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서점 - 해운대책방 '취미는 독서' 창업기
김민채 지음 / 북노마드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언젠가는, 서점, 김민채 지음, 북노마드, 2019


<언젠가는, 서점>은 부산 해운대의 대표 독립책방 취미는 독서김민채 대표의 서점창업기이다. 김민채 대표는 두 곳의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을 하다가 자신만의 공간에서 글을 쓰고 책을 만들고자 서점 창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렇게 연고도 없던 부산 해운대 구역사 뒤편의 골목에 작은 동네책방 취미는 독서를 창업했고, <언젠가는, 서점>을 통해 누군가 서점을 창업하는 사람들에게 길라잡이가 될 수 있도록 창업을 결심하고, 오픈하기까지의 과정을 세세하게 담았다.


내 이름을 걸고 글을 쓰는 것,
나로 인해 비롯된 시공간을 만드는 것,
라는 한 인간이 온전한 브랜드가 되는 것.(19)


내가 하려는 일이 단순히 책이라는 물건을 파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거리의 다른 가게들과 끊임없이 연결되는 일이며
책방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경험을 선사하는 일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올랐다.(92)


분명 <언젠가는, 서점>은 독립서점, 동네책방을 창업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생활 습관이나 언어 습관에서 직업적 특성을 무시할 수 없다. 이를 소위 직업병이라 표현한다. 독서를 많이 하는 사람에게도 이와 같은 습관적 행동이 있다. 궁금한 것이 있거나 어떤 문제에 당면하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책부터 찾게 된다. 일종의 취미병이랄까? 나만 그런가?


암튼 책을 사랑하지 않고,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독립서점, 동네책방을 창업할리 없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니 분명 창업을 하며 겪는 어려움들을 해결하고자 책을 찾을 것이다. 이때 <언젠가는, 서점>이 초석이 되어줄 것이다. 그만큼 세세하게 전 과정을 담았다.


사업계획서 작성, 사업자등록, 카드 가맹점 등록, 도서 입고하는 방법 등 실무적인 부분을 다루지 않고 있어, 서점창업을 앞둔 사람이라면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다.

김민채 대표가 취미는 독서를 창업하는 과정에서 참고한 책들도 <언젠가는, 서점>에 소개되고 있어 함께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그리고, 서점에서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알고 싶다면 취미는 독서를 포함한 전국 9개 독립서점의 이야기를 담은 <서점의 일>(북노마드, 2019)도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떤 콘셉트로 가져다둔 책인가요?”
여기 있는 책 전부 읽어보셨나요?”(213)


취미는 독서에 방문한 어느 손님이 책장에 있는 책 전부를 읽어봤냐고 물었다고 하는데, 서재에 꽂힌 많은 책들을 보고 같은 질문을 받곤 하는데, ‘전부라는 극단을 묻는 질문이기에 전부는 아니라는 당연한 대답 외에 마땅한 대답도 없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움베르토 에코는 다작을 하기도 했지만 다독가로도 유명하다. 유튜브에서 그의 미로 같은 서재를 확인할 수 있으며, 5만 여권의 장서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에코에게도 같은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열린책들)에 이에 대한 일화를 소개하며, ‘지식에 대한 불안감으로 자기 자신의 고뇌와 회한을 표현한 것이라 진단한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누구나 많은 책들을 마주하게 되면
지식에 대한 불안감에 사로잡히고
그래서 무심결에 그런 질문으로
자기 자신의 고뇌와 회한을 표현하는 게 아닌가 싶다.(
)
누가 <이 많은 책을 다 읽으셨어요?>라고 물으면
이런 식으로 대답하고 만다.
<
아니오, 여기 있는 책들은 지금부터 다음달까지 읽어야 할 것들입니다.
다른 책들은 대학의 연구실에 놓아두지요>
움베르토 에코의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열린책들)(235~236)



이러니 독립서점에서 혹은 서재에 책이 많은 어느 지인의 집에서 이런 질문은 가급적 삼가는게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