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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모르는 그에게 - 세계 최고의 관계 연구소 러브랩이 전하는 남녀관계의 비밀
존 가트맨 외 지음, 정미나 옮김 / 해냄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오랫만에 재미있는 남녀관계에 대한 책을 읽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연구소 러브랩이 전하는 남녀관계의 비밀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인데요,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고개를 끄덕였는지 말이죠! 물론 이 책의 올바른 사용법은 남자가 읽게 하는 것이지만 말이에요.
부부 및 관계 치료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존 가트맨 박사와 심리치료사 줄리 슈워츠 가트맨이 함께 쓴 책입니다. 존 가트맨이 창설한 러브랩은 40여 년 동안 3000쌍이 넘는 부부를 관찰하고 데
20세기에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게 온 여자'를 읽었다면 21세기에는 이 책을 읽으래요. 하지만 더 중요한 말은 그 아래 있습니다. 내 인생의 남자에게 반드시 선물해야 할 책이라는 것이죠.
실제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녀관계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은 관계에서 남성의 역할이라고 합니다. 바로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는 남녀 관계가 어떻게 풀려나갈지를 좌우할 힘은 남자에게 있다는 것이거든요. 한마디로 이 책을 제발 남자들이 읽으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사거나 빌린 남자에게는 박수를 보내고, 이 책을 산 여자에게는 남자의 눈에 잘 띄는 곳에 이 책을 놓으라고 이야기해요.
사실 이런 머릿말이 이해도 가는 것이, 예전에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로 독서토론을 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 책의 이야기가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그 책을 읽은 모든 여자들이 그런 측면이 있다고 답한 반면, 남자들은 모두 말도 안된다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어요. 그런데 그 책에서 이야기하는 핵심 내용 중에 하나가 남자들은 남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이었거든요. 그런 점에서 인상적인 독서토론이었습니다.
이 책은 여자를 잘 유혹할 수 있는 스킬을 알려주는 책은 아닙니다. 다만 남녀 관계가 좀 더 깊어지고 개선될 수 있도록 조언하는 지침서라고 할 수 있어요. 전적으로 남성을 청자로 설정하고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그래서 책의 제목도 '그녀를 모르는 그에게'죠.
그녀를 이해하기, 그녀와 데이트하기, 그녀와 연애하기, 그녀와 사랑나누기, 그녀와 더불어 살아가기, 평생 그녀만 사랑하기. 이렇게 6개의 챕터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여성들은 아마도 '맞아맞아! 정말이야!'라면서 고개를 끄덕일 것이고, 남자들은 '불공평해! 왜 남자만 그래야 해!'라고 투덜거릴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 책에서 말하는대로 행동하면 여자들에게 큰 신뢰를 받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연애 고수는 밀당하지 않고 조율한다는 말도 좋았어요. 결국 남녀관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머리쓰는 것이 아닌, 상대를 진심으로 배려하고 서로의 입장차이를 대화를 통해 풀어가면서 조율하는 것이 오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팁이라면 팁일 수 있는 것이죠.
그렇게 말해도 못알아듣는 남자들을 위해 원포인트 레슨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바로 만점남이 되기 위한 팁과 빵점남이 되는 방법을 적어놓은 것이죠. 책 중간 중간 삽입된 그립들도 유머러스하고 재미있습니다.
외국에 가면 말이 안 통하는 사람들과 대화하기 위해 바디랭기지를 쓰거나 미리 공부를 해서 몇마디를 외워가잖아요? 그 나라의 말을 쓸 수 있다면 좋구요. 남녀간의 관계에도 그 정도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여자들은 남자를 덩치크고 수염난 여자라고 생각하고 대화하면 안되고요, 남자들은 여자를 덩치작은 남자라고 생각하고 대화하면 안됩니다. 서로 다른 성에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언어를 습득해야 합니다.
여자가 불평을 할 때 대답해야 할 말은 공식처럼 외우세요. "당신 지금 기분이 정말 안 좋은 것 같은데, 나한테 얘기해봐. 당신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기분인지 알고 싶어." 이렇게 여성을 배려하며 대화를 시작하다보면 사랑이 꽃피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관계를 이끌어나가는 건 남자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신호를 보내는 건 여자니까요. 여자의 신호를 눈여겨 보세요.
특히 4가지 태도는 81% 확률로 결혼생활을 끝낼 수 있습니다. 바로 비난, 방어, 경멸, 담쌓기의 태도를 말하는데요, 상대를 비난하거나 경멸하고, 방어기제를 보이고, 대화에 담쌓는 순간 아름다웠던 결혼생활은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상당히 많은 부분을 할애해서 스킨십과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남녀 관계에서 여자들이 서운한 부분이 신뢰에 대한 부분이라면, 남자들이 서운해 하는 부분은 스킨십과 관계에 대한 부분이래요. 그에 대한 시각 역시 어떻게 하면 여자들과 더 만족스러운 관계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합니다. 그 중 6초 키스는 재미있었어요. ㅎㅎ 키스는 6초 이상 해야 옥시토신이 분출되어 관계가 좋아진대요.
결과적으로 이 책이 말하는 바는 하나입니다. 헌신하는 남자가 더 오래, 더 잘 산다는 것이죠. 남성 여러분, 두 전문가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세요, 제발! 연애를 시작하는 남녀나 신혼부부가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서로를 이해함으로써 보다 더 좋은 관계로 행복하게 사는 것만큼 좋은 게 또 어디있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