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미술관 - 아픔은 어떻게 명화가 되었나?
김소울 지음 / 일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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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미술관, 김소울 지음, 일리 2019


<치유미술관>은 국제임상미술치료학회 회장이자 한국 열린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인 김소울 교수가 화가의 아픔과 치유과정을 통해 명화를 바라보는 새로운 기쁨을 느끼길 기원하며집필한 책이다.


뭉크, 드가, 마네, 르누아르, 모네, 세잔, 고갱, 고흐, 칼로, 실레, 고야 등 15명의 화가들과 미술을 통한 심리상담으로 화가들의 삶과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심리상담으로 주고 받는 이야기를 들으니 마치 화가가 살아 있고, 나와 대화하는 듯 느껴져 화가와 그들의 작품들이 더욱 가깝게 느껴졌다.


<치유미술관>에 수록된 미술작품들은 처음보는 작품들도 있지만, 워낙 유명한 작가들이니 한번쯤 봤던 작품들도 많다. 역시 그림도 아는 만큼 보인다고 작품의 배경이나 제작 의도를 모르고 봤을 때와 달리 더 큰 울림이 있었다. 생활형편은 어렵지만 비싼 재료를 사용해 그리는 만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행복감을 주고 싶다는 르누아르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행복감이 작가의 아픔과 슬픔에 덧대어져 있음을 알고 나니 그의 작품들이 더욱 애잔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나는 이렇게 그림을 그릴 수 있고,
또 자네와 같은 훌륭한 동료와 그림을 그린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하네.
문제는 이 130 X 173츠 그림을 완성할 수 있을까 하는 것뿐이지

물감은 참 비싸
이런 비싼 재료로 나는 행복한 모습을 그려서
사람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고 싶네.”
-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141)


저는 예쁜 것만 그려요.
굳이 추악한 사람을 그리고 싶지도 않고
사회의 어두운 면을 그리고 싶지도 않아요.(
)
예쁜 사람(Beauty), 동물(Beast) 그리고 아기(Baby)예요.
이 셋 다 우리에게 호감을 주는 소재죠.
이 셋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도 함께 행복해져요.
-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142~143)


오래 그리다 보니 잘 그리고,
잘 그리니 재미가 있더라고요.
그냥 한 스텝 한 스텝 저에겐 모두 즐거움이었어요.
삶의 기쁨은 아무런 전제 없이 보장된다는 것이 제 생각이에요.
-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143)


19세기 파리를 중심으로 새롭게 등장한 인상파 화가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으며 당시의 관습화된 화풍을 깨고 새로운 화풍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생생하게 전해져 그동안 파편적이고 단편적으로 접했던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이 퍼즐이 맞춰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림자에도 색이 있다는 모네의 이야기에 그림자는 검은색이라는 편견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림자는 검은색이 아니라, 그 고유의 색에 어두운 색으로 표현되는 것으로, 그림자는 붉은 색이기도 하고, 녹색이기도 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두운 붉은 색, 어두운 녹색이지 결코 검은색은 아니었던 것이다. 모네의 관찰력도 놀라웠지만, 내가 가진 선입견의 공고함도 느꼈다.


그림자도 색이 있어요.
여기 녹색, 붉은 색, 흙색 주변의 색들이 모두 더해져서
.
그림자는 주변의 색을 모두 흡수해요.
그림자는 회색도 아니고 검정색도 아니에요.
우리는 이걸 왜 몰랐을까요?
-
클로드 모네(160)


물론 한 권의 책으로 미술에 대한 식견이 대단히 높아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치유미술관>에 소개된 화가들의 작품에 대해서는 보다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그저 유명한 화가의 유명한 작품이 아니라, 무명의 시절과 어려운 생활환경, 그리고 사회로부터의 무시를 이겨내고 그려낸 작품으로 화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치유미술관>은 명화를 보는 당신의 안목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완성과 미완성의 기준은 자기 자신이에요.
그 기준은 그림뿐만 아니라 세상만사에 적용할 수 있는 것 같아요.(
)
겉보기에는 아직 부족하더라도 스스로 충분히 성장했다고 믿으면
완성된 인격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
폴 고갱(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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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지키기 위한 철학 학교
요하네스 부체 지음, 이기흥 옮김 / 책세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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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지키기 위한 철학 학교, 요하네스 부체 지음, 이기흥 옮김, 책세상, 2019


 

영혼의 평화란 어떤 상황에서도 흥분하지 않고
황급해 하지도 않으면서 올바른 것을 선택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선택의 결과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안정된 태도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무위에 가까운 실천, 일어나는 사건들을
그대로 두거나 받아들이는 태도 등이 포함될 수 있다.
또 지혜, 정의, 용기와 함께 고대 그리스의 네 가지 주요 덕목에 포함되어 있는
사려 깊음과도 연관이 있다. (56~57)


 

<내 마음을 지키기 위한 철학 학교>의 저자인 요하네스 부체는 독일의 실천 철학가로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상가들의 철학적 사유를 소개하면서 우리가 영혼의 평화상태에 도달할 수 있도록 내면을 들여다볼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
그것이 당신의 삶에 영향을 미칠지,
혹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결정하는 이는 바로 당신이다. (49)


 

사람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사실 자체가 아니라,
사실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다. (84)


 

효율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현대사회에서 살아가며 일상에서 마주하는 모든 순간을 철학적으로 사유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철학적 사고는 마음을 더욱 번잡스럽게 만들기도 하여 무심히 흘려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상처 받은 영혼의 민낯을 마주해야 하는 순간들이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불쑥 찾아오곤 한다. 이때 평소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삶을 여유롭게 바라본다면, 타인의 평가나, 낮아지는 자존감들을 흔들리지않고 다잡을 수 있을 것이다.


 

변화를 거부하지 않고 방해하지도 않고 받아들여 환영하기,
변화에 자신을 내 맡기기,
이런 태도는 삶에 유희적이고 경쾌한 특성들을 부여한다.
또 합당한 방식으로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즐김을 배우는 자세 역시 그렇다.
놀이를 배우는 것은 삶이 시작되는 요람에서
발견하고 체득하는 것이 아니다.
놀이의 방식으로 세상을 대하고 알게 될 때,
사람들은 여러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다. (206~207)


 

삶을 의무가 아닌 유희적으로 대하는 태도는 놀이를 통해 배우는 어린시절의 경험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의 사고가 받아들이는 한정된 정보로 무언가를 절대적으로 규정하고, 시야가 협소해지지 않기 위해선 어린이와 같은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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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전처리 대전 - 데이터 분석을 위한 파이썬, SQL, R 실천 기술
모토하시 도모미쓰 지음, 윤준 옮김 / 한빛미디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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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전처리 대전, 모토하시 도모미쓰 지음, 윤준 옮김, 한빛미디어, 2019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은 우리 일상생활에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의 용어가 낯설지 않고, 근래에 사용화가 되어 우리 일상에 편리함을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 데이터 사이언스는 마케팅 분야에도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그동안 기업의 마케터 개인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해 대중을 상대로 마케팅활동을 했다면, 이제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데이터 사이언스를 기반으로 개별 소비자의 행동을 예측하고, 상품과 서비스를 제안해 판매를 유도하고 있다.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요리사의 요리기술도 중요하지만, 좋은 원물 재료가 필요한 것처럼, 데이터 분석을 위해서는 분석 목적에 최적화된 데이터가 필요하다. 하지만 데이터는 수집단계에서 날 것 그대로의 불완전한 경우들이 많아 원물의 흙과 모난부분들을 달라내듯 전처리가 필요하다.


 

데이터 분석의 전처리를 데이터 분석의 8할을 차지한다혹은
필요 불가결한 과정이라고 합니다.
전처리 과정이 이렇게까지 중요한 이유는(
)
전처리가 데이터 분석의 품질을 크게 좌우하기 때문입니다.(7)


 

<데이터 전처리 대전>은 이러한 데이터 사이언스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데이터 전처리에 대해 다루고 있다.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먼저 데이터 전처리가 무엇인지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데이터 구조와 데이터 내용을 전처리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실전 예제와 함께 실습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각 데이터 전처리에 대해 파이썬, SQL, R이라는 세 가지 언어로 구현하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또한 각 언어의 Awesome한 코드와 Not Awesome한 코드를 함께 보여줌으로써 Not Awesome한 코드를 Awesome한 코드로 구현하는 방법 제시하고 고민하게 해준다.


 

SQL, R, 파이썬에서 각각 구현가능한 부분과 구현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어 하나의 언어로만 데이터 분석을 하기보다는 여러 방법을 병행하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다만 세 가지 언어를 다루다 보니, 하나의 언어만 사용하고 있다면 내용이 다소 부족하다고 느낄 듯 싶다.


 

파이썬을 이용한 데이터 분석을 배우면서 예제로 제공되는 데이터는 분석을 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는데, 실전에서 데이터를 확보해 분석을 하려고 하면 불완전한 데이터가 상당히 많았다. 데이터 양이 많지 않다면 해당 데이터를 삭제하거나, 유사값으로 채워서 사용했는데, 데이터 양이 많아지면 보정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려 데이터 분석 효율성이 떨어졌다. 그래서 데이터 전처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고, 데이터 전처리에 대해 세세하게 알려주는 <데이터 전처리 대전>은 구세주와 같았다.


 

<데이터 전처리 대전>은 데이터 전체에 대해 추출, 집약, 결합, 분할, 생성하여 구조를 전처리하는 방법을 먼저 소개하고, 이렇게 구조 전처리된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수치형, 범주형, 일시형, 문자형, 위치정보형으로 내용 전처리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간단한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독자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프로그래밍 언어를 전혀 모르는 초보자라면
입문서와 함께 이 책을 읽어나가길 권합니다.
그러나 전처리의 흐름을 훑어보고 싶은 정도라면
프로그래밍의 세세한 부분을 몰라도 괜찮습니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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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서점 - 해운대책방 '취미는 독서' 창업기
김민채 지음 / 북노마드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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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서점, 김민채 지음, 북노마드, 2019


<언젠가는, 서점>은 부산 해운대의 대표 독립책방 취미는 독서김민채 대표의 서점창업기이다. 김민채 대표는 두 곳의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을 하다가 자신만의 공간에서 글을 쓰고 책을 만들고자 서점 창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렇게 연고도 없던 부산 해운대 구역사 뒤편의 골목에 작은 동네책방 취미는 독서를 창업했고, <언젠가는, 서점>을 통해 누군가 서점을 창업하는 사람들에게 길라잡이가 될 수 있도록 창업을 결심하고, 오픈하기까지의 과정을 세세하게 담았다.


내 이름을 걸고 글을 쓰는 것,
나로 인해 비롯된 시공간을 만드는 것,
라는 한 인간이 온전한 브랜드가 되는 것.(19)


내가 하려는 일이 단순히 책이라는 물건을 파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거리의 다른 가게들과 끊임없이 연결되는 일이며
책방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경험을 선사하는 일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올랐다.(92)


분명 <언젠가는, 서점>은 독립서점, 동네책방을 창업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생활 습관이나 언어 습관에서 직업적 특성을 무시할 수 없다. 이를 소위 직업병이라 표현한다. 독서를 많이 하는 사람에게도 이와 같은 습관적 행동이 있다. 궁금한 것이 있거나 어떤 문제에 당면하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책부터 찾게 된다. 일종의 취미병이랄까? 나만 그런가?


암튼 책을 사랑하지 않고,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독립서점, 동네책방을 창업할리 없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니 분명 창업을 하며 겪는 어려움들을 해결하고자 책을 찾을 것이다. 이때 <언젠가는, 서점>이 초석이 되어줄 것이다. 그만큼 세세하게 전 과정을 담았다.


사업계획서 작성, 사업자등록, 카드 가맹점 등록, 도서 입고하는 방법 등 실무적인 부분을 다루지 않고 있어, 서점창업을 앞둔 사람이라면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다.

김민채 대표가 취미는 독서를 창업하는 과정에서 참고한 책들도 <언젠가는, 서점>에 소개되고 있어 함께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그리고, 서점에서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알고 싶다면 취미는 독서를 포함한 전국 9개 독립서점의 이야기를 담은 <서점의 일>(북노마드, 2019)도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떤 콘셉트로 가져다둔 책인가요?”
여기 있는 책 전부 읽어보셨나요?”(213)


취미는 독서에 방문한 어느 손님이 책장에 있는 책 전부를 읽어봤냐고 물었다고 하는데, 서재에 꽂힌 많은 책들을 보고 같은 질문을 받곤 하는데, ‘전부라는 극단을 묻는 질문이기에 전부는 아니라는 당연한 대답 외에 마땅한 대답도 없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움베르토 에코는 다작을 하기도 했지만 다독가로도 유명하다. 유튜브에서 그의 미로 같은 서재를 확인할 수 있으며, 5만 여권의 장서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에코에게도 같은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열린책들)에 이에 대한 일화를 소개하며, ‘지식에 대한 불안감으로 자기 자신의 고뇌와 회한을 표현한 것이라 진단한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누구나 많은 책들을 마주하게 되면
지식에 대한 불안감에 사로잡히고
그래서 무심결에 그런 질문으로
자기 자신의 고뇌와 회한을 표현하는 게 아닌가 싶다.(
)
누가 <이 많은 책을 다 읽으셨어요?>라고 물으면
이런 식으로 대답하고 만다.
<
아니오, 여기 있는 책들은 지금부터 다음달까지 읽어야 할 것들입니다.
다른 책들은 대학의 연구실에 놓아두지요>
움베르토 에코의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열린책들)(235~236)



이러니 독립서점에서 혹은 서재에 책이 많은 어느 지인의 집에서 이런 질문은 가급적 삼가는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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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정치는 왜 퇴보하는가 - 청년세대의 정치무관심, 그리고 기성세대의 정치과잉
안성민 지음 / 디벨롭어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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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정치는 왜 퇴보하는가, 안성민 지음, 디벨로퍼스, 2019


<청년정치는 왜 퇴보하는가>는 제목과 같이 청년정치에 대한 이야기이며, 청년정치를 퇴보하게 만드는 원인을 밝히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대한민국 청년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부터 출발한다. 청년을 흔히 대한민국의 미래’, ‘나라를 이끌어 갈 주역이라고 하지만, 현실에서의 청년은 소위 똥 치우는 세대’(23~24), ‘N포 세대’, ‘셀러던트(Saladent, 샐러리맨(Salaryman)과 학생(Student)의 합성어)’, ‘IMF키즈’,(44~45)라는 것이다.


똥 치우는 세대는 해방 이후 산업화 시기에 성장 우선주의에 매몰되어 발생하게 된 불평등, 불공정 등 각종 사회 환경적 문제, 계층/세대간의 갈등 등 기성세대가 쌓은 ’, 적폐를 치워야 하는 세대라는 표현이다.


이러한 어려운 현실 속에서 청년세대는 취업과 학업을 반복하는 취업 요요현상’(51)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한 어려움은 불필요한 자기소개서용 스펙만 키우는 취업 N종 세트’, 계속해서 자기소개서를 쓰지만 결국 탈락을 반복하는 과정의 두려움을 표현한 자소서포비아’, 취업에 성공하고도 적성이나 조건이 맞지 않아 취업 시장으로 복귀하는 돌취생’(50)이라는 신조어로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또한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 세대를 넘어 인간관계, 내 집 마련, 취업, 희망까지 포기하는 ‘N포 세대로 지칭되는 현재의 청년세대는 이러한 것들을 스스로 포기하는 게 아니라 포기당한다’(91)는 것이다.


그러는 한편 지금의 청년세대는 패자부활전 없는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안고 살아가며,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에 민감한 공정 세대’(95)라고 이야기한다.


<청년정치는 왜 퇴보하는가>는 이어서 갈수록 늙어만 가는 한국 정치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뉴노멀 시대에 접어든 대한민국의 현실은 열심히 일해도 점점 가난해지는 시대’(101)이고,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결정하는 불평등이 당연시되는 사회’(115)이 되었다고 진단을 소개한다.


아울러 기성세대는 청년들이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비판하고, 그들의 미성숙함을 지적하며 대한민국 정치판이 늙어가는 것에 정당성을 부여하려 하지만, 지금의 청년세대 투표율이 기성세대의 20대 투표율보다 높다는 청년전략투표네트워크의 통계를 제시(123)하며 이들의 주장이 허구임을 이야기 하고 있다.


법적인 테두리에서 심지어 결혼해 가정을 꾸릴 수도 있고,
더 나아가서는 병역의 의무까지 주어지는 그들에게
참정권을 주지 못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그저 기성 정치인들의 밥그릇 싸움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133~134)


이처럼 늙어가는 대한민국 정치판은 필연적으로 청년을 위한 정책, 제도에는 인색하고, ‘경로우대에는 기가막히게 투철하다라고 꼬집는다.

또한 보수/진보 프레임과 가짜뉴스로 진실을 호도하고, 세대 간에 서로 경쟁하고 다투도록 부추기는 세대 게임으로 세대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모든 문제에 세대라는 프레임을 만들고 가두어
결국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하게 하는 판을 짜는 플레이어가
바로 정치인이 아닐까 싶다.
청년들을 이러한 세대 게임의 장에 들어오게해서
궁극적으로는 이들의 정치 참여를 가로막고,
나아가서는 자본, 기업 등에 관심을 두지 못하게 하는 것이 목적일 수도 있다.(184)


그리고 각 정당에서 청년들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인다는 신호로 청년비례대표를 선발해 원내에 진입시켰지만, 전체 인구에서 30%를 차지하는 2030대 청년이 국회에서는 단 3명으로 전체의 1%에 불과하고, 이들 마저도 금수저 국회의원으로 대다수 청년들을 대변할 수 없다고 꼬집는다.


또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청년 탓으로 돌리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기성세대가 청년세대에게 일 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니트족이라 비판하는데 이는 결국 기성세대가 만든 사회 시스템 안에서 학습된 무기력이라는 것이다.


현재의 패자부활전 없는 경쟁사회부의 대물림’, ‘유리바닥을 통한 계층 이동성 제한사회를 상징하는 헬조선표현은 청년세대가 만든 것이라 할지라도, 이러한 사회를 만든 것은 기성세대이며, 청년들의 의지를 꺾은 것도 기성세대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렇다면 퇴보되는 청년정치를 어떻게 바꾸어야 할까? 저자 안성민은 <청년정치는 왜 퇴보하는가>에서 사회혁신을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혁신하는 시늉만 하는 기성정치권에 기대지 말고, 시민이 주도하자고 이야기한다. 청년들이 참여형 감시자가 되어 우리 사회를 바꿔내자고 이야기한다.


<청년정치는 왜 퇴보하는가>미래 세대의 주역인 청년들이 정치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이들의 참여가 보장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자고 이야기한다. 청년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정치판, 더 나아가 우리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이야기로 현재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선거제도 개편에 있어서 비례성 강화가 왜 중요한지 일깨워주는 책이다.


비례의원을 늘리고 줄이는 문제가 단지 정치권의 문제, 국회의원의 밥그릇 싸움이라 치부하고 눈돌리기에는 우리 사회에 끼치는 폐해가 크다. 청년세대의 문제 뿐만 아니라 저출산, 여성의 경력단절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거제도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국민의 의사를 대리하는 국회의원의 구성이 국민의 지지를 비례하지 못하고 편향된다면 이는 진정한 대의민주주의가 아니다. 병역 미필자가 일반 국민의 5배이고, 절반 이상이 다주택자이며, 평균 연령이 환갑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 대의를 온전히 반영할 수 있다고 믿는 건 너무 순진한 생각이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다수결의 원칙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수결의 횡포도 엄연히 존재하기에 소수에 대한 존중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현재와 같은 국민의 지지를 비례하지 못하고 편향된 구조의 국회는 정쟁만을 키우며 식물국회를 영구화할뿐이다. 지역의원과 비례의원의 비율이 225:75도 부족하다. 국회의원은 지역의 현안만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전반의 현안을 처리하는 것이므로 비례성이 보다 강화되어야 한다. 물론 이것이 끝이 아니다. 비례대표를 선발하는 기준이 당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문제도 개선해야 하지만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추고 변화하자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것이니, 작은 것부터 바꿔야 한다.


보수정권 10년의 권위주의와 불통에 대해, 진보를 자처하는 제1야당도 무기력하기만 했는데, “돈도 실력이야, 네 부모를 원망해.”라는 불공정한 사회에 대한 냉소에 청년세대들이 분노하며 일어서 촛불혁명의 도화선이 되었고, 불통 피로감을 분출한 국민들에 의해 촛불혁명은 완수되었다. 이러한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고 하거나, 낡은 제도에 얻는 작은 이익에 취해서 촛불혁명의 열망을 저버린다면 적폐 청산의 주역이 아닌 적폐 청산의 대상이 될 뿐이다. 당의 깃발 색깔만 다를 뿐 그들의 속내는 같은 색임을 모를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판이다. 선거제도 개혁 실패를 서로의 책임으로 미뤄봐야 소용없을 것이다. 어떠한 영광도 없이 서로에게 치명상을 남긴 채 전사할 것이며, 그때는 그들을 기억해 줄 국립묘지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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