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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미술관 - 아픔은 어떻게 명화가 되었나?
김소울 지음 / 일리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치유미술관』, 김소울 지음, 일리 2019
<치유미술관>은
국제임상미술치료학회 회장이자 한국 열린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인 김소울 교수가 “화가의 아픔과
치유과정을 통해 명화를 바라보는 새로운 기쁨을 느끼길 기원하며” 집필한 책이다.
뭉크, 드가, 마네, 르누아르, 모네, 세잔, 고갱, 고흐, 칼로, 실레, 고야 등 15명의
화가들과 미술을 통한 심리상담으로 화가들의 삶과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심리상담으로 주고 받는
이야기를 들으니 마치 화가가 살아 있고, 나와 대화하는 듯 느껴져 화가와 그들의 작품들이 더욱 가깝게
느껴졌다.
<치유미술관>에
수록된 미술작품들은 처음보는 작품들도 있지만, 워낙 유명한 작가들이니 한번쯤 봤던 작품들도 많다. 역시 그림도 아는 만큼 보인다고 작품의 배경이나 제작 의도를 모르고 봤을 때와 달리 더 큰 울림이 있었다. 생활형편은 어렵지만 비싼 재료를 사용해 그리는 만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행복감을 주고 싶다는 르누아르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행복감이 작가의 아픔과 슬픔에 덧대어져 있음을 알고 나니 그의 작품들이
더욱 애잔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나는 이렇게 그림을 그릴 수 있고,
또 자네와 같은 훌륭한 동료와 그림을 그린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하네.
문제는 이 130 X 173츠 그림을 완성할 수 있을까 하는 것뿐이지…
물감은 참 비싸…
이런 비싼 재료로 나는 행복한 모습을 그려서
사람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고 싶네.”
-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141쪽)
저는 예쁜 것만 그려요.
굳이 추악한 사람을 그리고 싶지도 않고
사회의 어두운 면을 그리고 싶지도 않아요.(…)
예쁜 사람(Beauty), 동물(Beast) 그리고 아기(Baby)예요.
이 셋 다 우리에게 호감을 주는 소재죠.
이 셋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도 함께 행복해져요.
-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142~143쪽)
오래 그리다 보니 잘 그리고,
잘 그리니 재미가 있더라고요.
그냥 한 스텝 한 스텝 저에겐 모두 즐거움이었어요.
삶의 기쁨은 아무런 전제 없이 보장된다는 것이 제 생각이에요.
-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143쪽)
19세기 파리를 중심으로 새롭게 등장한 인상파 화가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으며 당시의 관습화된 화풍을 깨고 새로운 화풍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생생하게 전해져 그동안 파편적이고 단편적으로 접했던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이 퍼즐이 맞춰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림자에도 색이 있다는 모네의 이야기에 ‘그림자는 검은색’이라는 편견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림자는 검은색이 아니라, 그 고유의 색에 어두운 색으로 표현되는 것으로, 그림자는 붉은 색이기도
하고, 녹색이기도 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두운 붉은 색, 어두운 녹색이지 결코 검은색은 아니었던 것이다. 모네의 관찰력도
놀라웠지만, 내가 가진 선입견의 공고함도 느꼈다.
그림자도 색이 있어요.
여기 녹색, 붉은 색, 흙색 주변의 색들이 모두
더해져서….
그림자는 주변의 색을 모두 흡수해요.
그림자는 회색도 아니고 검정색도 아니에요.
우리는 이걸 왜 몰랐을까요?
- 클로드 모네(160쪽)
물론 한 권의 책으로 미술에 대한 식견이 대단히 높아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치유미술관>에 소개된 화가들의 작품에 대해서는 보다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그저 ‘유명한
화가의 유명한 작품’이 아니라, 무명의 시절과 어려운 생활환경, 그리고 사회로부터의 무시를 이겨내고 그려낸 작품으로 화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치유미술관>은 명화를 보는 당신의 안목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완성과 미완성의 기준은 자기 자신이에요.
그 기준은 그림뿐만 아니라 세상만사에 적용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겉보기에는 아직 부족하더라도 스스로 충분히 성장했다고 믿으면
완성된 인격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 폴 고갱(24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