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게 뭐라고
장강명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게 뭐라고>, 장강명 지음, arte, 2020


<, 이게 뭐라고>는 동명의 북 팟캐스트를 진행한 장강명 작가가 , 이게 뭐라고를 진행하는 과정에 대한 일기와 같은 에세이집이다. 북 팟캐스트에는 담기지 않은 이야기와 생각들이 담겨 있다.


책 소개 프로그램 출연자들이 모두 책을 읽고 진행하는 것은 아니라는 방송 이면의 이야기와 올해의 책 선정이 소수의 편향에 의해 좌우되거나,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이야기, 갈수록 좁아지는 독자층으로 인해 문학이 소수 취향에 갇혀 갈라파고스화 될 것이라는 이야기 등 방송, 출판, 문학계의 보이지 않는 무대 뒷이야기는 무척 흥미로웠다.


<, 이게 뭐라고>에도 팟캐스트에서 소개된 책들도 소개하고 있는데, 소개된 모든 책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소개된 모든 책을 읽고 싶게끔 밀도 있게 소개한다. 그리고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활용한 온라인 독서 토론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독서토론을 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인 듯해 꼭 실천해보고 싶다.


발췌독이나 독서 권태기를 묻는 배경에는
공통적으로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다
부담감과 초조함이 있는 듯하다.
이런 고민은 책을 많이 읽는 게 자랑거리라는 허영심과도 연결된다.
책에서 원하는 부분만 찾아 읽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런데 그렇게 몇몇 대목만 훑은 책을
읽었다고 주장하면 사소하기는 해도 기만이다.
자신을 향해서든, 남을 향해서든(104)


읽고 쓰는 우리도 소통을 원한다.
그런데 말하고 듣는 세계의 거주자들과 달리
우리의 소통 대상은 현재에 있지만은 않다.
우리는 읽으며 과거와 대화한다.
우리는 쓰면서 미래로 메시지를 보낸다.
그때 우리는 현재와 싸울 수 밖에 없다.(228)


부족한 독서 내공에 좌절하기도 하지만, ‘읽으며 과거와 대화하고 쓰면서 미래로 메시지를 보낸다는 이야기에 공감하며, 오늘도 과거와 대화하기 위해 책을 펼친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격차 : 리더의 질문 - 위기와 기회의 시대, 기업의 길을 묻다
권오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격차 리더의 질문>, 권오현 지음, 쌤앤파커스, 2020


현재를 저성장이 일반화된 뉴노멀의 시대라 하기도 하고,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해서 우리의 삶이 빠르게 변할 것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기업의 경영 방식은 여전히 매출액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이라는 단기적 재무성과를 극대화하는 것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기업이 영속하기 위해서는 이익이 나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세상이 변하는 만큼 이익만을 추구하는 약탈적 기업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기업도 지속가능하지 않다. 그래서 최근의 경영 화두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중심의 지속가능경영이다.


기존의 방식에 무언가 새로운 것을 더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 믿었다. 단지 현재의 내가 그 방법을 모를 뿐이라 생각했다. 삼성전자 최고 전문경영인 권오현 회장의 신간 <초격차 리더의 질문>에서 새로운 시대, 새로운 환경에 맞는 경영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일성은 그간 내가 찾는 방법이 번지수가 틀렸음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산업화 시대의 성공 모델이 4차 산업 혁명 시대에도
작동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감독이라도 같은 작전으로
계속 우승을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환경에 맞는 경영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69)


<초격차 리더의 질문>2016년에 출간된 <초격차>의 후속작이다. <초격차> 출간 후 주변으로부터 받은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새롭게 출간했다고 하니 <초격차>의 확장판이라고 할 수도 있다.


새로운 시대초격차역량을 갖춘 기업이 되기 위한 리더의 역할과 새로운 방법을 찾은 혁신의 방법, 그리고 이를 달성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 실수하지 않는 것이 유능한 것이라는 생각에 새로운 시대에도 과거를 답습하고 있는 리더들에게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이 어떤 것인지 핵심을 짚어준다.


우리는 산업화 시대에 경험했던 성공의 함정에 빠져
아직도 현재의 경영 방법과 방식으로
어떤 난관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만심 혹은 무지에 빠져 있다고 생각합니다.(33)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획기적인 탄소배출 감소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경영에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39)


구성원들이 게을러서 조직이 망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경영이 어렵다고, 위기라고 계속 말하면 임직원도 처음에는 긴장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똑 같은 말에 내성이 생겨 무감각하게 받아들입니다.(39)


위기 상황이나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경우에는
3
, 즉 시간, 공간, 인간 중에서
최소한 하나라도 바꾸어야 합니다.(40)


성공한 기업가의 책은 보통 자신의 성공 무용담 일색이라 애써 찾아 읽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초격차>도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삼성 찬양 일색의 내용이지 않을까도 경계했다. 삼성전자에서 오래도록 몸담았으니 당연히 삼성에서의 사례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삼성 찬양 일색은 아니다. 오히려 전문 경영자로써 깨닫게된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 혁신, 조직문화에 대한 지혜를 전해주고 있다.


위기는 우리가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습니다.
건설은 오래 걸리지만 파괴는 순식간에 이루어지듯이
위기는 빠르게 진행됩니다.(
)
많은 리더들은 대응책을 검토한다며 시간을 보내고
실행을 주저하다 극복할 기회를 잃어버립니다.
위기 상황에서는 절대로 우유부단해서는 안 됩니다.(42)


인물을 평가할 때는 기본적으로 2가지를 봐야 합니다.
능력과 그릇입니다. 능력은 지식의 영역이고, 그릇은 지혜의 영역(59)


리더가 능력이 부족하면 생존에 문제가 있고,
그릇이 작으면 성장에 한계가 있으며
많은 병폐를 남기면서 미래를 망칩니다.(60)


지식은 배움과 기억만으로 축적될지 모르지만,
지혜는 스스로 생각하고 성찰하여 자신만의 철학을 구축해야 얻을 수 있습니다.
즉 시간이 걸리고 경험이 필요한 것입니다.(62)

공정성에 대한 판단은 제도를 만든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251)


혁신은 단호하게 실행해야 합니다.
혁신을 시도할 때는 리더도 두려워하지만
그와 관련된 조직의 구성원들은 더욱 두려워합니다.(
)
그 순간에는 모두가 항상 유혹에 빠집니다.
너무 위험하니 시험 삼아 일부 부서에서 일정 기간 해보다가
잘되면 확대하자는 식입니다.
그럴듯하지만 그렇게 해서 성공한 혁신 사례는 없을 것입니다.(188)


애벌레가 고치로 변신해 나비가 되듯 목숨 걸고 도전하는 것이 혁신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간 말로만 변화와 혁신을 이야기한 것은 아닌가 돌아보게 된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방법으로 도전하는 리더만이 초격차를 가질 수 있음을 깨닫는다.


아직도 실수를 피하려고 모든 시간을 관리하는 데만 쏟는 사람이
유능한 인재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인재가 과거에는 유능한 경영자였을 모르나
현시대의 상황에서는 발전의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저는 그런 유의 경영자를 전문 경영자라고 부르지 않고,
전문 관리자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관리자 중 최고로 관리를 잘하는 사람이지요.(34)


애벌레가 크는 것은 개선이지만
고치로 변신하는 것은 혁신입니다.
개선만 하는 것은 계속 애벌레로 남는 것과 같습니다.(
)
혁신은 목숨을 걸고 도전하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개선은 실무자가 하는 것이고
혁신은 리더가 주도해야만 하는 것입니다.(132)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빠와 손잡고 웅진 모두의 그림책 33
전미화 지음 / 웅진주니어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빠와 손잡고>, 전미화 지음, 웅진주니어, 2020



부모는 새벽에 일을 나가고 오빠와 둘이 남은 주인공 소녀는 둘이서 밥 먹고, 씻고, 놀러간다. 자연을 벗삼아, 서로를 친구 삼아 놀던 아이들은 귀가해 불이 켜져 있는 집을 보고, 엄마가 온 것이라 기뻐하며 뛰어 갔는데, 중장비를 동원한 철거반이 들이닥친다. 여행용 가방 뿐인 단촐한 살림을 이끌고 가족은 이내 더 높은 곳으로 이사를 간다.


새벽에 출근하는 맞벌이 가정에 홀로 남겨진 아이들. 꽃과 나무, 구름을 포함에 세상은 온통 어두운 색이지만, 아이의 시선으로 꽃과 나무는 웃음을 짓고 있어 어둡지 많은 않다. 검은 세상에 유일하게 색을 가진 건 오빠의 파란 모자와 주인공의 노란 원피스다.



책 소개를 보기 전에 읽었을 때는 회색 빛으로 그려진 세상이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맞벌이를 위해 아이들을 홀로 남겨 둘 수밖에 없는 불안한 일상을 살아가는 철거민 가족의 이야기임을 되고 다시 읽으니 회색 빛으로 그려진 세상이 눈에 띄고, 파란 모자와 노란 원피스와 대비되어 더 어둡게 느껴졌다.


도시의 화려함에 가려진 불안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이들이 있음을, 주인공 소녀의 시선을 통해 회색 빛에도 희망이 있음을 일깨워주는 그림책이다. 내가 바라본 세상은 어떤 색이며, 나는 어떤 색인지 묻게 된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법정에 선 수학 - 수학이 판결을 뒤바꾼 세기의 재판 10
레일라 슈넵스.코랄리 콜메즈 지음, 김일선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법정에 선 수학>, 레일라 슈넵스/콜랄리 콜메즈 지음, 김일선 옮김, 아날로그, 2020


누군가가 확률과 함께 발생할 혹은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면 꽤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진다. ‘이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합니다이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은 10억 분의 1입니다라는 이야기 중 후자의 발생 가능성이 더 희박하다고 느껴진다.


그동안 확률 계산의 오류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았다. 물론 통계를 검증할 능력이 내게는 없기도 하거니와 전문가에 의해 산출된 값이기에 의심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법정에 선 수학>을 통해 맹신에 가까운 통계에 대한 믿음을 깨트리는 계기가 되었다. 수학자도 통계 산출에 있어 실수이든 오해이든 오류를 범할 수 있고, 통계 산출 과정에 오류가 없어도 현실에 적용하는데 있어서는 적절하지 않은 경우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법정에 선 수학>은 부제처럼 수학이 판결을 뒤바뀐 세기의 재판 10’가지 사례를 다루고 있다. 통계 산출에 있어 독립적이지 않은 사건을 곱함으로써 결백한 사람을 범죄자로 만든 사건들과 숫자를 조작하지 않았음에도 전체적으로 왜곡되어 보이는 심슨의 역설을 보여주는 사건, 그리고 잘 알려진 폰지 사기 사건, 드레퓌스 사건을 다루고 있다.


확률은 본능적인 직관과 반대의 결과를 보여 주기도 한다.
설령 어떤 사건이 발생할 확률이 정확하게 계산되었더라도,
개개의 사건이 독립적이지 않다면
이들 각각의 확률을 곧바로 곱해서는 안 된다.(100)


명백한 증거는 없지만 상황 증거들로 계산된 확률은 이들이 범인임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로 보였다. 그러나 독립적이지 않은 사건을 곱하는 오류로 산출된 확률은 발생 빈도가 빈번한 사건을 매우 희박한 사건으로 보이도록 해 무고한 사람도, 그저 평범한 사람도 범죄자로 만들 수 있음에 놀랐다.


특정 간호사가 근무하는 시간에 사망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는 의심이 결국 명백한 살인의 증거가 없음에도 자연적으로 발생하기 어려운 확률이라며 살인죄로 기소된 루시아 더베르크 사건. 이 사건은 독립되지 않은 사건을 곱해서 구한 확률이 문제였다고 한다.


또한 어떤 사건이 일어난 후에 발생 확률을 계산하고 그 확률이 낮아서 일어나기 힘들다고 주장하는 것은 의미가 없음을 깨닫는다. 내 친구 A가 복권에 당첨이 되었는데, 복권에 당첨될 확률이 800만분의 1이라서 A가 복권에 당첨되기 힘들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A는 이미 복권에 당첨되었기 때문이다.


샐리 클라크에게 어떤 사건이 일어났고,
그런 사건이 일어날 확률은 7,300만분의 1이야.
그러니 그런 일이 저절로 일어났다고는 보지 않는 편이 합리적이야.
결국 샐리 클라크가 저지른 일임이 분명해.”(
)

복권이 100만장 팔렸고 X가 당첨되었다.
복권이 당첨될 확률은 100만분의 1 밖에 되지 않는데,
이렇게 낮은 확률의 사건이 자연히 발생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그러니 X가 뭔가 속임수를 저지른 것이다.”(
)
어떤 사건이 일어나고 난 뒤에 그런 사건이 일어났을 확률을 계산하고서는,
그런 일은 너무 확률이 낮아서 일어나기 힘들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복권 당첨은 누구나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는가.(193)


저자는 수학이 재판에 사용되는 것이 적절한 일인지 고민하면서 아직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수학적 지식이 부족한 배심원과 판사에게 제시된 수학은 이들에게 잘못된 믿음을 심어줌으로써 재판에 오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최근 DNA 분석 기법이 일반화되면서 다시금 수학이 법정에 등장하고 있는데, 수학이 재판에서 오용될 수 있음을 경계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학이 재판에서 오용된 사례를 담은 책을 계속 집필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후속작도 기대된다.


수학의 힘은 쎄다. 수학과 확률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수학에 대한 무지의 결과가 아닌가 싶다. 수학적 지식 혹은 수학의 오류 가능성에 대해 아는 것 만으로도 수학과 확률에 합리적 의심을 가질 수 있으리라 믿는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큐브의 모험 - 천재들의 장난감 ‘루빅큐브’의 기상천외 연대기
루비크 에르뇌 지음, 이은주 옮김 / 생각정원 / 2020년 9월
평점 :
품절


<큐브의 모험>, 루비크 에르뇌 지음, 이은주 옮김, 생각정원, 2020


80년대 처음 마주한 큐브. 여섯 면이 각각 같은 색깔로 맞춰져 있었다. 종으로 횡으로 3개씩 큐브가 움직이며 색이 섞이는 광경을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이리저리 능숙하게 섞는 친구의 손놀림에 경탄하며 홀린 듯 바라보았다. 다시 원래대로 여섯 면의 색을 모두 맞추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물음에 친구는 웃으며 맞출 수 없다고 했다.


자신은 한 면의 색깔만 맞출 수 있다고 했다. 못 맞추는데 왜 흩트렸냐고 했더니, 또다시 웃으며 한 쪽을 45도 비튼 후 모서리에 있는 큐브를 돌리니 쏙 빠졌다. 그렇게 큐브를 해체해서 여섯 면 색을 모두 맞췄다.


주변에 큐브를 가진 친구들은 많았으나, 여섯 면을 모두 맞출 수 있는 친구들은 없었다. 한 면 혹은 두 세면을 맞추는 것이 최대치였다. 그리고 모두 비틀어서 큐브를 해체해 맞추는 방법으로 여섯 면의 색을 모두 맞췄다.


그리고 2005년경 다시 마주한 큐브. 어릴 적 마주한 불가능의 벽을 깨고 싶었는지, 덜컥 주문을 했다. 블로그와 유튜브를 통해서 여섯 면을 모두 맞추는 방법을 따라했음에도 다 맞췄을 때는 희열을 느꼈다. 모두 맞기까지 2분이 걸리고, 이를 1분 내로 맞추기 위해 틈틈이 반복에 반복했다. 1분의 벽을 깨고 더 단축하고 싶었으나, 책장 한 켠에 고이 모셔져 잊혀졌다.


그런데 2020년 또 다시 큐브를 마주했다. 이번엔 책을 통해 마주했다. 큐브의 생김새가 단순해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1974년에 발명되었고, 발명자가 아직 살아있으며, 그가 큐브에 대한 책, <큐브의 모험>을 펴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이자 루빅큐브를 발명한 루비크 에르뇌는 1974년에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면서 또 따로 움직이는 물체를 만드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루빅큐브를 발명했다고 한다. 건축가이자 디자인학과 교수인 루비크 에르뇌가 루빅큐브를 세상에 내놓기까지의 과정과 8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성공한 후 다시금 판매가 저조했다가 다시금 도약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담겨있다.


유행은 열기와 같다.
열은, 결국 식기 마련이다.
열풍의 한가운데에 있을 때에는 그 누구도
5
, 10년 후 일어날 일에 대해 전략적으로 생각하지 못한다.
당장의 요구에 너무 집중하다 보면
다른 것은 전혀 보이지 않게 된다.
지금은 모든 일을 되돌아볼 수 있으니 많은 부분이 보인다.(147)


전 세계에서 일곱 명 중 한 명이 큐브를 가지고 놀았다.
그리고 큐브는 복잡성과 보편성이라는 흥미로운 조합을 통해
지능과 문제 해결의 궁극적인 상징이 됐다.
또 큐브는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을 동시에 안긴다.
잘 맞춰진다 싶을 때는 성취감과 희열이 느껴지다가도
꽉 막힌 채 도무지 풀리지 않을 때는 좌절감과 조급함이 함께 몰려온다.(195~196)


이 책에는 여섯 면을 모두 맞추는 방법은 다루고 있지 않으나, 발명하기까지의 과정과 여섯 면을 맞추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문제와 생각들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다. 큐브가 아닌 다른 문제 상황에서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통찰을 얻을 수 있다.


변화를 만드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기존 질문에 대한 새로운 답을 찾는 일이고,
또 하나는 전에 하지 않았던 새로운 질문을 찾는 일이다.
즉 새로운 답을 찾거나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내거나 둘 중 하나다.(39)


살다 보면 문제를 피할 수 없다.
문제는 어쩌면 삶의 필수 요소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문제는 저절로 해결되는 법이 별로 없다.
풀리지 않는 문제 때문에 거의 미칠 듯이 화가 나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 자체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줄 때가 꽤 많다.
문제를 푸는 것처럼, 때로는 퍼즐을 푸는 일이
우리가 살면서 부딪히고 해결하는 여러 문제들의
축소판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79)


좀 더 해결하기 쉽게 문제를 작게 쪼개서
각각 체계적으로 풀어본 다음에, 다시 합쳐보자.
이렇게 하면 문제의 본질을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문제를 풀 실마리가 생긴다.
더 중요한 사실은 문제를 소단위로 쪼개 단계적으로 해결하다 보면,
우리가 처음에 했던 일을 더욱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79)


호기심은 갈증이나 배고픔과 같은 것이다.
호기심은 지적이고 감정적인 가려움증을 긁어주고
부족한 틈새를 메워주는 일종의 추진 동력이다.
무언가가 있다는 느낌은 있는데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확실치 않다.
그래서 너무 궁금하다.(210~211)


책장에 고이 모셔져 있던 큐브를 다시금 돌리고 있다. 루비크 에르뇌가 강조한 아마추어의 자세로 1분의 벽을 깰 수 있길 기대하며


큐브에 내재한 단순성과 복잡성,
그리고 대상을 직접 만질 수 있다는 접근성과
한편으로 접근 불가능해 보이는 해결책 사이에는 항상 긴장감이 존재한다.
결국 큐브에 접근하는 최선의 방법은
큐브를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니라
가지고 놀아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201)


아마추어의 어원은 사랑하는 사람(lover)’을 뜻하는
라틴어 ‘amatore’에서 유래했다.
이 단어의 의미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모르지만,
나에게 아마추어는 어떤 일을 하든 지금 하는 일을 사랑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아마추어는 자신이 맡은 과제를 사랑하고 그 과정을 좋아하기 때문에
결과에 기쁨을 느낀다.
전문가의 일은 이와는 딴판이다.
전문가의 일은 대개 금전적 보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58~59)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