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187
빅토르 위고 지음, 이형식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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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91년 헌법, 93년 헌법, 95년 헌법.

....프랑스 혁명사 공부하면서 겁나게 외우던 터에 읽기로 마음먹은 책입니다.(....)

제가 소설가로서 가장 존경하는.. 아니 오히려 경애하는 인물은 바로 빅토르 위고입니다. 어릴 적 친구의 집에 놀러가서 청목출판사 판 [노틀담의 꼽추]를 얻어온 이래 몇 번이나 읽었는지 모릅니다. 음악으로 치면 장중한 오페라나 교향곡에 비견할 수 있을 만큼 풍부한 묘사, 다양한 인간 군상, 무엇보다 독자의 마음까지도 태울 것 같은 인간애.... [레 미제라블]을 읽은 것은 대학 들어서였지만 마지막 구절은 읽을 때마다 울어버리고 말아요.

그렇게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 번역된 것이 극소수라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 중에서도 귀중한 [93년]은, 1793년 자코뱅당이 정권을 잡고 격동에 휘말려 있을 당시 왕당파와 파리 시민군의 내란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오만하고 강직한 왕당파이자 잔인무도한 농민 반란군 지휘관 랑트나크 후작, 랑트나크의 조카손자이며 이상에 불타는 시민군 지휘관 고뱅, 그리고 고뱅의 가정교사이며 그를 아버지처럼 사랑하지만 혁명에 정열과 신념을 바치고 있는 감찰관 시무르댕의 대립을 통해 93년이라는 격동하는 순간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지요. [레 미제라블]에서도 느낀 건데, 빅토르 위고는 93년을 굉장히 동경하고 있는 듯합니다.

또 로베스피에르와 마라와 당통이라는, 93년 혁명의 심장과도 같은 인물에 대한 묘사도 눈여겨 볼 만합니다. 어찌된 일인지 세 사람, 예외없이 '~~다' 어미로 대화하고 있었습니다만. 원문에는 어떻게 표현되었을지 궁금하네요.

신념으로 사람을 죽이던 그 시대에 대하여, 빅토르 위고는 이 작품으로 결국 이런 감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어느 시대라도 인간애의 불길은 꺼지지 않고 타오를 것이라고-

뱀다리: 조르제트, 장차 마성의 여자가 될 듯. 진짜로.

뱀발: "선생님이셨군요!" "아니, 자네의 아버지야." ....고뱅과 시무르댕의 대화는 정말 뭐스러워서 부끄러웠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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