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말 벼리 샘터어린이문고 68
홍종의 지음, 이형진 그림 / 샘터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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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몽글한 동화예요. ☁️

  활짝 핀 목화송이를 모아 놓은 듯한 구름 덩어리들이 키다리 은사시나무에 걸릴까 걱정하는 말🐎은 주인공 ‘벼리’입니다. 

  ‘벼리’가 울보가 된 사연으로 책은 이야기를 시작하는데요. 하늘을 보고 달리는 벼리는 항상 앞서 달리는 선행마입니다. 달리기를 잘해 경마장에 걸릴 정도 유명한 벼리는 늘 일등을 하다 경기 중 사고로 기수는 낙마하여 다치게 됩니다. 벼리는 자신으로 인해 기수가 다쳤다는 생각에 무기력하고 우울한 나날을 보내는데요. 
  언제나 할 수 있다는 응원과 배고픔을 견디며 기꺼이 자신의 자리를 양보해주는 불화살 친구와 조용히 응원을 돕는 수선화 친구들이 벼리가 달릴 수 있도록 용기를 주고, 벼리는 경주마로 출전하지만 기수와 달리는 것을 함께 하는 경주가 아닌 목적이 일등을 위한 자신을 달리기 도구로 삼는 기수와는 함께가 될 수 없었죠.     
  결국 벼리는 하늘 위 초록별에서는 마음껏 달릴 수 있다는 상상을 하며 버텨나갑니다. 어느날 트럭에 실려가며 이제 쓸모 없어져 팔려간다 여기고 있던 벼리는 그리워하던 기수아저씨가 자신을 데려온 것을 알고는 또 울보 벼리가 되지만 기수아저씨와 다시 함께 하게된 벼리는 마음껏 달리고 기수아저씨가 회복하는데 서로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적인 결말로 끝이 납니다.


✨실패한 경험들은 누구나 있을 거예요. 
  그때마다 스스로가 극복하고 이겨냈을 수도 있지만 주변에서 이끌어주고 도움을 준 경험들도 있어요. 
  별 것 아닌 말 한마디에 힘이 솟기도 하고 눈물 왈칵 쏟을 만큼 감정을 흔들어 움직이게 해주죠. 꼭 물질적인 도움이 아니라 소소하지만 말 한마디 문자 하나에 힘을 주는 응원이나,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묵묵히 지켜봐주는 듬직한 분들로 저도 어려움을 이겨냈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초록말 벼리에서도 어려울 때는 결코 보이지 않는 것들이 이겨내고 나면 보이는 것 처럼 동화를 읽으면서 ‘맞아. 이런 행복도 있었지!’하는 즐거움도 있을 것 같아요.

​✨초록말벼리는 자신은 하늘을 보며 달리는 말이라는 것을 굳건하게 말하는 듯 다른 말과의 경쟁에서는 일등을 하지 못합니다. 기수와 함께 달리는 것이 좋은 벼리는 우승이 목적으로 기수가 때리는 채찍은 간지럽지 않고 아프고 상처만 남기죠. 같은 달리기인데도 자유와 구속으로 전혀다른 벼리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에 따라 전혀 다른 행동과 결과가 나온다는 깨달음도 얻을 수 있어요. 

✨경주마들사이에서도 경쟁과 우정이라는 설정은 참 재미있었는데요. 서로가 응원해주는 친구들은 등수에 상관없이 잘 달렸다고 칭찬으로 다독여주지만 자신이 일등을 하기 위해서 다른 말에게 피해를 주는 말인 ‘태풍’이는 인간에게서는 인기 있을 지몰라도 말 사이에서는 기피대상입니다. 사람사는 사회와 다를게 없지요😊 아이들도 이 부분에서 많이 공감하는 것 같았어요.    
  ‘태풍’이 나빴다고…ㅎㅎ

  하늘의 초록별을 그리워하고 초록별에서는 마음껏 달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벼리의 마음을 기수아저씨는 이미 알고 있었던 걸까요? 그래서 벼리에게 초록말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벼리가 마음껏 하늘을 향해 달려갈 수 있도록 ‘나의 희망이야’라고 해준 것을 보면요.

  책을 읽고 문득 밤 하늘을 보았는데요. 유독 반짝이는 별이 벼리가 살고 있는 초록별 같아요.
  초록별에서는 마음껏 달릴 수 있는 벼리를 생각하며.

  끝.


📖 책 속 밑줄긋기

  처음으로 경주에 나가 일등을 하던 날 밤이었습니다. 가슴이 떨려 잠을 못 이루는 벼리처럼 기수 아저씨도 그랬나봅니다. 기수 아저씨는 온 몸에 별빛을 가득 묻히고 벼리를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햇볕이 눈부신 날이었어. 우연히 말 한 마리를 보았어. 나는 내 눈을 자꾸만 비볐어. 믿을 수 없겠지만 글쎄 초록말이었어. 짙은 암갈색 털에 햇살이 스며들어 초록빛이었어. 이제부터 너는 초록말이야. 나의 희망이야.’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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