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메레르 4 - 상아의 제국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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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다른 책을 집어들었다가 이 책을 발견, 대번에 내팽개치고 겟했습니다.

역시 처자들의 사랑을 받는 책 [테메레르].... 출간된지 불과 4개월이 되었을 무렵인데 서가에 들어왔군요. 제가 알기로 저희 도서관은 구입한 책을 금새 착착 정리해서 서가에 비치하는 그런 곳은 아닌데 말입니다....

날로 용 모에의 증세가 극심해지는 로렌스. 이제 남의 용조차 개죽음당하는 것을 보지 못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말기입니다. 회복은 불가능합니다. 가족과 친지 분들께서도 마음의 준비를...(응?)

4권쯤 오니 용이라는 생물의 다양한 생태가 점점 명확하게 밝혀져서 재미있었습니다. 수학 좋아하는 것이 딱히 테메레르의 취향이 아니라, 용 자체가 기억력과 논리력이 비상한 생물이었군요. 대신 문학적, 철학적인 지식은 조금 약한 듯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개인적이고 현재지향적이며 인간의 체제에 전적으로 의존할 뿐 독립하지 않는 이유는, 용이라는 생물의 신체적인 능력이 뛰어난 데에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강한 이빨과 발톱을 가지고, 여차하면 하늘을 날아 안전한 곳으로 달아날 수 있는 용이 굳이 집단을 조직하여 인간에게 대항할 필요가 없죠.

무엇보다 보석이나 권위, 무엇보다 자신과 관계된 인간에 대한 애착으로 금새 낚여버리는 용이란 존재는 참...=ㅁ=)>

아프리카 원주민들과 용의 관계도 그럴싸했습니다. 뒤표지에는 용이 인간을 지배하고 있다고 나와있지만 그건 반쯤 낚시=ㅅ= 인간이 용을 섬기긴 하지만, 일종의 조상신으로 대하는 것이었습니다. 용 또한 알일 때부터 받아들여진 기억과 정이 깊은 성질이 한몫해서 각별한 마음으로 인간을 돌보는 것이니 어지간한 신화 속의 조상신보다 훨씬 상냥한 조상인 셈이죠. 이 세계에서 아프리카 신화 속의 문화영웅(신화학적 용어)은 대부분 용일 지도 모르겠네요.

슬슬 역사의 흐름에서 벗어나고 있는 작품 [테메레르].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되지만, 그보다 더 기쁜 것은 나폴레옹이 러시아 전쟁 이후 그렇게 허망하게 몰락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점이었습니다. 나폴레옹 같은 인물에 대해 애정은 없지만=ㅅ= 나폴레옹 곁에서 행복해질지도 모르는 리엔을 보니 안타까워서요ㅠㅠ 테메레르랑 로렌스를 갈구긴 하지만 리엔은 도무지 미워지지 않네요... 이번 권에서 로렌스의 활약 덕분에 리엔이 그들에게 갖는 악감정도 조금은 누그러지겠지요. 무엇보다 우아한 용 라이프를 프랑스에 도입하는 리엔, 힘내라! 나는 널 응원하고 있어!ㅠㅠ

...로렌스와 테메레르도 응원하고 있습니다. 넵. 로렌스는 벌써 교수형당한 기분으로 있지만 테메레르와 공군 여러분이 그렇게 냅둬줄 거 같지 않군요. 로렌스가 변이라도 당했다간 테메레르가 지상최강의 투명드래곤이 되어 지구를 정복할 것 같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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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암흑관의 살인 1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7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권일영 옮김 / 한즈미디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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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신작입니다! 기이한 행적으로도 유명했던 천재 건축가 나카무라 세이지가 지은 서양식 저택을 무대로 펼쳐지는 기묘한 분위기의 살인사건. 그 관 시리즈의 야심찬 2기를 표방하고 출간된 작품이라고 합니다.

사실 관 시리즈의 이전 작품(제가 본 것은 [십각관의 살인], [시계관의 살인])은 그다지 재미있다고 느끼지 못했지만... [암흑관의 살인]은 부인인 오노 후유미의 영향을 받아선지 기괴함과 오싹오싹함이 아주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그리고 말이죠... BL이 늘었습니다(웃음)

이번에는 상당히 뒤통수를 치는 전개를 보여주지만... 저는 스포일러를 이미 찾아보았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놀라지 않았습니다. ....그런 충격적인 반전을 스포일러 찾아서 어쩔건데!!! 라고 외치지 말아주세요. 어쩔 수 없었어요ㅠㅠ 3권이 도서관에 들어오질 않아서 2권과 3권 사이의 공백이 너무 길었다구요ㅠㅠ

외부인인 주인공 츄아가 암흑관에 드리운 기괴한 그림자를 해소해주길 바랬지만... 무리였습니다. 무엇보다 츄야 자신도 어둠 속에 몸을 던지게 되었으니... 그렇다면 희망은 가와미나미에게 달려 있습니다만, 가와미나미에게는 그 어둠을 걷어낼 카리스마가 없었고요.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숨막힐 만큼 기괴했지만 마지막의 여운이 정말 끝장이었습니다.

집안 사람이라는 의사는 누구였을까요?

피아노를 치던 이는 누구였을까요?

검은 옷을 입은 이는... ''였을까요?

''는 여전히 방황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저주를 받아들인 ''는.... 저주의 성취를 이루었을까요?

정말이지 오싹한 여운을 주는 작품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른 이야기지만 '우라도'라는 고유명사는 오노 후유미 원작인 만화 [고스트 헌트]에서도 나옵니다. 비교하는 것도 한 가지 즐거움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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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 위의 세 남자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24
제롬 K. 제롬 지음, 김이선 옮김 / 문예출판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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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이름은 [보트 위의 세 남자, 개는 말할 것도 없고!]. 코니 월리스의 [개는 말할 것도 없고]로 알게 된 책입니다. [개는 말할 것도 없고]는 빅토리아 시대로의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유쾌한 SF작품으로, 이 [보트 위의 세 남자]를 오마쥬했지요. 실제로 [개는 말할 것도 없고]는 [보트 위의 세 남자]의 형식과 개그를 많이 답습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마이너 버전이랄까요.

[보트 위의 세 남자]는 빅토리아 시대에 출간된 코믹 소설입니다. 주인공 J.(저자 본인이겠죠)와 술 좋아하는 해리스, 둔탱이 조지, 그리고 장난이 지나친 폭스테리어 몽모렌시가 템즈 강을 따라 보트 여행을 하는 이야기지요. 그러나 단지 여행을 보여주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게으르고 얼빠진 세 남자가 보트 여행을 하면서 겪는 갖은 고난과 시련을 풍부하게 망라하고 있습니다.

빅토리아 시대라고 하면 만화 [엠마] 같은 작품의 배경으로, 실로 로맨틱한 시대로 여겨지고 있지요. 그러나 정작 빅토리아 시대 한가운데를 사는 J.와 해리스와 조지와 몽모렌시의 여행에는 로맨틱의 파편조차 섞여 있지 않습니다. 또 J.가 들었거나 회상하는 형식으로 빅토리아 시대의 고즈넉한 묘지라든가 보트 놀이, 산책, 낚시, 사진, 수영 같은 흥미로운 소재에 대해 주워섬기고 있는데- J.가 아는 이런 일들에는 로맨스가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없는 것이에요. 불운이라든가 사람들의 멍청함이라든가 시궁창같은 현실이 섞여서 모든 것이 우스꽝스러워집니다. 솔직히 이 작품, 가능하다면 [엠마]의 작가 모리 카오루 씨에게 꼭 읽혀주고 싶더군요(...) 벌써 읽었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빅토리아 시대는 반드시 로맨틱하고 청교도적이고 우아한 시대가 아니라, 이런 바보같은 개그를 즐기는 면도 있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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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년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187
빅토르 위고 지음, 이형식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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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년 헌법, 93년 헌법, 95년 헌법.

....프랑스 혁명사 공부하면서 겁나게 외우던 터에 읽기로 마음먹은 책입니다.(....)

제가 소설가로서 가장 존경하는.. 아니 오히려 경애하는 인물은 바로 빅토르 위고입니다. 어릴 적 친구의 집에 놀러가서 청목출판사 판 [노틀담의 꼽추]를 얻어온 이래 몇 번이나 읽었는지 모릅니다. 음악으로 치면 장중한 오페라나 교향곡에 비견할 수 있을 만큼 풍부한 묘사, 다양한 인간 군상, 무엇보다 독자의 마음까지도 태울 것 같은 인간애.... [레 미제라블]을 읽은 것은 대학 들어서였지만 마지막 구절은 읽을 때마다 울어버리고 말아요.

그렇게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 번역된 것이 극소수라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 중에서도 귀중한 [93년]은, 1793년 자코뱅당이 정권을 잡고 격동에 휘말려 있을 당시 왕당파와 파리 시민군의 내란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오만하고 강직한 왕당파이자 잔인무도한 농민 반란군 지휘관 랑트나크 후작, 랑트나크의 조카손자이며 이상에 불타는 시민군 지휘관 고뱅, 그리고 고뱅의 가정교사이며 그를 아버지처럼 사랑하지만 혁명에 정열과 신념을 바치고 있는 감찰관 시무르댕의 대립을 통해 93년이라는 격동하는 순간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지요. [레 미제라블]에서도 느낀 건데, 빅토르 위고는 93년을 굉장히 동경하고 있는 듯합니다.

또 로베스피에르와 마라와 당통이라는, 93년 혁명의 심장과도 같은 인물에 대한 묘사도 눈여겨 볼 만합니다. 어찌된 일인지 세 사람, 예외없이 '~~다' 어미로 대화하고 있었습니다만. 원문에는 어떻게 표현되었을지 궁금하네요.

신념으로 사람을 죽이던 그 시대에 대하여, 빅토르 위고는 이 작품으로 결국 이런 감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어느 시대라도 인간애의 불길은 꺼지지 않고 타오를 것이라고-

뱀다리: 조르제트, 장차 마성의 여자가 될 듯. 진짜로.

뱀발: "선생님이셨군요!" "아니, 자네의 아버지야." ....고뱅과 시무르댕의 대화는 정말 뭐스러워서 부끄러웠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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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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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양이 글쓰기 모임 때 읽으려고 가져왔기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저자는 본래 환경 보호를 주장하는 생태학자로 이 작품은 첫 소설인데 출판계와 독자들에게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는 모양이에요. Dm양은 존잘은 무슨 분야든 잘 한다며 무척 분개하던데요(....)

그래서 읽기 시작했으나... 저로선 직업적으로 괴로운 내용이었습니다....

이야기는 1969년과 1952년이 교차하는 구조입니다. 1969년에는 작품의 무대인 습지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 1952년은 습지에 사는 가난한 가족의 막내딸 카야가 제2차 세계대전의 상이 군인으로 폭력을 일삼는 부친에게서 모친, 언니, 오빠들이 모두 떠나고 부친마저 사라지자 홀로 습지를 벗삼아 살아가는 이야기가 주된 소재입니다.

.........안돼요.... 이런 스토리는 제 안의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와 긴급복지 신고 의무자가 용서치 않는다고요.... 미국의 무능한 주 공권력 같으니라고.....

다만 카야는 마음씨 좋은 흑인 잡화상이 그녀가 딴 홍합을 사 주고, 그녀의 딱한 처지를 간파하고 안 입는 옷을 물려줌으로서 어떻게 삶을 꾸려나가게 됩니다. 정작 백인 목사는 카야를 사람 취급도 하지 않는데 말이죠. 물론 주의 교육공무원이 카야에게 의무교육은 시키려고 하지만 정작 힘들게 간 학교에서는 교사도 카야를 배려하지 않고, 학생들도 그녀를 멸시해 호된 꼴을 당한 탓에 이후 공무원이 찾아와도 카야는 늪지로 도망쳐서 숨어버립니다.

....제 안의 의무교육 담당자가(이하하략)

그렇게 7년을 성장한 카야는 야성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소녀로 자라납니다. 동네 악동들이 습격한다거나 하는 위험 속에서 경계심 많은 동물처럼 지내온 카야에게 그녀가 좋아하는 새의 깃털로 유혹하여 테이트가 나타납니다. 그는 어머니와 여동생을 잃고 아버지 슬하에서 자라와 지역 사회에 거리감을 느끼는 소년으로, 카야의 바로 손위 오빠인 조디의 친구였습니다. 그녀가 지닌 습지에 대한 애정과 탁월한 관찰력, 그리고 버릴 길 없는 고독감에 공감한 테이트는 카야에게 글을 가르쳐줍니다. 교사이자 오빠, 나아가 연인으로 점차 깊은 감정에 빠져드는 두 사람이지만... 테이트가 대학의 생물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을 때, 인간 사회와 괴리된 야성을 지닌 카야와 함께 하는 미래를 떠올리지 못한 테이트는 그녀를 일방적으로 떠나고 카야는 또 홀로 남겨집니다.

배신감과 고독을 곱씹는 그녀에게 접근한 인물이 체이스 앤드루스... 지역 유지인 집안 출신으로 럭비 선수인, 이른바 마을의 최상위 카스트. 그는 카야를 한 번 농락하려고 접근하지만 카야의 야성미에 진심으로 매료되고 맙니다. 그러나 마을의 미녀들과 놀아나다가 마침내 다른 여자와 결혼하고, 친구들과 있을 때는 카야를 성적 농담의 소재로 삼는 등....

......카야의 어머니도 그렇고 카야까지도 쓰레기 수거반인가요?ㅠㅠㅠㅠㅠ

끝내 카야도 체이스의 약혼 소식을 알게 되어 단호하게 결별합니다만.

이후 돌아온 테이트. 그는 대학에서도 카야 없이는 살 수 없음을 깨닫고(여기까지는 남부럽지 않은 쓰레기!) 용서를 구하지만 물론 카야는 사정없이 내칩니다. 그래도 그녀의 습지 조개 수집품과 독학한 연구 결과를 출판할 수 있게 주선한 덕에 카야는 상당한 인세를 벌고(....1960년대 미국에서 습지 조개에 대한 책이 돈이 되려나요? 작가의 희망사항 아니여???) 오빠 조디와도 재회하며 그들을 두고 사라져버렸다고 생각한 어머니의 사연도 듣습니다.

......비로소 그녀의 인생이 활짝 핀다고 여겨지려던 찰나.... 결국 카야를 잊지 못한 체이스가 접근합니다. 카야가 격렬하게 거부하자 폭력으로 그녀를 제압하려 들고, 가까스로 벗어나긴 했지만 카야는 그토록 사랑하던 아이들을 평생 찾으려 들지 못했던 어머니가 아버지의 폭력 때문에 얼마나 상처입고 무기력해졌던 것인지 이해하게 되죠. 그리고 그녀는 어떤 결단을 내리는데-

......끝내 체이스 앤드루스 살인범으로 몰린 카야. 그저 묵비권만 행사할 뿐 범행을 인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는, '마시 걸'이라며 거의 미친 사람 취급 받는 그녀를, 뜻밖에 많은 사람들이 도우러 옵니다. 변호사 톰 밀턴. 테이트와 조디. 흑인 마을 사람들. 카야가 그 지난한 재판 기간 동안 유일하게 위안을 받았던, 법원에 사는 고양이를 카야의 감방에 넣어준 간수까지도.

그리고 재판 결과는-

.......자, 이 작품을 읽어주세요!!!

스포일러 하고 싶어 입이... 아니 손가락이 근질근질해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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