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브의 모험 - 천재들의 장난감 ‘루빅큐브’의 기상천외 연대기
루비크 에르뇌 지음, 이은주 옮김 / 생각정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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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의 모험>, 루비크 에르뇌 지음, 이은주 옮김, 생각정원, 2020


80년대 처음 마주한 큐브. 여섯 면이 각각 같은 색깔로 맞춰져 있었다. 종으로 횡으로 3개씩 큐브가 움직이며 색이 섞이는 광경을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이리저리 능숙하게 섞는 친구의 손놀림에 경탄하며 홀린 듯 바라보았다. 다시 원래대로 여섯 면의 색을 모두 맞추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물음에 친구는 웃으며 맞출 수 없다고 했다.


자신은 한 면의 색깔만 맞출 수 있다고 했다. 못 맞추는데 왜 흩트렸냐고 했더니, 또다시 웃으며 한 쪽을 45도 비튼 후 모서리에 있는 큐브를 돌리니 쏙 빠졌다. 그렇게 큐브를 해체해서 여섯 면 색을 모두 맞췄다.


주변에 큐브를 가진 친구들은 많았으나, 여섯 면을 모두 맞출 수 있는 친구들은 없었다. 한 면 혹은 두 세면을 맞추는 것이 최대치였다. 그리고 모두 비틀어서 큐브를 해체해 맞추는 방법으로 여섯 면의 색을 모두 맞췄다.


그리고 2005년경 다시 마주한 큐브. 어릴 적 마주한 불가능의 벽을 깨고 싶었는지, 덜컥 주문을 했다. 블로그와 유튜브를 통해서 여섯 면을 모두 맞추는 방법을 따라했음에도 다 맞췄을 때는 희열을 느꼈다. 모두 맞기까지 2분이 걸리고, 이를 1분 내로 맞추기 위해 틈틈이 반복에 반복했다. 1분의 벽을 깨고 더 단축하고 싶었으나, 책장 한 켠에 고이 모셔져 잊혀졌다.


그런데 2020년 또 다시 큐브를 마주했다. 이번엔 책을 통해 마주했다. 큐브의 생김새가 단순해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1974년에 발명되었고, 발명자가 아직 살아있으며, 그가 큐브에 대한 책, <큐브의 모험>을 펴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이자 루빅큐브를 발명한 루비크 에르뇌는 1974년에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면서 또 따로 움직이는 물체를 만드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루빅큐브를 발명했다고 한다. 건축가이자 디자인학과 교수인 루비크 에르뇌가 루빅큐브를 세상에 내놓기까지의 과정과 8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성공한 후 다시금 판매가 저조했다가 다시금 도약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담겨있다.


유행은 열기와 같다.
열은, 결국 식기 마련이다.
열풍의 한가운데에 있을 때에는 그 누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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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후 일어날 일에 대해 전략적으로 생각하지 못한다.
당장의 요구에 너무 집중하다 보면
다른 것은 전혀 보이지 않게 된다.
지금은 모든 일을 되돌아볼 수 있으니 많은 부분이 보인다.(147)


전 세계에서 일곱 명 중 한 명이 큐브를 가지고 놀았다.
그리고 큐브는 복잡성과 보편성이라는 흥미로운 조합을 통해
지능과 문제 해결의 궁극적인 상징이 됐다.
또 큐브는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을 동시에 안긴다.
잘 맞춰진다 싶을 때는 성취감과 희열이 느껴지다가도
꽉 막힌 채 도무지 풀리지 않을 때는 좌절감과 조급함이 함께 몰려온다.(195~196)


이 책에는 여섯 면을 모두 맞추는 방법은 다루고 있지 않으나, 발명하기까지의 과정과 여섯 면을 맞추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문제와 생각들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다. 큐브가 아닌 다른 문제 상황에서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통찰을 얻을 수 있다.


변화를 만드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기존 질문에 대한 새로운 답을 찾는 일이고,
또 하나는 전에 하지 않았던 새로운 질문을 찾는 일이다.
즉 새로운 답을 찾거나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내거나 둘 중 하나다.(39)


살다 보면 문제를 피할 수 없다.
문제는 어쩌면 삶의 필수 요소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문제는 저절로 해결되는 법이 별로 없다.
풀리지 않는 문제 때문에 거의 미칠 듯이 화가 나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 자체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줄 때가 꽤 많다.
문제를 푸는 것처럼, 때로는 퍼즐을 푸는 일이
우리가 살면서 부딪히고 해결하는 여러 문제들의
축소판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79)


좀 더 해결하기 쉽게 문제를 작게 쪼개서
각각 체계적으로 풀어본 다음에, 다시 합쳐보자.
이렇게 하면 문제의 본질을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문제를 풀 실마리가 생긴다.
더 중요한 사실은 문제를 소단위로 쪼개 단계적으로 해결하다 보면,
우리가 처음에 했던 일을 더욱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79)


호기심은 갈증이나 배고픔과 같은 것이다.
호기심은 지적이고 감정적인 가려움증을 긁어주고
부족한 틈새를 메워주는 일종의 추진 동력이다.
무언가가 있다는 느낌은 있는데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확실치 않다.
그래서 너무 궁금하다.(210~211)


책장에 고이 모셔져 있던 큐브를 다시금 돌리고 있다. 루비크 에르뇌가 강조한 아마추어의 자세로 1분의 벽을 깰 수 있길 기대하며


큐브에 내재한 단순성과 복잡성,
그리고 대상을 직접 만질 수 있다는 접근성과
한편으로 접근 불가능해 보이는 해결책 사이에는 항상 긴장감이 존재한다.
결국 큐브에 접근하는 최선의 방법은
큐브를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니라
가지고 놀아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201)


아마추어의 어원은 사랑하는 사람(lover)’을 뜻하는
라틴어 ‘amatore’에서 유래했다.
이 단어의 의미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모르지만,
나에게 아마추어는 어떤 일을 하든 지금 하는 일을 사랑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아마추어는 자신이 맡은 과제를 사랑하고 그 과정을 좋아하기 때문에
결과에 기쁨을 느낀다.
전문가의 일은 이와는 딴판이다.
전문가의 일은 대개 금전적 보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58~59)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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