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프로파간다 - 안전신화의 불편한 진실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20
혼마 류 지음, 박제이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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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원전이 어떻게 일본국민들에게 안전하다고 알려지게 되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세력이 어떻게 움직여서 어떤 정보를 선택 제공했는지, 원전 안전신화의 불편한 진실에 대해 추적한 책, 원전 프로파간다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일본의 지성을 읽는 이와나미 문고 20번째 책이에요. 이와나미 문고는  이와나미문고에서 출간하는 지식·교양 시리즈인데요,정말 좋은 책이 많습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지진대국에 어떻게 그 수많은 원전이 건설될 수 있었을까요? 일본 원전에 대해 끊임없이 분석해 온 혼마 류 씨의 문제제기를 읽는 순간 저 역시 '그러고보니?'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 역시 일본 원전은 안전하다고 믿고 있었는데요, 그런 생각을 하게 된 배경에는 일본 원전에 방문했던 경험이 컸습니다. 원전문제는 정부와 원자력발전소, 그리고 국민간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니 정말 많은 세력이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 40년이라는 시간 동안 원자력 무라가 어떤 방법으로 원전 신화를 믿게 했는지를 설명하고 그것을 실행한 주체자와 협력자, 나아가 그 수법과 사례를 소개한다



결국 원전 신화를 믿게 하기 위해 대대적인 프로파간다가 시행됐다는 주장이에요. 이를 저자는 '원전 무라'라고 명명하는데요, 우리에게는 '원전 마피아'라는 단어가 더 익숙할 것 같습니다.



대량 광고는 겉으로는 국민에게 원전을 알리는 목적을 지녔지만 한편으로는 거액의 광고비를 받는 언론에 바치는 뇌물과도 같은 성격을 띠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저자가 지목하는 범인이 바로 광고에요. 생각해보면 광고와 프로파간다의 차이가 별로 없잖아요? 엄청난 예산이 광고대행사로 흘러들어갔고, 이는 국민에게 원전을 알림과 동시에 언론에 대한 뇌물의 형태를 띄게 되었다고 합니다. 읽어보면 우리나라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이 들어서 더 꼼꼼하게 읽게 되더라고요.



이 책은 프로파간다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그것이 1968년도부터 현재까지 어떻게 일본국민들에게 스며들어갔는지에 대해 설명하는데요,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단순한 설명에 도표가 많아 지루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기우였어요. 이는 요즘 우리나라도 원전에 대한 이슈가 계속되고 있고 저 역시 관심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반적으로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명료하고 나머지는 데이터입니다. 원래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는 법이잖아요? 이 책을 읽으면서 원전마피아들이 어떤 행동을 하게 될지에 대한 수를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첫번째는 금액의 거대함이다. 두 번째로 놀라운 점은 이들 광고비의 기초 자금이 모두 이용자에게 걷은 전기요금이었다는 사실이다



일본의 원전은 이용자들에게 걷은 전기요금으로 막대한 광고비를 집행합니다. 원전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전기요금을 통해 원전 홍보에 기여한 셈이죠. 사실 독점으로 공급되는 원전이 막대한 광고비를 집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민들은 어쩔 수 없이 광고비가 포함된 요금을 내야 하고, 이에 대해서는 대안도 없으며, 또 다른 회사를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렇다면 이 원전 프로파간다의 사령탑은 누구였을까요? 이를 밝히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정부와 행정기관, 전력회사 및 산하기업, 원전 제조업체 및 주변기업, 원자력 관련 연구기관, 언론, 광고대행사들이 얽히고 섥힌 일이니까요. 심지어 이들의 월급 및 대출을 처리하는 금융기관도 원전 프로파간다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이 모든 기관들의 이해관계가 엮이면서 원전은 안전한 것이 아니라 안전해야 하는 것이 된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원전은 남녀노소에 맞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했고, 또 엄청난 자본력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원전의 안전성은 광고로, 영화로, 책으로, 퀴즈프로그램으로, 다큐멘터리로 다양하게 퍼져나갔고, 국민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났구요.



그렇게까지 절대 안전하다고 큰소리치며 청정하다는 등의 환상을 뿌려왔는데 사고가 일어나자 그 증거를 지워야 할 정도로 자신들의 말에 책임도 자부심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돈에 혼을 팔아서 쉽게 만들어온 작품들은 자금이 끊기자 인연도 끊긴 것처럼 깔끔하게 어둠속에 묻혀 버렸다. 그곳에는 열렬하게 국민을 '설득해온' 책임감도 사명감도 없었다



처음 후쿠시마에 원전사고가 일어났을 때 방송인들이 보인 태도를 보면서 의아한 적이 있었는데요, 이 책을 보니 왜 그렇게 많은 방송에서 방사능의 폐해에 대해 안전하다고 이야기했는지 알겠더라고요. 전방위적인 프로파간다가 진행된 상황에서 누군가에겐 안전해야 했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안전하다고 믿었을 테죠. 그래서 해당 지역의 농산물을 먹는 퍼포먼스까지 용감하게 진행할 수 있었을테고요. 그러나 이러한 행동을 한 방송인들이 내부피폭으로 인해 사망하면서 공포심은 더욱 커지기도 했습니다.




규슈전력은 홈페이지상에서 그다지 적극적인 원전 PR을 하지 않고 있으며 지역 신문에도 광고를 내지 않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최초의 재가동이라는 점에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아 지역에서의 반대 운동도 일었기에 잘못 PR했다가는 더 큰 반감을 살 테니 그저 조용히 재가동을 추진하는 게 상책이라고 판단한 것이리라



이 부분을 읽으면서 광고를 하는 것도 프로파간다이지만, 또 광고를 하지 않는 것도 전략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원전은 사람들의 약한 부분을 계속 파고들면서 안전을 외치고 있고, 그 사이에 우리의 세금은 계속 나가고 있습니다. 원전을 반대하더라고 말이죠!



저자는 정부나 도쿄전력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도 후쿠시마 제1 원전 사고의 수습과 원인 규명, 나아가 현재까지도 피난 생활을 해야 하는 사람들의 생활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이며 현 상황을 추인하는 리스크 커뮤니케이션 따위를 행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기업이 아닌 공공성을 가진 정부기관의 경우,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자신의 이미지 관리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도 얼마 전 영화 판도라가 개봉하면서 원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신고리원전 공사가 주민투표에 의해 재개되었죠.



카페에서 책을 한참 읽고 있는데 긴급재난문자가 왔습니다. 포항에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문자였습니다. 잠시 후 여진에 대한 문자가 또 왔구요. 포항은 이번에 건설재개된 신고리원전이 있는 울산과 가까운 곳이기도 합니다. 이번 원전에도 신고리원전은 이상이 없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원전 프로파간다를 읽은 후라 그러한 보도에 신뢰를 갖지 못하겠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일본의 문제를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이야기한다고 해요. 일본 원전에 대한 정보는 일본 내에서야 공론화되는 문제겠지만 외국에서는 잘 모르는 문제잖아요? 제가 이 책을 보고 원전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된 것처럼 외국에서도 저자의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보고 문제를 알게 될 수도 있겠죠. 또한 일본 방송에서 원전에 관해 어떤 뉴스가 나왔는지를 공유하면서 전세계의 전문가들과 정보의 시시비비 문제를 논의해볼 수도 있을테고요.



이와나미문고 시리즈 중에 읽은 책이 세 권이네요. 앞으로도 이 시리즈의 책은 눈여겨 볼 생각입니다. 괜찮은 책이 정말 많거든요. 특히 이 시기에 원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준 이 책을 이웃분들께도 추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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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겨서 미안해
이지은 외 지음 / 도서출판 소나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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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겨서 미안해라니! 뭔가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는 제목같기도 하면서 제목처럼 투박한 표지. 첫 인상부터 못생겨서 오히려 더 눈에 띄는 책을 만났습니다. 이 책은 40대의 여성 5명이 또박또박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에세이 책이에요.



표지가 정말 투박하게도 하얀 표지에 보라색 그라데이션, 그리고 글자가 전부입니다. 이쯤되면 미안한게 작가인지 책인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치과위생사, 요가강사, 상담전문가, 캘리그래퍼, 작가로 살고 있는 5명의 40대 여성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낸 책입니다. 전혀 못생기지 않은 작가들인데, 도대체 왜 그런 고백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아요.



20대에 기대했던 나의 마흔은 몸도 마음도 여유로와서 당당히 쉴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프롤로그를 보면 말이죠. 20대에는 청춘이 영원할 것 같지만, 순식간에 30대가 되고 나면 어느 새 나의 노년이 생각보다 빠르게 올 것 같은 불안함이 엄습하는데요, 그 불안함의 실체를 마주하기 전에 20대와 같은 사고로 맞이하는 나이가 40대인 것 같습니다.





그 흔해빠진 고추 하나 달고 태어나지 못해서

엄마의 뼈 시린 시간들을 이해하는데 너무 오래 걸려서

아직은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용기가 없는 말을 글로 남겨본다.

엄마 못생겨서 미안해




그 동안 유명인의 에세이는 사생활을 몰래 보는 재미라도 있는데, 일반인의 에세이는 크게 와닿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삶에서 느끼는 것이 색다를 게 없다보니 다들 하는 얘기가 비슷비슷한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이 책의 첫 에피소드인 절대 못생기지 않은 이지은 작가님의 못생겨서 미안해를 읽으면서 정말 빠져들어서 읽었습니다. 솔직한 이야기가 주는 힘이 이렇게나 클 줄이야.



준비되지 않은 결혼생활을 하게 된 것도 서러운데 아들을 낳지 못해 구박받던 며느리의 막내딸로 태어난 이지은 작가는 원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구박덩이로 자라나게 됩니다. 그렇게 무너진 자존감으로 자라면서 혼자만의 힘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진짜 눈물겨워요. 멋있기도 하고요. 얼굴도 모르는 독자지만 물개박수로 응원하고 있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어지는 분입니다.



이미 첫인상부터 좋았기 때문에 다른 작가분의 글도 좋은 감정으로 읽었습니다. 중간 중간 예쁜 사진과 좋은 글귀들이 마음을 다스려주는 듯한 기분도 들었고요.



다섯 명의 작가가 쓴 글인만큼 글마다 느낌도 다르고 스타일도 다릅니다. 캘리그라피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마야 작가는 시처럼 짧은 글에 자신의 캘리그라피를 담았어요.



작가마다 글 말미에 에필로그를 담았습니다. 에필로그를 읽을 때 쯤엔 이미 옆집 사는 아는 언니처럼 느껴져서 책을 내는 데까지 얼마나 큰 용기와 인내가 필요했는지에 대해 공감하고 감동하게 되더라고요.



행복은 가까운 사람이 잘 사는 모습을 보는 것이라고 하잖아요? 이 책은 그렇게 5명의 사람들이 가까운 사이의 언니가 되어 나보고 "잘 살고 있어"라고 응원해주면서 "나는 이렇게 살아왔어"라고 이야기해주는 기분이 듭니다. 40대면 저랑 나이차이도 크게 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삶의 방식이 정말 달라서 놀랍기도 했지만, 사실 동갑도, 저보다 어린 사람들도 저마다의 삶이 있는 게 인생이잖아요? 각자의 인생을 응원하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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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도 목욕이 필요해 - MIND BATH DIARY
송태준 지음 / 더로드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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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고양이가 온천을 하고 있는 표지가 인상적입니다. 사실 표지만 보면 다이어리라는 생각보다는 에세이집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제 이 책에 나만의 에세이를 채워나가게 되겠지만 말이에요.



이제 삼색 펜 한 자루를 준비하고 내 마음 속에 물을 받아 묵은 감정을 씻고 새로운 감정을 채워나가는 여정을 시작해볼까요? :) 운명의 주인은 마음의 선장이 되라는 윌리암 어네스트 헨리의 명언으로 시작하네요.



다이어리 북을 시작하기 전에 간단한 사용설명서를 숙지하면 보다 유용하게 다이어리북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다이어리에는 자신의 일상을 적으면 되는데요, 일정한 마크 옆에는 그에 맞는 글을 써주셔야 합니다. 난 왜 이런 감정을 느꼈는지, 그 감정은 참아야 하는 것인지 무시해야 하는지, 해소해야 하는지.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죠.



샘플페이지를 보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데 식욕을 참지 못하는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고 있네요. 모래시계와 슬리퍼, 마개는 각각 인내해야 할 감정, 무시해야 할 감정, 분출해야 할 감정을 의미합니다. 글쓴이는 나름대로 먹방을 보며 참으려다가 역효과가 나와서 식욕의 파괴력을 인정하고 성공에 대한 각오를 다지고 있네요.



이제 룰을 이해했다면 남은 것은 직접 써보는 것이죠. :)



중간 중간 송작가의 욕중진담이라고 해서 짧은 글이 있습니다. 술에 취해 하는 말은 취중진담이니까, 목욕 중에 하는 말은 욕중진담이 맞겠네요. ㅎㅎ



또한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과 그 모습을 만들기 위한 나의 꿈들을 정리합니다. 이 글들은 산만하게 펼쳐진 일상 사이에서 꿈으로 가는 길을 잃지 않게 만들어주는 나만의 등대가 되어주겠죠.



다이어리의 맨 마지막 페이지에 수료증이 있습니다. 그 동안 다이어리를 열심히 써온 편인데, 끝까지 채운 적은 한 번도 없는 것 같거든요. 정말 자신의 꿈을 기록하는 일을 이렇게 꾸준히 해 낸 사람이라면 수료증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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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모르는 그에게 - 세계 최고의 관계 연구소 러브랩이 전하는 남녀관계의 비밀
존 가트맨 외 지음, 정미나 옮김 / 해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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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재미있는 남녀관계에 대한 책을 읽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연구소 러브랩이 전하는 남녀관계의 비밀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인데요,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고개를 끄덕였는지 말이죠! 물론 이 책의 올바른 사용법은 남자가 읽게 하는 것이지만 말이에요.



부부 및 관계 치료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존 가트맨 박사와 심리치료사 줄리 슈워츠 가트맨이 함께 쓴 책입니다. 존 가트맨이 창설한 러브랩은 40여 년 동안 3000쌍이 넘는 부부를 관찰하고 데



20세기에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게 온 여자'를 읽었다면 21세기에는 이 책을 읽으래요. 하지만 더 중요한 말은 그 아래 있습니다. 내 인생의 남자에게 반드시 선물해야 할 책이라는 것이죠.



실제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녀관계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은 관계에서 남성의 역할이라고 합니다. 바로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는 남녀 관계가 어떻게 풀려나갈지를 좌우할 힘은 남자에게 있다는 것이거든요. 한마디로 이 책을 제발 남자들이 읽으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사거나 빌린 남자에게는 박수를 보내고, 이 책을 산 여자에게는 남자의 눈에 잘 띄는 곳에 이 책을 놓으라고 이야기해요. 



사실 이런 머릿말이 이해도 가는 것이, 예전에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로 독서토론을 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 책의 이야기가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그 책을 읽은 모든 여자들이 그런 측면이 있다고 답한 반면, 남자들은 모두 말도 안된다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어요. 그런데 그 책에서 이야기하는 핵심 내용 중에 하나가 남자들은 남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이었거든요. 그런 점에서 인상적인 독서토론이었습니다.



이 책은 여자를 잘 유혹할 수 있는 스킬을 알려주는 책은 아닙니다. 다만 남녀 관계가 좀 더 깊어지고 개선될 수 있도록 조언하는 지침서라고 할 수 있어요. 전적으로 남성을 청자로 설정하고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그래서 책의 제목도 '그녀를 모르는 그에게'죠.



그녀를 이해하기, 그녀와 데이트하기, 그녀와 연애하기, 그녀와 사랑나누기, 그녀와 더불어 살아가기, 평생 그녀만 사랑하기. 이렇게 6개의 챕터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여성들은 아마도 '맞아맞아! 정말이야!'라면서 고개를 끄덕일 것이고, 남자들은 '불공평해! 왜 남자만 그래야 해!'라고 투덜거릴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 책에서 말하는대로 행동하면 여자들에게 큰 신뢰를 받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연애 고수는 밀당하지 않고 조율한다는 말도 좋았어요. 결국 남녀관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머리쓰는 것이 아닌, 상대를 진심으로 배려하고 서로의 입장차이를 대화를 통해 풀어가면서 조율하는 것이 오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팁이라면 팁일 수 있는 것이죠.



그렇게 말해도 못알아듣는 남자들을 위해 원포인트 레슨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바로 만점남이 되기 위한 팁과 빵점남이 되는 방법을 적어놓은 것이죠. 책 중간 중간 삽입된 그립들도 유머러스하고 재미있습니다. 



외국에 가면 말이 안 통하는 사람들과 대화하기 위해 바디랭기지를 쓰거나 미리 공부를 해서 몇마디를 외워가잖아요? 그 나라의 말을 쓸 수 있다면 좋구요. 남녀간의 관계에도 그 정도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여자들은 남자를 덩치크고 수염난 여자라고 생각하고 대화하면 안되고요, 남자들은 여자를 덩치작은 남자라고 생각하고 대화하면 안됩니다. 서로 다른 성에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언어를 습득해야 합니다.



여자가 불평을 할 때 대답해야 할 말은 공식처럼 외우세요. "당신 지금 기분이 정말 안 좋은 것 같은데, 나한테 얘기해봐. 당신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기분인지 알고 싶어." 이렇게 여성을 배려하며 대화를 시작하다보면 사랑이 꽃피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관계를 이끌어나가는 건 남자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신호를 보내는 건 여자니까요. 여자의 신호를 눈여겨 보세요.



특히 4가지 태도는 81% 확률로 결혼생활을 끝낼 수 있습니다. 바로 비난, 방어, 경멸, 담쌓기의 태도를 말하는데요, 상대를 비난하거나 경멸하고, 방어기제를 보이고, 대화에 담쌓는 순간 아름다웠던 결혼생활은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상당히 많은 부분을 할애해서 스킨십과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남녀 관계에서 여자들이 서운한 부분이 신뢰에 대한 부분이라면, 남자들이 서운해 하는 부분은 스킨십과 관계에 대한 부분이래요. 그에 대한 시각 역시 어떻게 하면 여자들과 더 만족스러운 관계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합니다. 그 중 6초 키스는 재미있었어요. ㅎㅎ 키스는 6초 이상 해야 옥시토신이 분출되어 관계가 좋아진대요.



결과적으로 이 책이 말하는 바는 하나입니다. 헌신하는 남자가 더 오래, 더 잘 산다는 것이죠. 남성 여러분, 두 전문가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세요, 제발! 연애를 시작하는 남녀나 신혼부부가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서로를 이해함으로써 보다 더 좋은 관계로 행복하게 사는 것만큼 좋은 게 또 어디있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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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만드는 도쿄 인기 브런치 40
HitoBito 지음, 노인향 옮김 / 미호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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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 출판사의 신간, 집에서 만드는 도쿄 인기 브런치 40을 읽었습니다. 이 책을 본다고 집에서 뚝딱 브런치를 만들어낼 수는 없겠지만, 확실히 눈요기가 돼서 대리만족이 됩니다.



책이 굉장히 얇고 약간 잡지같은 편집이에요. 책부터 남달라 보인달까요? 오픈 3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먹는 오모테산도 핫 플레이스 '브레드 에스프레소 앤'의 레시피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빵이랑 쿠키는 진짜 신기한 것 같아요. 똑같은 재료로 만들어도 만드는 사람마다 맛이 다르니 말이에요.



주식회사 히토비토가 쓰고 노인향 씨가 번역을 했습니다. 브래드에스프레소는 홈페이지(http://www.bread-espresso.jp)도 있네요. 들어가보니까 매장이 진짜 많아요- 



홈페이지가 일본어로 되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이미지로 되어 있기 때문에 크게 어렵진 않습니다. 그런데 볼게 많은 홈페이지는 아니에요 ㅎㅎ매장을 클릭하면 그 매장의 메뉴가 있습니다. 약간 매장소개 페이지 같아요.



샌드위치와 프렌치 토스트, 크로크뮤스와 빵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사이드메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샌드위치는 왠지 따라해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말이에요. >_< 



무엇보다 상세히 소개하는 것은 샌드위치를 만드는 데 기본이 되는 빵입니다. 이 책을 통해 빵이 이렇게 다양한 줄 처음 알았어요. 그런데 보니까 다 먹어봤던 빵들. 생각해보면 훨씬 더 많겠죠? 여기서 소개된 빵들은 샌드위치나 프렌치토스트에 활용하면 좋을 기본빵들이에요.



샌드위치는 특별히 만드는 법이 어렵진 않습니다만, 책과 같은 비쥬얼을 만드는 건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 샌드위치 과정을 수강한 적이 있는데요, 어떤 재료를 믹스매치 하느냐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특별히 어렵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노하우가 필요한 메뉴가 샌드위치인 것 같아요.


   

달걀 듬뿍 샌드위치나 팥 크림치즈 샌드위치처럼 간단한 재료만으로도 예쁘게 만들 수 있는 걸 보면 진짜 요리는 정말 센스의 문제인 것 같아요 ^^



프렌치 토스트 정도는 따라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비쥬얼을 보니 이것 역시 눈으로 대리만족해야 할 것 같습니다.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지는 것이 빵의 매력인 것 같아요.



빵과 함께 에스프레소에 관한 이야기도 비중있게 다뤄집니다. 저는 빵은 잘 모르지만 커피엔 관심이 많아서 눈여겨봤는데요, 결과적으로는 생두부터 엄선해 정선스럽게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한다는 기본적인 이야기가 있네요. 역시 모든 음식의 기본은 좋은 재료와 정성스러운 요리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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