는 햇살은 마치 그 풍경을 진한 먹물로 옮겨놓은 수묵화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불현듯 나는 저 새들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 생각했다. P183

-햇빛 기다리기. 박선우


#창비 #스위치 #창작과비평 #2022 #여름 #북클럽 #필라멘트 #녹색연합 #클러버 #책스타그램 #계간지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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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말 벼리 샘터어린이문고 68
홍종의 지음, 이형진 그림 / 샘터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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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몽글한 동화예요. ☁️

  활짝 핀 목화송이를 모아 놓은 듯한 구름 덩어리들이 키다리 은사시나무에 걸릴까 걱정하는 말🐎은 주인공 ‘벼리’입니다. 

  ‘벼리’가 울보가 된 사연으로 책은 이야기를 시작하는데요. 하늘을 보고 달리는 벼리는 항상 앞서 달리는 선행마입니다. 달리기를 잘해 경마장에 걸릴 정도 유명한 벼리는 늘 일등을 하다 경기 중 사고로 기수는 낙마하여 다치게 됩니다. 벼리는 자신으로 인해 기수가 다쳤다는 생각에 무기력하고 우울한 나날을 보내는데요. 
  언제나 할 수 있다는 응원과 배고픔을 견디며 기꺼이 자신의 자리를 양보해주는 불화살 친구와 조용히 응원을 돕는 수선화 친구들이 벼리가 달릴 수 있도록 용기를 주고, 벼리는 경주마로 출전하지만 기수와 달리는 것을 함께 하는 경주가 아닌 목적이 일등을 위한 자신을 달리기 도구로 삼는 기수와는 함께가 될 수 없었죠.     
  결국 벼리는 하늘 위 초록별에서는 마음껏 달릴 수 있다는 상상을 하며 버텨나갑니다. 어느날 트럭에 실려가며 이제 쓸모 없어져 팔려간다 여기고 있던 벼리는 그리워하던 기수아저씨가 자신을 데려온 것을 알고는 또 울보 벼리가 되지만 기수아저씨와 다시 함께 하게된 벼리는 마음껏 달리고 기수아저씨가 회복하는데 서로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적인 결말로 끝이 납니다.


✨실패한 경험들은 누구나 있을 거예요. 
  그때마다 스스로가 극복하고 이겨냈을 수도 있지만 주변에서 이끌어주고 도움을 준 경험들도 있어요. 
  별 것 아닌 말 한마디에 힘이 솟기도 하고 눈물 왈칵 쏟을 만큼 감정을 흔들어 움직이게 해주죠. 꼭 물질적인 도움이 아니라 소소하지만 말 한마디 문자 하나에 힘을 주는 응원이나,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묵묵히 지켜봐주는 듬직한 분들로 저도 어려움을 이겨냈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초록말 벼리에서도 어려울 때는 결코 보이지 않는 것들이 이겨내고 나면 보이는 것 처럼 동화를 읽으면서 ‘맞아. 이런 행복도 있었지!’하는 즐거움도 있을 것 같아요.

​✨초록말벼리는 자신은 하늘을 보며 달리는 말이라는 것을 굳건하게 말하는 듯 다른 말과의 경쟁에서는 일등을 하지 못합니다. 기수와 함께 달리는 것이 좋은 벼리는 우승이 목적으로 기수가 때리는 채찍은 간지럽지 않고 아프고 상처만 남기죠. 같은 달리기인데도 자유와 구속으로 전혀다른 벼리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에 따라 전혀 다른 행동과 결과가 나온다는 깨달음도 얻을 수 있어요. 

✨경주마들사이에서도 경쟁과 우정이라는 설정은 참 재미있었는데요. 서로가 응원해주는 친구들은 등수에 상관없이 잘 달렸다고 칭찬으로 다독여주지만 자신이 일등을 하기 위해서 다른 말에게 피해를 주는 말인 ‘태풍’이는 인간에게서는 인기 있을 지몰라도 말 사이에서는 기피대상입니다. 사람사는 사회와 다를게 없지요😊 아이들도 이 부분에서 많이 공감하는 것 같았어요.    
  ‘태풍’이 나빴다고…ㅎㅎ

  하늘의 초록별을 그리워하고 초록별에서는 마음껏 달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벼리의 마음을 기수아저씨는 이미 알고 있었던 걸까요? 그래서 벼리에게 초록말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벼리가 마음껏 하늘을 향해 달려갈 수 있도록 ‘나의 희망이야’라고 해준 것을 보면요.

  책을 읽고 문득 밤 하늘을 보았는데요. 유독 반짝이는 별이 벼리가 살고 있는 초록별 같아요.
  초록별에서는 마음껏 달릴 수 있는 벼리를 생각하며.

  끝.


📖 책 속 밑줄긋기

  처음으로 경주에 나가 일등을 하던 날 밤이었습니다. 가슴이 떨려 잠을 못 이루는 벼리처럼 기수 아저씨도 그랬나봅니다. 기수 아저씨는 온 몸에 별빛을 가득 묻히고 벼리를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햇볕이 눈부신 날이었어. 우연히 말 한 마리를 보았어. 나는 내 눈을 자꾸만 비볐어. 믿을 수 없겠지만 글쎄 초록말이었어. 짙은 암갈색 털에 햇살이 스며들어 초록빛이었어. 이제부터 너는 초록말이야. 나의 희망이야.’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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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가 어딨어? - 아이디어를 찾아 밤을 지새우는 창작자들에게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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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그랜트 스나이더는 낮에는 치과의사로 밤에는  만화를 그리는데요. 
취미로 재미로 그린 만화가 아닌 창작을 위한 노력에 대해 고통(?)이 있었음을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었어요.😅

 《천재가 어딨어?》는 뉴욕 타임스에 만화를 연재하면서 인기를 모았는데 ‘날마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어떤 과정을 통해 탄생하는지 탐구하기로 하여 탄생했다고 합니다. 저자에 따르면 아이디어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닌 ‘생각하는 노동의 시간’과 ‘기술적 연습’이 차곡차곡 쌓여 만들어지는 단단한 물질과 같은 것이라고 했어요.

《샤워를 아주-아주 오래하자》책에도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다양한 방법들을 알려주어 참 좋았는데요.  《천재가 어딨어?》는 데뷔작이라 그런지 창의적 내용과 감정들이 더 농도 짙게 함축되어 있어 가볍게 읽지만 여운이 길게 남아 좋았습니다.

아이디어를 찾는 창작자들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불문하고 일상에서 알아차리지 못한 부분들을 자연에서 친근한 주변에서 생각을 끌어오고자 한 것이 보였어요.

저자의 개인적 사심을 담아^^ 좋아하는 다람쥐와 고양이가 휴식에 함께하는 친구들로 자주 등장하는데요. 풀 위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고 있거나, 모든 일을 미뤄두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꽃과 나무, 동물친구들은 방해가 되지 않는 함께 휴식을 위한 친구들로 표현되는 것도 무척 인상깊었어요. 
애완동물처럼 돌보아 주어야하는 존재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쉼에 있어 나 자신에게 집중만 한다면 외부의 환경은 오히려 나에게 쉼을 선물해 준다는 의미를 주는 것이니까요. 그림을 보면 나도 꼭 저렇게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치과의사라는 직업에서 경쟁같은 생각을 하는 것보다 오히려 만화를 그리는 것을 스트레스로 생각한 것 같이 느꼈어요. 영감, 노력, 즉흥성, 열망, 사색, 탐구, 일상의 좌절, 모방, 절망, 순수한 기쁨 책에서 나오는 챕터들이 만화 에세이를 그리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기도 하고 아이디어와 창의를 요하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아이디어’를 위해 그리고 ‘만화’를 그리기 위해 섬세하게 작업한 것들을 🤚꼽아봤어요.
✔️감정의 느낌에 어울리는 다양한 색채와 도구들
✔️예민한 곳은 얇은 펜과 바탕체 같은 글씨체와 차가운 색. 뾰족뾰족한 도형
✔️포근한 곳은 몽글몽글한 붓과 글씨체와 따뜻한 물감으로 표현. 둥글몽글한 도형
✔️눈을 크게 뜨고 관심을 가져야 보이는 아기자기한 그림들. 다람쥐. 길가에 핀 꽃. 새. 하늘의 구름…

저자는 백지를 채우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한 시간들을 차곡차곡 만화 에세이로 잘 녹여낸 것 같습니다.

항상 꿈을 꾸고 다른 나를 상상하고 일상의 사소한 것 하나도 다르게 바라보려 한 것이 창작자의 시각이라 생각하는 듯 한데요. 아이디어를 찾는 사람들에게 통찰력을 얻을 수 있도록 힘을 주고 방법을 알려주고자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고 나면 모든 것들을 다르게 바라보고자 하는 나의 모습을 느끼실 수 있을거예요 ❤️



💛특히 좋았던 부분 💛

<생각의 장소🪑>
편안한 곳. 
호기심과 탐구심이 있고. 
조금의 방해도 없고. 
생각이 자라는 곳. 
숨겨진 영감이 가득한 곳. 
과로 후에 쉴 곳.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곳. 
느긋해지고. 
재충전하고. 
무의식에 사로잡혀. 
아늑한 곳에 엎어지면. 
생각이 자라는 새로운 곳. 
➡️ 아마도 집에서 가장 쉬기 편한 의자를 생각의 장소로 택한 것 같다. 책상에 앉아서는 억지로 끄집어 내는 아이디어를 낼 수 있지만 편한 의자에 앉으면 자연스럽게 생각들을 떠올릴 수 있으니까요. 저도 집의 거실 소파가 티비를 보다 졸거나 책을 읽고 차를 마시는 등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저만의 생각의 장소예요 😊


<자화상 🎨>
자기 성찰은 중요하다.
하지만 과하면 자멸할 수 있다.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자의식으로만 자신을 드러낸다.
긍정적인 자아상을 만들고
자기 표현을 포용하는 게 더 좋다.
그러려면 자기 확신과
자제력이 필요하다.
자기 실현을 추구하고
자아도취를 피하면
나 자신을 초월하는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을 것이다.

<잃어버린 조각🧩>
나한테 빠진 조각이 있다.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어.
신경이 쓰이진 않는다.
보통은, 
때론 장점도 있고,
빈 곳을 메울 것들을 찾곤 하는데.
도움이 되긴 돼. 일시적으로는.
남들도 빠진 조각이 있다는 걸 알았다.
다들 뭔가 숨기고 있는 걸까?
빠진 조각 때문에 마음이 영 편치 않다.
그래서 빈 곳을 채울 것을 만들지
새로운 것을 만들 때마다
완벽에 더 다가가는 것 같다.

<오늘 난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잔디가 더 파랗게 자라도록 북돋워주고
꽃이 피기를 기다리고
지빠귀의 야망을 분석하고
다람쥐의 물리학을 공부하고
하늘로 뻗은 가지에 대한 글을 읽으면
아직 읽지 않은 페이지를 바람이 넘기겠지.
난 빈둥거림의 달인이 될 거다.
오늘은 심심함에 바친 휴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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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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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이방인 - 드라마 <안나> 원작 소설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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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가 주인공인 안나의 원작 소설로
 흡입력있게 빠르게 읽어나갔던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

  연기를 하는 한, 진짜 삶은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할까
  연기를 하는 삶은 진짜 삶이 아니라 가짜 삶인 걸까

  소설은 ‘나’인 화자는 소설가로 이유미를 찾기위해 이유미의 주변인들을 인터뷰를 하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나’는 어쩌면 자신없는 것을 해내는 안나가 부럽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화자 자신은 일과 가정의 양립, 경력단절 여성, 홀로 육아를 하는 외로운 자신을 목도한다. 부족한 것 없는 환경이지만 스스로가 외도를 하며 자신의 밑바닥까지 본다. 남편도 떠나고 혼자가 된 화자는 자신의 생계를 위해 노력하는데 아이러니하게 나는 이런 점이 삶을 위해 가면을 쓰며 사는 방법을 택한 이유미와 닮은 것 같다. 

  누구나 한번쯤 꿈꿔봤을 달콤한 욕망을 이유미는 가짜 인생으로 여러 삶을 산다. 

이유미. 이유상. 엠
대학생. 피아니스트. 대학교수. 의사. 소설가. 

허구적 인물이지만 내 주변에도 가짜 모습을 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나도 가짜 모습으로 사회에 어울려 살고 있으니까. 

  소설속이지만 악하면서도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미가 이해되기도 했다. 진실된 사랑을 했다면 그렇게까지 가짜 인생을 살 필요도 없었을테니까. 

  “어쩌면 나도 가짜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책 속 밑줄긋기

🏷온종일 작은 아파트에 갇혀 아이를 돌보면서, 제일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내 존재가 낭비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내 젊음, 내 자질, 내 영혼, 위대한 것을 이루고 성취할 수 있는 시간이 아이라는 구멍으로 흘러들어 가고 있었다. P101

🏷“헤어진 후로는 한 번도 연락한 적이 없지만, 종종 그 여자 생각을 하고는 해요. 그리고 매번 그것이 실체가 없는 허상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깜짝 놀라지요.” p130

🏷우리가 질서를 연기하는 한, 진짜 삶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 그렇다면 진짜 삶은 어디 있는가? 그것은 인생의 마지막에서야 밝혀질 대목이다. 모든 걸 다 잃어버린 후, 폐허가 된 길목에서. p133

🏷’오랜 시간 내가 간절히 바란 것은 오직 하나, 진짜 내가 누구인지를 잊어버리는 것이었다. 변장과 거짓말을 실제라고 믿는 정신 착란에 빠지는 것. 그랬다면 이토록 여러 번 죽음을 경험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허상이라도 딛고 설 땅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를 속일 때도 나는 알고 있었다. 이것은 무대이며, 도처의 아름다운 사물들도 결국 소품에 불과하다는 것을.’ p236

🏷나는 거짓말을 하는 기분을 알고 있다. 스스로를 진실에서 배제시키고, 거짓말쟁이라고 낙인찍고, 어둡고 습한 자기혐오의 늪에 가둘 때 느껴지는 작은 쾌감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어쩌면 그래서 이유미에게 관심이 갔던 것이다. 우리가 동종의 인간일지도 모른다는 호기심과 두려움이 나를 그녀에게 이끌었다. 하지만 이제 나는 그녀가 누구인지 짐작도 할 수 없었다. P237

🏷우리는 좀더 노력해볼 수도 있었다. 시간을 두고 흩어진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볼 수도 있었다. 나중에는 모든 것이 인생의 과정이었다고 추억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 그 모든 삶의 가능성을 단번에 잘라내고, 차라리 민둥산처럼 헐벗는 쪽을 택했다. 삶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었다. 그것 말고는 처음으로 돌아갈 길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돌아가지 않고서는 다시 시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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