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사 오펜 20 (노트 포함) - 나의 성역으로 열리라 문 -하
아키타 요시노부 지음, 하성호 옮김, 쿠사카 유우야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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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글을 쓸 때에는 캐릭터에 비중을 두는 편이지만, 세계관도 버리고 싶지 않습니다. 캐릭터들이 진짜 살아있는 것 마냥 작품의 세계를 걸어다닐 때에는 상당한 카타르시스를 느끼지요. 세계가 마련한 안배가 착착 맞아떨어지면서 대단원을 맞이할 때에는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런 의미에서 멋진 작품, [마술사 오펜]. 세계관은 근사한데 맹렬하게 공회전하는 캐릭터들이 몇 있어서 작품이 진행중일 때에는 미심쩍었으나, 최종권인 20권에 도달했을 때의 그 충족감이라니.... 결국 그 맹렬하게 공회전하는 캐릭터마저 저 세계관에서는 필요불가결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의 충격도 대단했습니다-

....근데 마지막 권 출판된지 언제라고 지금 감상을 쓰냐고 물으신다면 수험생의 복잡한 심경....(한글을 써라)

또 이 작품의 장점이라고 하면 라이트노벨 답지 않은 묘사라고나 할까요.... 뭐 라이트노벨의 문체가~ 어쩌구 할 정도로 라이트노벨 많이 읽지도 않았지만(...) 상당히 감각적인 묘사라고 느껴집니다. 20권 클라이막스의 그 장면은 정말이지 투 썸즈 업을 안 할 수가 없음다.

인상깊은 커플은 로테샤와 에드. 제가 생각하기에도 왜?!?! 싶지만... 결코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열받는 건지 슬픈 건지 안타까운 건지 알 수 없는 관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20권의 투 샷 일러스트는 킹왕짱이었어요.

주인공 오펜 군.... 그렇게 죽도록 고생하고 큰 일 수습하면서(터뜨리기도 하면서) 결국 바라던 것은 아무 것도 얻지 못하다니ㅠㅠ 이렇게 박복한 판타지 주인공은 판타지 역사상에서도 드물 겁니다.... 물론 설정상 비극인 주인공은 얼마든지 있지만, 오펜은 끝까지 누구에게 동정받지도 않고 누구에게 우는 소리도 하지 않아서 오히려 보는 사람이 마음이 아파요ㅠㅠ 그래도 엔딩 장면에서 씩씩하게(?) 살아가는 그의 모습을 보면, 그래! 인간은 절망을 딛고 나아가는 거다! 하는 기분이 드는 겁니다.

...암살자에 깡패에 사채업자라는 막장 직업생활을 한 주인공치고는 너무나 바람직한 녀석입니다ㅠㅠ

물론

베스트 캐릭터는

레키&딥 드래곤 전원.

....당연한 거 아닙니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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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각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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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월관의 살인]으로 알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유명 작가 오노 후유미의 남편이라는 사실을 알고 흥미를 갖게 된 작가 아야츠지 유키토. 그의 데뷔작이라고 하는 [십각관의 살인]을 읽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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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이런 날림 기획이 잘도 굴러갔구만요...

탐정이라는 것도 열받을 정도로 어리버리하고 말이죠.....

게다가 사람이 하나하나 죽어나가는 상황에서 피해자들의 대응 너무 안일한 거 아닙니까ㅠㅠ 애초에 아무런 연락책도, 이동수단도 없이 무인도에 가겠다는 발상 자체가 무개념. 누가 크게 다치거나 맹장염이라도 걸려버리면 어쩔려고 한 겁니까!? 보트 같은 거라도 준비해놔야 하는 거 아닌감?! 물론 그 보트는 범인이 가라앉히는 거구요=3=b

정말이지.... 제가 그 섬에 있게 되었다면 홀 문짝을 떼어다가 바다에 띄우고 그걸 붙잡고 해안으로 헤엄쳐가겠어요. 목숨이 걸린 일인데다.... 그 섬에서 누가 범인인지도 모르는 상대방들을 의심하고 앉았느니보다는 그 편이 백 번 낫겠습니다.

제가 미스터리 소설에서 트릭보다도 좋아하는 드라마도 밍숭맹숭하기 그지없고. 다른 작품도 읽어봐야 작가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 있겠지마는 생각보다 별로인 작품이었습니다.펼친 부분 접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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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메론 청목정선세계문학 60
보카치오 지음, 민동선 옮김 / 청목(청목사) / 199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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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 르네상스 시대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명저. 고등학교 무렵 세계명작 쪽으로 독서 비율을 높여보자! 하는 각오에서 구입했습니다만, 대학을 졸업한 지금까지 읽지 않았다는 슬픈 이야기입니다...ㅠㅠ 하지만 세계명작이 은근히 그렇듯이 꽤 문제 도서인 것이....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청소년 제군들에게 그리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요즘 청소년 제군들이 이렇게 글자 빽빽한 책을 읽기나 할까 싶지만서도.

왜 권하지 않느냐면

....문제 장면 묘사가 꽤 많기 때문에...

그것도 대충 심의삭제=ㅅ=하는 수준이 아니라 요즘 같이 개방된 시대를 사는 저조차도 이마를 치며 절묘하다고 감탄할 정도로 개성넘치는 표현이 많습니다.

이런 면에서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가 지금보다 훨씬 개방되어 있었을지도 모르겠군요. 뭐 보카치오가 시대의 문제작가니까 할 수 있었던 일이겠지만요.

여러 사람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구조는 [캔터베리 이야기]와 비슷하다고 하는데 과연 그렇더군요. 하지만 [캔터베리 이야기]쪽이 서민들이 등장하는데다 입담도 걸죽하고 내용도 개성만만해서 저로선 조금 더 재미있었다는 기분이 듭니다. 취향이겠지만요.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이야기는 왕비를 사랑한 말구종의 이야기. 연모를 감추고 살아갔다면 미담이었겠으나, 말구종치고는 머리가 명석했던(외모도 잘났다는 묘사가 있습니다) 그는 왕이 왕비의 처소를 방문할 때의 모습과 행동을 잘 관찰했다가 어느날 밤 써먹었던 겁니다. 들어가서 뭘 하겠습니까. 당연히 왕비와 이하하략...=ㅅ=

그런데 그가 용무를 마치고 왕비의 처소를 떠난 뒤, 참 재수없게도 왕이 왕비의 처소에 찾아오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왕비의 말을 듣고 누군가 자신의 모습을 가장하고 찾아왔다는 것을 안 왕은, 노기충천해서 난리피우는 대신 대강 맞장구쳐서 얼버무리고 범인을 찾아나섭니다. 범인은 이 안에 있다! 라는 추리 끝에 잠든 하인들 방을 찾아간 왕. 모종의 일을 치르고 심장이 벌렁벌렁할 놈(=범인 말구종)을 찾아 머리카락을 잘라 표시를 해둡니다.

그러나 잠도 못 자고 심장을 벌렁벌렁하고 있던 말구종은 왕의 의중을 알아차리고 모든 하인들의 머리카락을 잘라둡니다=ㅁ=/ 다음날 아침 성 안의 모든 하인들을 불러 범인을 색출하려고 한 왕. 그러나 모든 하인들의 머리카락이 짧아져 있지 않겠습니까. 범인이 제법 똘똘한 놈이라는 것을 깨달은 왕은 모호하지만 범인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엄한 훈계를 내리고, 그 말을 가슴에 새긴 말구종은 다시는 그런 발칙한 일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가 인상이 깊었던 까닭은, 절영지회의 고사가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초장왕의 연회에서 불이 꺼진 틈을 타 왠 남자가 초장왕의 미희를 희롱했는데 여자가 꾀를 내어 갓 끈을 끊어버렸다죠. 그리고 초장왕한테 고해바쳤는데, 현명한 초장왕은 불을 켜기 전에 모든 신하들의 갓 끈을 끊게 하였고, 이에 감동한 범인은 초장왕이 위기에 빠졌을 때 열심히 싸워 왕의 위기를 구해냈다는 이야기. 상황이나 주체는 조금씩 다르지만 어딘가 비슷한 것이...

...하지만.

왕비랑 끝까지=ㅅ= 갔으면서도 입을 다물고 처신을 잘 한 끝에 조용하게 살게 된 말구종이랑, 그냥 안아만 봤을 뿐인데 씻을 수 없는 은혜를 입었다 여기고 목숨을 건 신하....

....비교해보니 왠지 신하쪽이 불쌍해서 견딜 수 없어요=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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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묘촌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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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다이치 코스케가 주인공인 추리소설, [팔묘촌]이 출간되었더군요. 잽싸게 읽었습니다.

추리소설이라고 하지만 [팔묘촌]은 모험활극 분위기가 나는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미로 종유동굴이라든가, 보물지도라든가, 숨겨진 보물이라든가. 당시로서는 획기적이고 재미있는 이야기였겠지만 뭐랄까 요즘 사람이 읽다보니 어쩐지 식상한 느낌이...

...아 왜 식상한지 알 것 같습니다.

[김전일 소년의 사건부]에 나왔던 소재라서네요-=ㅁ=/

벤치마킹을 한 쪽은 당연히 긴다이치 하지메라는 놈일 테지만, 현대 한국인으로서 대부분의 사람이 만화 [김전일 소년의 사건부]를 먼저 읽었을 겁니다. 그래서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식상하게 느껴지게 만들다니 긴다이치 하지메란 놈 불효자식이네요.

그러나 할아버지 쪽도 잘했다고는 볼 수 없는 게...

이번 작품에서 긴다이치 코스케는 무능의 극치를 달립니다. 그야 장르가 추리소설인 만큼 희생자가 나오는 것은 어떤 의미 필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마는, 본인 스스로 무능하다고 말할 정도라면 탐정으로서의 신뢰도가 대체..=ㅁ=

뭐 자신의 무능함을 선뜻 인정해버리는 긴다이치도 긴다이치지만요. 보통 추리소설이라는 것은 희생자가 얼마 나오고 사건이 얼마나 꼬이든간에 탐정의 잘난 점을 부각시키는 구조가 대부분이라.

작품 속 이야기를 하자면...

동굴로 도망친 요조는 독살당할 때까지도 반성의 기미는 눈꼽만큼도 없었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렇게까지 했으니 츠루는 겁먹고 돌아오겠지. 돌아오면 다시는 도망치지 못하게 해주마'하고 이를 갈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쉽게 상상이 갑니다. 요조 같이 인간말종을 낳은 다지미 가문도 대단해요.... 냉정하게 됨됨이를 판단해서 요조를 철저하게 야단치고 슈지를 후계자로 삼았다면, 32명이나 죽는 참극은 벌어지지 않았겠지요. 신타로도 번듯한 신세가 되었을테고. 그렇게 되었다면 미야코는 어떻게 살았을는지...

....그러고보니 이번 작품은 사랑에 빠진 처자들이 참 강하네요. 미야코부터 시작해서 노리코, 하루요까지. 장정이 한 부대 몰려와도 눈도 꿈쩍 안 하고 날려버릴 것 같은 파워를 자랑하셨습니다.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역자 후기. 긴다이치 시리즈를 잘 알고 있는 역자분이신 것 같아서 멋졌어요. 희생자 대 인명구조의 비율을 따져 '긴다이치 투수의 방어율'을 계산한 부분에서는 폭소했습니다. 뭔가 하나 철저하게 꿰고 있는 사람을 두고 요즘 세상에서는 오타쿠니 매니아니 해서 낮추어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이런 분들이 있어서 세상이 풍요로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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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메탈 패닉! 18 - 극북에서 들리는 목소리
가토우 쇼우지 지음, 민유선 옮김, 시키 도우지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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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편의 분위기가 날로 파멸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출간된 본편풍 외전. 사실 파멸이라고 해도 작가 말마따나 '주인공들은 절망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파멸이라고 말하기에는 어폐가 있습니다마는 소스켕을 너무나도 귀여워하는 저로서는 안절부절 두근두근 초조불안.... 특히 파멸에 가장 근접했던 전개인 [고독한 길은 언제까지나] 편은 다음 권이 나오기 전까지는 사놓고도 손도 못 댈 지경이었습니다. 소스켕-!!!!!!;ㅁ;그런 와중에 나온 이 외전. 무려 소스켕이 러시아 암살부대에 들어갔다가 아프간 게릴라에 투신하는 과정을, 제삼자인 칼리닌의 시점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제삼자라고 말할 수도 없지요. 극북에 추락한 비행기에서 소스켕을 구해낸 것은 바로 칼리닌이었으니까요. 역자 표현으로는 칼리닌 아빠(...) 사실 이 표현이 무색하지도 않은 게 칼리닌이 소스켕을 대하는 태도는 거의 예뻐죽겠다입니다(...) 양자로 삼으려 할 정도이니 말 다했지(....) 전편들에서 소스켕이 칼리닌을 대하는 극히 사무적인 태도를 비추어 보면 소스켕이 오히려 매정한 놈처럼 보여서 얄미울 지경입니다.

그러나 처음 읽었을 때는 그런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소스켕

어린 시절의 소스켕

본타 군 인형을 꼬옥- 안고 있는 작고 동글동글하고 몽실몽실한 아기 소스켕

아프간 게릴라에 들어가 살인인형처럼 되어버린 소년 소스켕. 그 호리호리하고도 가느다란 자태와 차가운 눈매의 조화라니...!!!

솔직히 이 시점에서 가우룽의 기분을 십분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내가 피도 눈물도 없는 나쁜놈이라도 이런 애를 보면 하악(어이)

각설하고.

지금까지의 외전에서는 소스켕이 테러라든가 안보를 운운하면서 자폭개그를 선보이는 것이 개그에 그쳤습니다만, 이 외전을 읽고 나니 그 자폭이 전부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언제 암살자가 들이닥칠지 모르는 과거를 가졌더군요 우리의 소스켕..;;

그래도 과거가 가혹했던 만큼 그런 소스켕을 이뻐죽으려 하는 사람도 많이 나타났으니까요. 칼리닌도 그렇고, 소스켕 양아빠(생사불명이지만. 추측이지만 이 전개로 봐서 아말감에 투신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음)도 있었고, 카나메도 있고, 텟사도 있고(소스켕이 몸소 차주었지만), 동료들도 있고, 흰둥이도 있고.... 그리고 소스켕으로서는 전혀 고마워하지 않을 뿐더러 버리고 싶은 인연 제 1이겠지만 가우룽도 이뻐는 해주었군요(/담배)

그러니까 기운내라 소스켕!!! 이 누나는 언제든 응원하고 이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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