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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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읽을 만한 소설을 찾다가 간만에 잊고 있었던 관 시리즈로 Go!


서두는 시리즈 전통의 (별로 성과 없는, 단지 나카무라 세이지 오타쿠 같기도 한) 탐정 시마자 소지가 작품의 화자인 히류 소이치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시작합니다.

히류 소이치는 화가. 어려서 모친을 잃고 부친 히류 고요에 의해서 외가로 보내져 성항자하였습니다. 히류 고요는 그림과 조각으로 명성이 높으나 괴팍하기도 한 예술가로, [수차관의 살인]에서 언급된 후지누마 잇세이와 예외적으로 교류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작품 시작 직전 자살. 화자는 본래 이모인 양어머니와 함께 부친의 유산인 녹영장에 들어와 살게 되는데, 부친이 남긴 얼굴 없는 마네킹이 여기저기 설치되어 있어 '인형관'이라고도 불리는 꺼림칙한 장소였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이 녹영장에 이사온 후 기분 나쁜 일들이 이어집니다. 마치 화자를 추궁하기라도 하는 등.

(새끼고양이를 해치다니 범인은 육시를 해야 마땅함!=ㅁ=)

....그런데 말이죠~ 이런 종류의 작품에서는 명백히 위협이 가해짐에도 경찰에 신고를 안 한다니까요...=ㅁ=

결국 화자의 양어머니까지 석유난로 화재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 화자는 자신을 추궁하려는 범인의 소행이라 확신합니다.

화자는 시마다 소지와 연락이 닿은 일을 계기로 자신의 과거를 파헤칩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 친어머니와 반 친구의 사망에도 자신이 관여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이르죠. 그 과정에서 다시 만난 옛 친구 가케바의 대학 사무실을 드나드는 여학생 미치자와 기사코와 썸을 타기도 합니다=ㅁ=

모종의 범인은 화자를 벌하고자 계속해서 마수를 뻗고, 화자가 미치자와에게 끌린다는 사실을 감지하고 그녀를 먼저 노립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시마다 소지가 나타나 미치자와를 구하는데-

.............호오오... 이런 반전... 신선하고 뜻밖이었습니다.

관 시리즈 중에서는 드물게도 추천할 만한 작품. 이 반전이 의외로 즐길 만 하네요.

별로 상관없지만, 전개 중 추리소설가 지망생인 쓰지이 유키히토라는 인물이 나옵니다. 이름도 그렇고 작가의 페르소나가 아닌가 싶은데요.....

......페르소나의 취급... 이래도 되는 것인가....

생각해보면 [사관장], [백사당]에서의 주인공이자 페르소나 취급도 굉장했죠. 추리소설가라면 이정도 각오는 해야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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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공놀이 노래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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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서 긴다이치 일가는 실은 범인과 결탁한 것이 아닌가 하는 기분이 듭니다... 어째 범인이 죽이겠다는 사람수는 기필코 채우고 마는건지.

본편도 이럭저럭 흥미로웠지만 가장 재미있는 것은 해설자 후기(역자와는 다른 분인듯?). 이번 후기의 주제(?)는 충격과 공포의 오카야마(....) 긴다이치 시리즈의 무대는 오카야마 지방이 많다고 하네요. 생각해보면 팔묘촌도 그랬고 말이지요. 저자 요코미조 세이시가 오카야마 지방에서 지내면서 창작의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결과, 해설자 말마따나 시리즈 내에서 오카야마는 기분나쁜 대저택에서 사는 수상한 일족에, 꺼림칙한 풍습에, 섬뜩한 민요가 불리워지는 그런 지방이 되고 말았습니다. 오카야마 지방 거주민들은 국민탐정도 국민추리소설작가도 전혀 반갑지 않겠어요....

...그렇게 생각하면 긴다이치 하지메(국내면 김전일)가 재학하는 고등학교며(심지어 아직도 현역 고등학생. 아니, 이 애는 졸업하지 않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학에 가면 그 대학에서도 범죄를 빙자한 긴다이치 일가의 피의 축제가...), 사는 동네, 여행하는 지방도 그런 불행이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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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魂) - 김수남 사진굿
김수남 사진, 고운기.양진.백지순 글과 사진 정리 / 현암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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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에 집에 내려가 있으면서 읽은 책입니다. 본래 세 권만 대출할 수 있는 마산 모 처 도서관이었는데, 마침 독서의 달 행사로 네 권을 대출할 수 있게 해주더군요. 그러나 정작 네 권을 대출했더니 한 권 못 읽고 돌아왔다는 슬픈 사연이 얽혀 있습니다~=ㅁ=~

고된 수험 생활이 끝나고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 떳떳하게 되었을 때- 하고 싶은 일을 말하라면 끝도 없이 많지만=ㅁ= 그 중 하나가 제대로 된 굿을 견학하는 것입니다. 굿에 대해서는 세상 사람들이 갑론을박하고 있지마는, 다른 어떤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이 눈으로 한 번 보고, 듣고, 느끼고 싶습니다. '전라도 산씻김굿'도 그런 의미에서 기쁘게 견학했습니다만, 세습무는 세습무 나름이고(...) 강신무도 봐야지요(....)

하지만 마냥 기다리는 것은 괴로우니까 사진으로라도 조금 감상하자고 해서 읽게 된 책인데-

알래스카의 야생에 일생을 바친 사진작가 호시노 미치오 씨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상당히 감탄했지만...

....우리나라에도 못지 않은 분이 있을 줄은....

그 분이 바로 이 사람, 다큐멘터리 사진 작가 故 김수남 씨. 이 분이 일생을 바친 현장은 한국과 아시아 곳곳의 전통 문화의 장소였습니다.

어리석고 무지한 구습은 모두 철폐하는 것이 당연시되던 시대에, 기자라는 직업도 그만두고 가족까지 딸린 몸으로 굿을 찍으러 다닌다는 것은 대체 어떤 삶이었을까요. 물론 지금에야 세상의 인정도 받고 버젓한 책도 몇 권이나 나왔지마는, 처음부터 그런 생활이 보장되어 있던 것은 아니었겠지요. 굿판을 쫓아다니며, 술을 들이키며, 사람들과 어깨춤을 추며.... 마침내 취재여행 중에 쓰러지기까지. 그렇게 담아낸 사진 사이사이에 담겨 있는 감정은, 결코 사진이나 글로는 표현되어 있지 않지만, 어쩐지 만져지고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미신이라거나. 이단이라거나. 사기에 작간이라거나.

굿이라는 풍습을 두고 말하는 그런 이야기들은, 어쩌면 모두 사실일지도 모릅니다. 말하는 사람 입장으로는 틀림없이 옳은 것이겠지요.

하지만 그런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맥을 이어가는 그곳에는, 사람이 사람을 위로한다고 하는 어떤 선의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적어도, 옳다 그르다 가타부타를 떠나서-

이 책 속의 사진이 담고 있는 삶의 장면장면들은 이다지도 아름답지 않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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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도연대 雨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이길진 옮김 / 솔출판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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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의 교고쿠도 시리즈-!!! 그러나 주인공이 세키구치가 아닌 일종의 외전격인 작품입니다. 사건을 해결하는(?) 중심인물도 추젠지가 아닌 에노키즈. 덕분에 에노키즈의 막나가는 행각을 실컷 감상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아아... 교고쿠도 시리즈가 이렇게 웃길 수 있다니.... 본편([우부메의 여름] [망량의 상자] [광골의 꿈])에 나오는 에노키즈는 얌전한 편이었군요....

저는 추젠지와 그 패거리들을 '교고쿠도 패밀리'라고 부르고 있었는데, 이 작품 속 인물에게서는 '장미십자단'이라고 불리고 있었습니다. 추젠지는 "그런 해괴한 단체에 가입한 적 없어"라고 구시렁거리고 있었지만요. '교고쿠도 패밀리'라는 저의 네이밍을 에노키즈가 알았다면 '이런 음침한 책 바보를 가족으로 둔 적 없다'고 아우성을 쳤겠지요. 눈에 보이는 듯 합니다=∇=이번 작품의 주인공도 재미있었습니다. 매번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본명은 최후에 딱 한 번 나옵니다. 지독해=ㅁ=) 인물로, 일반인이었으나 에노키즈에게 장렬하게 말려버립니다. 일반인의 시각으로 장미십자단(?)을 관찰하는 묘사가 실로 유쾌. 무엇보다 세키구치와 대면했을 때 먹이사슬 맨 밑바닥의 물벼룩과 녹조류가 서로 동정하는 듯한 장면이 연출되어서 우스워 죽을 뻔했습니다.

또 놀란 것이라면 에노키즈에게 진심으로 감복한 사람이 다 있다는 것=ㅁ=/ 가와라자키 마쓰조. 한국에 출간된 본편에서는 본 기억이 없는데, 대체 무슨 일로 이렇게까지 감복하게 되었는지 궁금해 견딜 수 없습니다=ㅅ= 그림으로 그린 것 같은 충견 타입으로 에노키즈에게 몸도 마음도 다 바칠 기세. 경찰관님, 당신 진짜로 위험해!!!=ㅁ=

교고쿠도 시리즈에서는 여자들이 요괴 역할이 아니면 인상이 약한 편인데, 나리가마 편의 미야코 씨는 씩씩해서 좋았습니다. 다시 등장 안 하려나. 이 아가씨때문에 에노키즈가 아주 조금이지만 당황하는 장면이 있는데... 커플링을 해도 괜찮겠다 싶었습니다.(그러나 에노키즈는 30대 중반, 이 아가씨는 10대 소녀...)

백기도연대라는 제목은 에도 시대 화가가 물건에 깃든 요괴를 소재로 그린 그림집인 것 같네요. 교고쿠도 시리즈에서는 이렇게 그림 한 장으로 이야기 전체를 꿰뚫는 묘사를 합니다. 어딘지 멋진 구성이네요.

백기도연대의 또 하나 즐길 거리는 장미십자탐정단 사무소를 비롯해 사건의 무대 일러스트가 함께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흑백의 판화 느낌인데, 어디든 하나같이 무슨 마굴같이 그려져 있어요. 사실 마굴이긴 하지요(웃음)

정말이지 실컷 웃으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교고쿠도 시리즈를 읽으면서 미친듯이 웃는 날이 오게 될 줄은~=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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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신령을 잇는 상징 무구 - 서울시, 경기도, 강원도
국립문화재연구소 엮음 / 민속원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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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러 지역에서 사용되는 무속인의 무구를 조사해서 엮은 책입니다. 요즘 무속 관련 소재에 소홀하긴 했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간만에 읽는 충실한 책이군요....

이 책이 멋진 점은 무속인의 무구를 실측까지 해가며 조사, 촬영하고, 무구의 특징을 고찰한 것에도 있지만, 그 무구를 소유한 무속인의 배경과 활동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수록하고 있는 데에도 있습니다. 그에 따라 해당 무속인의 무속에 대한 견해 등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흥미로워요.

여러 가지로 흥미진진했습니다만 특히 놀란 것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무속의 전수 풍습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활동하고 있는 무속인들도 특정한 스승(신아버지/신어머니로 부르는)을 두지 않고 강신 체험만으로 입문하는 사례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다른 누구보다도 신을 스승으로 삼는 점에서 무속답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사람과 사람에게로 이어지는 무엇인가도 있을 텐데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강신무와 세습무 사이의 미묘한~ 분위기라든가..=ㅁ=/ 무속인의 단골들은 세습무보다는 강신무를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는군요. 그야 신을 믿고 들어가는 것이니 신이 내린 무당이 더 믿음직하겠지만... 이렇게 해서 세습무가 설 자리가 사라지면 세습무가 가진 무속의 예술성, 기예도 사라질지도 모르니 어쩐지 슬프더군요ㅠㅠ

후 참으로 충실한 독서였지만 제 입장에서는 괴로웠습니다. 왜냐하면

.......요즘 이런 책을 읽고 있으면 글의 소재로 쓰고 싶어 견딜 수 없습니다=ㅁ=/

이렇게 일이 아프리카 무소떼처럼 쇄도하고 있을 때야말로 글이 쓰고 싶어지니 이 얼마나 슬픈 인간의 본성....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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