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밤에도 길을 잃지 않는다 - 내 삶에 길잡이별이 되어 준 빛의 문장들
권민아 지음 / 허밍버드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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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감성적인 사진과 글이 담긴 에세이를 출판하는 출판사, 허밍버드의 별은 밤에도 길을 잃지 않는다를 읽었습니다. 사실 이런 책을 읽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좋은 글과 사진이 담긴 다이어리북에 가까운 형태의 책이거든요. 그래도 작가의 생각이 담긴 글을 선별해 담았다는 점에서 좋은글책 같기도 하고, 또 작가의 글이 실려 있으니 에세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요.



저자소개를 읽다가 읭? 음악듣기, 영화보기, 책읽기를 좋아한다고 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있었는데 AOA의 멤버라는 걸 보고 깜놀! 아이돌이 쓴 책이었나봐요. 아이돌이 엮은 책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요즘 아이돌은 이래저래 재주가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부럽. 비록 AOA도 잘 모르고 민아도 잘 모르지만 작가로서의 미래도 응원하고 싶습니다.



   

언제 한 번은 가수도 배우도 아닌 평범한 스물다섯살 권민아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서 낸 책이라고 해요. 자기에게 영향을 준 글들을 쓰기도 했고 또 스물다섯 권민아의 생각을 담기도 했습니다. 이 책에 담긴 명언들은 책 말미에 모두 기록되어 있어요.



   

표지부터 액자 위에 글자를 써놓은 것 같은 감각적인 편집이에요. 길을 찾기 위해서, 잘 지내고 싶어서, 사랑하고 싶어서, 온전히 나로서, 응원하고 싶어서 등 책 서자를 활용한 목차도 감성적이고요. 이런 말장난 좋아하는 저는 목차부터 호감입니다. 이런 목차에는 책을 소개하는 글도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책에서 찾은 문구를 기록하는 것으로도 쓸 수 있겠어요. 이 책은 독자가 만들어가는 책입니다. 책의 곳곳에 있는 빈 칸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으면 돼요. 이런 책을 볼 때마다 악필인 저 자신을 원망하게 됩니다.




읽는 책이라기 보다 느끼는 책입니다. 책의 챕터마다 담긴 사진도 너무 예뻐서 오랫동안 바라보게 됩니다. 무슨 목차 간지가 이렇게 멋진가요. 사진을 너무 잘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권민아씨가 직접 찍은 사진들과 정현석, Unsplash의 사진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사진마다 누구의 사진인지 표시되지 않은 부분은 아쉬운 부분이에요.



   

권민아가 직접 쓴 글과 권민아의 글씨, 그리고 권민아가 선택한 글과 사진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여기에 내가 직접 쓴 글과 나의 글씨, 그리고 내가 선택한 글과 사진을 더하면 됩니다.



   

여백이 많은 책입니다. 노트로 쓰거나 다이어리로 쓰기에 좋은 책이고요. 보통 다이어리를 쓸 때 1년 열심히 쓰겠다고 다짐했다가 1월만 쓰고 끝내곤 하잖아요? 이 책은 부담없이 채워나갈 수 있고 또 못 채워도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함께 하면 내 삶의 여백을 함께 기록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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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번리의 앤 ㅣ 허밍버드 클래식 9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김서령 옮김 / 허밍버드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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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밍버드 클래식의 최근작, 에이번리의 앤을 소개합니다. 허밍버드 클래식을 구매하면 2018년 달력을 주는데요, 달력도 너무 예뻐요. 그야말로 간지템



지금 청소년이 아니고서야 빨간머리 앤을 읽고 싶어서 책을 사는 일은 드물지 않을까 싶어요. 어린왕자도 마찬가지구요. 인생을 돌아보면서도 손꼽는 책으로 거론되는 책들이니만큼, 소장하고 싶어서 혹은 선물용으로 구입하게 되는 책 1, 2위를 다투는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나 KBS 명작만화로 고전을 접한 제 또래의 사람들은 수다스러운 앤의 하루가 어릴 적 추억처럼 기억되고 있기도 하죠.



디자인이 굉장히 친숙하다 싶어 살펴봤는데 7321Design 마크가!! 7321디자인은 고전을 모티브로 한 팬시 제품을 만드는 회사거든요. 7321 디자인에서 만든 다이어리와 스탬프 등을 많이 샀었는데!! 괜히 반갑습니다. 전집도 7321디자인이 만들면 이렇게 아름답군요!



빨간머리앤은 동화책으로도 소설로도 그림책으로도 팬시제품으로도 정말 많은데요, 그만큼 사랑받는 캐릭터라는 걸 알려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허밍버드 클래식으로는 빨간머리앤이 벌써 출간됐고, 에이번리의 앤이 출간됐으니 앞으로 아일랜드의 앤이 조만간 출시되지 않을까 싶어요.



역시 빨간머리앤 책을 고르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디자인이죠! 에이번리의 앤은 양장본으로 되어 있으면서 책갈피도 있고, 챕터챕터마다 은은한 연두색과 분홍색으로 꾸며져있는데, 심지어 종이에 꽃무늬가 살랑살랑 들어있어요. 빨간머리앤에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편집이 있을 수가!!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었습니다. 감성에세이를 주로 출간하는 허밍버드의 편집실력이 드러나는 순간!! 허밍버드 클래식이 다 같은 편집인지는 모르겠습니다.



   

2018 달력에서 우리가 사랑하는 캐릭터들을 모두 만날 수 있습니다. 앤은 5월이네요. 모든 허밍버드 클래식이 다 좋지만 어린왕자가 있는 6월과 오즈의 마법사가 있는 9월은 달력을 보기만 해도 행복할 것 같습니다.


   

달력 말미에는 엽서도 있고요, 달 이름 위에 구멍을 뚫을 수 있는 동그라미가 그려져있는 것도 귀엽네요.



책을 펴자마자 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한 마디만 물어봐도 혼자 몇 페이지로 대답하는 앤의 수다!!! 그리웠어요. "앤 셜리 왜 그래?" 한마디 물어봤을 뿐인데 앤의 대답이 무려 4줄!! "속터지게 하지 말고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는 마릴라 아주머니의 퉁명스러움도 반갑네요 ^^ 앤이 이렇게 당황한 이유는 해리슨  씨네 소를 팔아버렸기 때문이에요 ㅋㅋㅋㅋ 실수로!



전체적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지만 챕터 하나하나가 또 에피소드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가볍게 읽기 좋습니다. 옛날 애니메이션 보던 생각도 나고요. 그런데 확실히 듬성 듬성 인물들은 기억나지만 에피소드가 하나하나 기억나진 않더라고요. 완전 처음 보는 기분으로 읽었어요. 다이애나같은 이름 나오면 찌릿찌릿하면서 말이에요.



길버트와 앤의 찌릿찌릿한 장면으로 끝이 납니다. 앤이랑 길버트 엄청 싸웠었는데 말이에요 ㅋㅋㅋ 집에 영문으로 다음 편이 있긴 하지만 역시 다음 이야기는 허밍버드 클래식에서 출간됐을 때 읽어야겠습니다.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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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프로파간다 - 안전신화의 불편한 진실 ㅣ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20
혼마 류 지음, 박제이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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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원전이 어떻게 일본국민들에게 안전하다고 알려지게 되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세력이 어떻게 움직여서 어떤 정보를 선택 제공했는지, 원전 안전신화의 불편한 진실에 대해 추적한 책, 원전 프로파간다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일본의 지성을 읽는 이와나미 문고 20번째 책이에요. 이와나미 문고는  이와나미문고에서 출간하는 지식·교양 시리즈인데요,정말 좋은 책이 많습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지진대국에 어떻게 그 수많은 원전이 건설될 수 있었을까요? 일본 원전에 대해 끊임없이 분석해 온 혼마 류 씨의 문제제기를 읽는 순간 저 역시 '그러고보니?'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 역시 일본 원전은 안전하다고 믿고 있었는데요, 그런 생각을 하게 된 배경에는 일본 원전에 방문했던 경험이 컸습니다. 원전문제는 정부와 원자력발전소, 그리고 국민간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니 정말 많은 세력이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 40년이라는 시간 동안 원자력 무라가 어떤 방법으로 원전 신화를 믿게 했는지를 설명하고 그것을 실행한 주체자와 협력자, 나아가 그 수법과 사례를 소개한다



결국 원전 신화를 믿게 하기 위해 대대적인 프로파간다가 시행됐다는 주장이에요. 이를 저자는 '원전 무라'라고 명명하는데요, 우리에게는 '원전 마피아'라는 단어가 더 익숙할 것 같습니다.



대량 광고는 겉으로는 국민에게 원전을 알리는 목적을 지녔지만 한편으로는 거액의 광고비를 받는 언론에 바치는 뇌물과도 같은 성격을 띠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저자가 지목하는 범인이 바로 광고에요. 생각해보면 광고와 프로파간다의 차이가 별로 없잖아요? 엄청난 예산이 광고대행사로 흘러들어갔고, 이는 국민에게 원전을 알림과 동시에 언론에 대한 뇌물의 형태를 띄게 되었다고 합니다. 읽어보면 우리나라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이 들어서 더 꼼꼼하게 읽게 되더라고요.



이 책은 프로파간다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그것이 1968년도부터 현재까지 어떻게 일본국민들에게 스며들어갔는지에 대해 설명하는데요,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단순한 설명에 도표가 많아 지루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기우였어요. 이는 요즘 우리나라도 원전에 대한 이슈가 계속되고 있고 저 역시 관심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반적으로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명료하고 나머지는 데이터입니다. 원래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는 법이잖아요? 이 책을 읽으면서 원전마피아들이 어떤 행동을 하게 될지에 대한 수를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첫번째는 금액의 거대함이다. 두 번째로 놀라운 점은 이들 광고비의 기초 자금이 모두 이용자에게 걷은 전기요금이었다는 사실이다



일본의 원전은 이용자들에게 걷은 전기요금으로 막대한 광고비를 집행합니다. 원전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전기요금을 통해 원전 홍보에 기여한 셈이죠. 사실 독점으로 공급되는 원전이 막대한 광고비를 집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민들은 어쩔 수 없이 광고비가 포함된 요금을 내야 하고, 이에 대해서는 대안도 없으며, 또 다른 회사를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렇다면 이 원전 프로파간다의 사령탑은 누구였을까요? 이를 밝히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정부와 행정기관, 전력회사 및 산하기업, 원전 제조업체 및 주변기업, 원자력 관련 연구기관, 언론, 광고대행사들이 얽히고 섥힌 일이니까요. 심지어 이들의 월급 및 대출을 처리하는 금융기관도 원전 프로파간다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이 모든 기관들의 이해관계가 엮이면서 원전은 안전한 것이 아니라 안전해야 하는 것이 된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원전은 남녀노소에 맞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했고, 또 엄청난 자본력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원전의 안전성은 광고로, 영화로, 책으로, 퀴즈프로그램으로, 다큐멘터리로 다양하게 퍼져나갔고, 국민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났구요.



그렇게까지 절대 안전하다고 큰소리치며 청정하다는 등의 환상을 뿌려왔는데 사고가 일어나자 그 증거를 지워야 할 정도로 자신들의 말에 책임도 자부심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돈에 혼을 팔아서 쉽게 만들어온 작품들은 자금이 끊기자 인연도 끊긴 것처럼 깔끔하게 어둠속에 묻혀 버렸다. 그곳에는 열렬하게 국민을 '설득해온' 책임감도 사명감도 없었다



처음 후쿠시마에 원전사고가 일어났을 때 방송인들이 보인 태도를 보면서 의아한 적이 있었는데요, 이 책을 보니 왜 그렇게 많은 방송에서 방사능의 폐해에 대해 안전하다고 이야기했는지 알겠더라고요. 전방위적인 프로파간다가 진행된 상황에서 누군가에겐 안전해야 했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안전하다고 믿었을 테죠. 그래서 해당 지역의 농산물을 먹는 퍼포먼스까지 용감하게 진행할 수 있었을테고요. 그러나 이러한 행동을 한 방송인들이 내부피폭으로 인해 사망하면서 공포심은 더욱 커지기도 했습니다.




규슈전력은 홈페이지상에서 그다지 적극적인 원전 PR을 하지 않고 있으며 지역 신문에도 광고를 내지 않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최초의 재가동이라는 점에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아 지역에서의 반대 운동도 일었기에 잘못 PR했다가는 더 큰 반감을 살 테니 그저 조용히 재가동을 추진하는 게 상책이라고 판단한 것이리라



이 부분을 읽으면서 광고를 하는 것도 프로파간다이지만, 또 광고를 하지 않는 것도 전략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원전은 사람들의 약한 부분을 계속 파고들면서 안전을 외치고 있고, 그 사이에 우리의 세금은 계속 나가고 있습니다. 원전을 반대하더라고 말이죠!



저자는 정부나 도쿄전력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도 후쿠시마 제1 원전 사고의 수습과 원인 규명, 나아가 현재까지도 피난 생활을 해야 하는 사람들의 생활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이며 현 상황을 추인하는 리스크 커뮤니케이션 따위를 행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기업이 아닌 공공성을 가진 정부기관의 경우,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자신의 이미지 관리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도 얼마 전 영화 판도라가 개봉하면서 원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신고리원전 공사가 주민투표에 의해 재개되었죠.



카페에서 책을 한참 읽고 있는데 긴급재난문자가 왔습니다. 포항에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문자였습니다. 잠시 후 여진에 대한 문자가 또 왔구요. 포항은 이번에 건설재개된 신고리원전이 있는 울산과 가까운 곳이기도 합니다. 이번 원전에도 신고리원전은 이상이 없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원전 프로파간다를 읽은 후라 그러한 보도에 신뢰를 갖지 못하겠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일본의 문제를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이야기한다고 해요. 일본 원전에 대한 정보는 일본 내에서야 공론화되는 문제겠지만 외국에서는 잘 모르는 문제잖아요? 제가 이 책을 보고 원전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된 것처럼 외국에서도 저자의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보고 문제를 알게 될 수도 있겠죠. 또한 일본 방송에서 원전에 관해 어떤 뉴스가 나왔는지를 공유하면서 전세계의 전문가들과 정보의 시시비비 문제를 논의해볼 수도 있을테고요.



이와나미문고 시리즈 중에 읽은 책이 세 권이네요. 앞으로도 이 시리즈의 책은 눈여겨 볼 생각입니다. 괜찮은 책이 정말 많거든요. 특히 이 시기에 원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준 이 책을 이웃분들께도 추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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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겨서 미안해
이지은 외 지음 / 도서출판 소나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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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겨서 미안해라니! 뭔가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는 제목같기도 하면서 제목처럼 투박한 표지. 첫 인상부터 못생겨서 오히려 더 눈에 띄는 책을 만났습니다. 이 책은 40대의 여성 5명이 또박또박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에세이 책이에요.



표지가 정말 투박하게도 하얀 표지에 보라색 그라데이션, 그리고 글자가 전부입니다. 이쯤되면 미안한게 작가인지 책인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치과위생사, 요가강사, 상담전문가, 캘리그래퍼, 작가로 살고 있는 5명의 40대 여성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낸 책입니다. 전혀 못생기지 않은 작가들인데, 도대체 왜 그런 고백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아요.



20대에 기대했던 나의 마흔은 몸도 마음도 여유로와서 당당히 쉴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프롤로그를 보면 말이죠. 20대에는 청춘이 영원할 것 같지만, 순식간에 30대가 되고 나면 어느 새 나의 노년이 생각보다 빠르게 올 것 같은 불안함이 엄습하는데요, 그 불안함의 실체를 마주하기 전에 20대와 같은 사고로 맞이하는 나이가 40대인 것 같습니다.





그 흔해빠진 고추 하나 달고 태어나지 못해서

엄마의 뼈 시린 시간들을 이해하는데 너무 오래 걸려서

아직은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용기가 없는 말을 글로 남겨본다.

엄마 못생겨서 미안해




그 동안 유명인의 에세이는 사생활을 몰래 보는 재미라도 있는데, 일반인의 에세이는 크게 와닿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삶에서 느끼는 것이 색다를 게 없다보니 다들 하는 얘기가 비슷비슷한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이 책의 첫 에피소드인 절대 못생기지 않은 이지은 작가님의 못생겨서 미안해를 읽으면서 정말 빠져들어서 읽었습니다. 솔직한 이야기가 주는 힘이 이렇게나 클 줄이야.



준비되지 않은 결혼생활을 하게 된 것도 서러운데 아들을 낳지 못해 구박받던 며느리의 막내딸로 태어난 이지은 작가는 원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구박덩이로 자라나게 됩니다. 그렇게 무너진 자존감으로 자라면서 혼자만의 힘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진짜 눈물겨워요. 멋있기도 하고요. 얼굴도 모르는 독자지만 물개박수로 응원하고 있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어지는 분입니다.



이미 첫인상부터 좋았기 때문에 다른 작가분의 글도 좋은 감정으로 읽었습니다. 중간 중간 예쁜 사진과 좋은 글귀들이 마음을 다스려주는 듯한 기분도 들었고요.



다섯 명의 작가가 쓴 글인만큼 글마다 느낌도 다르고 스타일도 다릅니다. 캘리그라피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마야 작가는 시처럼 짧은 글에 자신의 캘리그라피를 담았어요.



작가마다 글 말미에 에필로그를 담았습니다. 에필로그를 읽을 때 쯤엔 이미 옆집 사는 아는 언니처럼 느껴져서 책을 내는 데까지 얼마나 큰 용기와 인내가 필요했는지에 대해 공감하고 감동하게 되더라고요.



행복은 가까운 사람이 잘 사는 모습을 보는 것이라고 하잖아요? 이 책은 그렇게 5명의 사람들이 가까운 사이의 언니가 되어 나보고 "잘 살고 있어"라고 응원해주면서 "나는 이렇게 살아왔어"라고 이야기해주는 기분이 듭니다. 40대면 저랑 나이차이도 크게 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삶의 방식이 정말 달라서 놀랍기도 했지만, 사실 동갑도, 저보다 어린 사람들도 저마다의 삶이 있는 게 인생이잖아요? 각자의 인생을 응원하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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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도 목욕이 필요해 - MIND BATH DIARY
송태준 지음 / 더로드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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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고양이가 온천을 하고 있는 표지가 인상적입니다. 사실 표지만 보면 다이어리라는 생각보다는 에세이집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제 이 책에 나만의 에세이를 채워나가게 되겠지만 말이에요.



이제 삼색 펜 한 자루를 준비하고 내 마음 속에 물을 받아 묵은 감정을 씻고 새로운 감정을 채워나가는 여정을 시작해볼까요? :) 운명의 주인은 마음의 선장이 되라는 윌리암 어네스트 헨리의 명언으로 시작하네요.



다이어리 북을 시작하기 전에 간단한 사용설명서를 숙지하면 보다 유용하게 다이어리북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다이어리에는 자신의 일상을 적으면 되는데요, 일정한 마크 옆에는 그에 맞는 글을 써주셔야 합니다. 난 왜 이런 감정을 느꼈는지, 그 감정은 참아야 하는 것인지 무시해야 하는지, 해소해야 하는지.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죠.



샘플페이지를 보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데 식욕을 참지 못하는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고 있네요. 모래시계와 슬리퍼, 마개는 각각 인내해야 할 감정, 무시해야 할 감정, 분출해야 할 감정을 의미합니다. 글쓴이는 나름대로 먹방을 보며 참으려다가 역효과가 나와서 식욕의 파괴력을 인정하고 성공에 대한 각오를 다지고 있네요.



이제 룰을 이해했다면 남은 것은 직접 써보는 것이죠. :)



중간 중간 송작가의 욕중진담이라고 해서 짧은 글이 있습니다. 술에 취해 하는 말은 취중진담이니까, 목욕 중에 하는 말은 욕중진담이 맞겠네요. ㅎㅎ



또한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과 그 모습을 만들기 위한 나의 꿈들을 정리합니다. 이 글들은 산만하게 펼쳐진 일상 사이에서 꿈으로 가는 길을 잃지 않게 만들어주는 나만의 등대가 되어주겠죠.



다이어리의 맨 마지막 페이지에 수료증이 있습니다. 그 동안 다이어리를 열심히 써온 편인데, 끝까지 채운 적은 한 번도 없는 것 같거든요. 정말 자신의 꿈을 기록하는 일을 이렇게 꾸준히 해 낸 사람이라면 수료증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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