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일본 - 닌자와 하이쿠 문화의 나라
모로 미야 지음, 김택규 옮김 / 일빛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에도 일본]에 이어 [헤이안 일본]을 거쳐.. 이것으로 모로 미야의 일본 이야기는 출간된 것만이라도 다 읽은 것이 되는군요(....)

그만큼 모로 미야의 저서는 재미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자기 견해를 은근히 역사적 사실인 것처럼 포장한 글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는데(시*노 나*미라든가 *바 료*로라든가...) 모로 미야는 자기 생각을 전혀 꾸미지 않고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 마음에 듭니다. 진중한 역사적 의견이라기보다는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라고 딱 잘라 말하는, 천진난만하게까지 느껴지는 감상문 레벨이랄까요. 저도 대체로 그런 글을 쓰는 인간이라서 그런지?

예를 들어 마네키네코 이야기를 하면서 은혜 갚을 줄 모르는 자신의 집 고양이 세 마리를 두고 투덜거린다든지, 아들만 있는 터라 히나마쓰리를 지내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면서 앞으로 히나인형을 하나씩 사모아 자신만을 위한 히나마쓰리를 지내겠다고 다짐하는 식입니다. ...귀엽습니다! 성인 여성에게 할 말은 아니지만, 정말 귀엽습니다!

책 이야기로 돌아가서- 이 책은 일본 문화라 하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들, 닌자니 마네키네코니 라멘이니 하는 것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어떻게 알려졌는지, 그런 흥미로운 이야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책입니다. 일본 만화나 소설을 읽다 보면 흔히 만나게 되는 소재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지요. 그밖에도 야사나 소문에 불과한 소재도 가르쳐줍니다. 하이쿠로 이름난 마쓰오 바쇼가 실은 닌자였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일본 문화를 접하면 미야모토 무사시니 후마 고타로니 하는 사람의 활약에 매혹되어 그 행적을 제대로 알아보려는 경우가 있지요. 하지만 진지한 역사 무대에서 그런 인물들은 존재부터가 의심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줄곧 살아남아왔습니다- 비록 역사적 근거는 없을지라도... 역사보다는 문학에 가깝다는 평을 듣고 있어도요. 하지만 그렇다 해도, 시간의 질곡을 겪으며 여러 사람들이 끊임없이 즐겨왔던 그 재미있는 이야기 또한 어떤 의미 역사의 일부라고 생각하니까요.

어딘가 딱 치우쳐서 규모있게 되기보다는 기분좋게 부유하고 싶을 때, 이런 책이나 이런 소재도 즐길 법하다고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