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 쉽게 읽는 지식총서 4 쉽게 읽는 지식총서 4
요하임 가르츠 지음, 우호순 옮김 / 혜원출판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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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쉽게 읽는 지식총서를 두번째 접해본다. 지난번에 읽었던 책이 심리학에 관한 책이었는데 이번 책은 [세계사]. 먼저 이 시리즈의 특징에 대해 간략히 말해야겠다. 가로가 약 13cm, 세로는 19cm 정도의 크기로 된 이 책은 예전에 "문고판"이라고 불리던 책의 크기보다 약간 큰 듯하다. 두께도 그닥 두껍지 않다. 200여쪽 안팎. 시리즈의 다른 제목을 보니, 심리학, 명화, 철학, 세계 신화, 자연재해, 영화 등 상식적으로 알아두면 괜찮을 만한 하나의 주제들을 "쉽게 읽는 지식총서"로 출판해내고 있는 듯 하다. 지난번에 심리학 책을 읽으면서도 느꼈던 바이지만, 하나의 주제에 대해 간략하고 깔끔하게 서술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분야의 입문자들을 위한 책으로 괜찮겠다는 생각을 이번 [세계사]를 읽으면서도 했다.

 

    하지만 이 작은 책에 "세계사"를 다 담아낼 수 있을까 싶었던 처음의 우려는, 그대로 남아버렸다. 이 책의 글쓴이는 요하임 가르츠 Dr. Joachim Gartz. "쾰른 대학의 역사 세미나 연구원으로서 이베리아와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를 연구했다."(책 앞날개)는 설명으로 보아서는 독일사람인 모양이다. "사실 이 책은 "세계사"라는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는 책이다"고 감히 말해야겠다!! 글쓴이가 독일인이라 그런지, 세계사를 표방하고 있지만 다분히 유럽사 중심의 역사 기술로 일관하고 있다. 예전에 "세계사"라는 과목을 배우며, 아프리카나 남아메리카, 동남아시아에는 역사라 불릴만한 이야깃거리가 없는 줄 알았었다.

 

     아프리카는 고대인류에 관한 이야기, 그러니까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같은 이야기를 다룰 때만 잠깐 나오다가는 19세기 말 20세기 초에야 갑자기 툭 튀어나와 백인의 지배를 받는 미개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인 줄 여겨졌다. 이 책 역시 마찬가지. 그나마 이 작은 책에는 제국주의 시대의 아프리카에 관한 언급조차 거의 없다. 동남아시아나 남아메리카에 대한 언급도 거의 없다. 이슬람권의 역사도 언급하지 않는다.

    

    물론 핑계는 이 책의 아담하고 작은 분량에 있으리라. 이 작은 책에 그 많은 내용을 다 담을 수 없어서 비교적 "중요한(!)" 내용만 간추려 담았다고 말하리라. 하지만 유럽인들의 역사는 중요하고 그 이외 지역의 역사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일까? 이 책의 제목은 차라리 "유럽사"가 더 어울릴 것 같다. 베를린 장벽에 관해서는 153쪽과 171쪽에서 두 번이나 같은 사진을 담을 여유가 있었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백인들의 노예로 착취당한 아프리카의 상황에 대해서도 한 줄 정도의 인심을 쓰심이 어떨지...?

   유럽사의 큰 줄기가 궁금한 사람에게라면 입문서로 추천해주고 싶다. 하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세계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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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를 리뷰해주세요.
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 - 한두 줄만 쓰다 지친 당신을 위한 필살기 이만교의 글쓰기 공작소
이만교 지음 / 그린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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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쓰기 공작소]라.. 이런 류의 책에 대해서는 서평쓰기가 조심스러울 뿐더러 무척 어렵다. 감히 글쓰기 강의록에 대한 서평이라니..! 글쓴이가 보면 하품이 날 정도의 어줍잖은 글솜씨로 말이다. 스스로가 부족하다는 걸 알기에 늘 글쓰기가 두렵지만 특히나 이런 책은 더 그렇다. ""꽃이 '아름답다'는 말은 온 세상 어느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아름답다'는 말로밖에 아름다움을 나타낼 줄 모른다면 별다른 느낌을 받지 못한다."(이호철, [살아있는 글쓰기])" 글쓴이가 인용하고 있는 이 문장이 바로 나 같은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꽃의 아름다움에 대해 멋드러지게 글로 표현해보고 싶지만, 결국 "아름답다." 이상의 표현을 찾아내지 못하는, 그래서 결국 "별다른 느낌을" 주지 못하는 그런 사람이 바로 나다. 사실, 글쓰기는 "타고난 재주"에 기인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글쓴이는 단호히 말한다. 타고난 재주보다는 부단한 노력이라고...! 그 말 믿고 나도 써본다. 자꾸 쓰다보면 더 괜찮은 글을 쓸 수 있겠지 싶어서.

 

    글쓴이는 이만교. 소설 [결혼은, 미친 짓이다]를 쓴 작가로 "현재 한서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소설 창작을 강의하고 있으며, <연구공간 수유 + 너머>에서 글쓰기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책앞날개)고 한다. 이 책은 "등단 지망생과 다만 글쓰기 자체를 배우고 싶어하는 일반 수강생 비율"(p4)이 5대5 정도인 <연구공간 수유 + 너머>에서 진행한 글쓰기 강좌의 강의를 바탕으로  엮은 책이다.  "1.글쓰기란 무엇인가"로부터 시작되는 글은 "10. 단계별 글쓰기"까지 총 열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앞뒤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덧붙여져있다.

 

    사실 이 책은 글쓰기에 큰 관심은 없지만, 습관적으로 쓰는 서평쓰기에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가 있을까 싶어서 펼쳐들었던 책이다. 하지만 프롤로그 "글쓰기와 꿈"이 가슴에 와닿아서 끝까지 읽어봐야겠다는 결심이 섰던 책이기도 하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자기 인생을 새롭게 돌아보게 만드는 문장과 조우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p272) 내겐 이 책의 프롤로그 부분이 그랬다.  "정말이지 적지 않은 사람들이 포즈만 취하고 있다. 말로는 글을 쓰고 싶다고 하고, 또 실제로 의식적으로도 글을 쓰고 싶어 한다. 그러나 우리의 무의식 깊숙한 곳에서 글은 한낱 명분이거나 핑계일 뿐, 정작은 다른 욕심을 취하고 싶어한다."(p40) 비단 글쓰기뿐이랴. 프롤로그에서 글쓴이가 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내 삶의 계획들, 그리고 "꿈"에 적용시켜 보아도 너무나 절실히 와닿는 말이었다. 비스듬히 누워서 책을 읽다가는 벌떡 일어나 앉을만큼!

 

   이 책의 핵심인 글쓰기에 대해서는, 간단한 정리가 힘들다. 직접 읽어보시라!  등단을 염두에 둔 사람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을 위한 글쓰기에 대한 설명이 많았는데, 그 부분이 내겐 도움이 될 것 같다. 읽기 좋고 오랜 여운을 주는 글은 하루 아침에 뚝딱 씌여지지 않았다는 새삼스러운 사실을 이 책을 통해 깨닫는다. 논술지도 받듯이 첨삭이 이루어진 다양한 글을 보며, 좋은 글을 보는 안목 뿐만 아니라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마음 자세를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 책으로 내겐 기억될 것 같다. 이 책 [글쓰기 공작소]가...  글쓰기, 책읽기 생초보인 내겐 글이란 것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었던 시간.

 

 

 

 "꿈꾸는 사람은 반드시 변하기 마련이다. 만약 우리가 정말로 무엇인가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우리는 미미하게라도 자신이 꿈꾸는 방향으로 변하지 않을 수 없다. 의식뿐 아니라 의식과 무의식 전체로 꿈꾸는 사람은 반드시 자기 삶에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자신의 내면세계 전체로 변화를 꿈꾸는데 어떻게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변화는 당연히, 반드시,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것도 현실에서 가능한 가장 빠른 속도로 일어나게 되어 있다."(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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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종의 총
제성욱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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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소설 한 권을 읽었다. 역사소설이다.

  지난 주말 믿기지 않는 前대통령의 죽음이 있었다. 비극적인 죽음이었다.  정치색을 떠나서 애도할 수 밖에 없는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는 그 유서처럼, 책을 읽기 힘든 주말이었다. 많이 외로웠을테다. 뒤숭숭한 마음에 펼쳐든 책에도 많이 외로웠을 또 한 사람 "효종"이 있었다. [효종의 총]이라...

 

    이 책은 효종代의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난 어느 하루의 일을 소설화한 것이다. 역사에 대한 지식이 얄팍한터라 효종대에 실제로 그런 살인사건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글쓴이는 "소설이라고 하지만 상당부분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일어난 이야기이며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 또한 대부분 실존인물들이다."(p285)고 말한다. 글쓴이는 제성욱. 주로 스릴러와 역사소설을 써 온 모양이다. "이번 작품은 그 스릴러와 역사가 결합한 역사 팩션으로 정확히 하루 동안 일어난 화란인 연쇄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책앞날개). 소설의 첫부분을 읽으며, 예전에 읽었던 이인화의 소설[영원한 제국]과 유사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살인사건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점이나 하룻동안의 일을 소설화했다는 점에서나...

 

   소설의 주인공은 윤민호. 포도청의 종사관. 눈 뜨자마자 살인사건 소식을 접하고 사건의 소용돌이 속으로 뛰어들게 된다.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데서 글쓴이는 반복적으로 "오늘"과 "그 책"의 중요성을 반복한다. 중반을 넘어서며 "그 책"에 대한 정보는 주어졌지만, "오늘"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별 언급없이 그저 중요성만을 강조해 약간의 갑갑증과 짜증이 일기도 했다. 그 오늘의 의미는 나중에 이야기되긴 하지만..

 

     이유를 알 수 없는 의문의 살인사건들. 피해자들의 공통점은 마침 당시 조선에 표류해있던 네덜란드인들이었다.  눈 앞에서 범인과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목격자를 놓치게 되는 안타까움과 아슬아슬함이 재미있었던 책이다. 하루 안에 범인을 잡지 못하면 "내"가 범인으로 몰릴 처지의 윤민호. 나선정벌과 일본, 청, 네덜란드인, 북벌, 효종, 조총이 실타래처럼 얽혀서 무척 역동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었다. 이런 류의 소설은 끊임없이 범인을 추적하며 의심하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사실 이 책은 이상하게도 처음부터 "범인"(?)이 짐작되어져버렸다. 나는 이런 류의 소설을 읽으며 범인을 찾아내지 못해서 결국 끝에 가서 한방 먹곤 하는 타입인데도 이 소설에서는 초반부터 범인일꺼라 생각했던 그가 범인이 맞아서 읽은 재미가 다소 덜했다.

 

    효종의 북벌을 소설화한 이야기 [효종의 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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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재발견 - 세계사를 뒤흔든
김도균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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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를 주제로 이야기하는 책이 좋다. 그래서 얄팍한 독서이력이나마 다른 분야의 책들에 비해 역사와 관련된 책들을 조금 더 읽어왔다. 역사책에는 나와는 다른 시대, 다른 공간 속에서 숨을 쉬었던 "그들"의 이야기를 만나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책 속의 이야기라고 해서 모두다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이야기의 흐름상 알고 넘어가야 그 다음을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도 엄청난 이야깃거리가 되는 주제, 바로 전쟁에 관한 이야기는 그닥 유쾌하지 않은 주제 중의 하나다. 그런데 이 책의 글쓴이는 오히려 "세상에 전쟁 이야기만큼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을까."(p6)하고 글을 시작한다. 여자들이 싫어하는 이야기가 군대이야기와 축구이야기이고, 가장 싫어하는 이야기는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라고 한다던 우스갯소리가 갑자기 떠오르는 건 왜인지.... 관심사의 차이일까..

 

     하긴.. 그렇다. 역사라는 주제를 좋아한다면서 역사를 구성하는 가장 큰 틀 중의 하나인  전쟁이야기에 흥미가 없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전쟁이 없었다면 역사책은 훨씬 더 얄팍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갑자기 든다. 세계사 특히 서양사를 배울 땐 왠 전쟁이 그리도 많던지, 밥 먹을 때도 칼이랑 포크 같은 위험한 것들을 들고 설쳐대는 사람들이라 성격 자체가 포악한가 보다고, 그래서 밥 먹듯이 싸움질을 했다고 여겨질 정도로, 서양사는 전쟁이야기의 연속이었다. 그런만큼 전쟁을 빼놓고 역사를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 책은 전쟁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전쟁을 구성하는 요소라 할 수 있는 군대, 무기, 전투, 군가의 재발견을 통해 '전쟁 일상'이 세계사의 큰 흐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살폈다."(p7) 전체 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에서는  군대, 무기, 전투, 군가의 재발견을 주제로 내세우고 있다. 책 말미에는 "세계사를 뒤흔든 전쟁사 연표"와 "세계사를 꿰뚫는 전쟁 영웅 어록"이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는데, 부록까지 합한 전체 분량은 350쪽 정도다.  기존의 전쟁사 책이 각 전쟁의 발단에서 전개과정과 종결까지를 하나의 이야기처럼 다룬 것에 비해, 이 책은 앞서 말한대로 "군대, 무기, 전투, 군가"라는 주제로 묶을 수 있는 이야기들을 간략하게 토막지어 소개해주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이야기가 자세하거나 깊이가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러나 전쟁에 관한 토막상식을 얻기엔 꽤나 괜찮은 책이랄까..

 

     2장에서 소개하고 있는 새로운 무기들의 개발과 관련된 이야기는 과학의 발달을 어떻게 보아야 할런지 고민거리를 안겨주었다. 과학자 프리츠 하버의 삶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런지.. "유대인이지만 철저한 독일 민족주의자이며 주전론자"(p116)였던 그가 개발한 독가스. 노벨화학상을 수상하게 되지만, "남편에게 독가스 개발에서 손 뗄 것을 여러 차레 간곡히 부탁했지만"(p116)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한 그의 부인 클라라 하버의 불행, 그리고 그가 개발한 독가스로 인해 엄청난 고탕에 시달리다 생을 마감해야 했던 수많은 이들의 불행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런지...

   그리고 4장에서 다룬 "라마르세예즈", "존 브라운의 시신"등 군가의 유래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해본 주제라 무척 흥미로웠다.

 

   "전쟁사를 읽을수록 전쟁이 얼마나 비참하고 무익한 일인지 자각한다."(p7) 그래. 역사책 따위 얄팍해져도 괜찮으니 이 비참하고 무익한 일이 더이상은 없기를... "인류사 전체를 놓고 보면 전쟁을 겪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훨씬 많다."(p8)는데 앞으로는 전쟁을 겪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아지기를... 군대이야기,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도 역사책에서나 찾아볼 수 있기를...

   전쟁사에 관한 상식들을 얻기에 괜찮았던 책 [전쟁의 재발견].

 

 

 

 

 

 

 

 

 

 

 

잘못된 글자

38쪽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31년 1월

42쪽 1963년 7월 18일, 54연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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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최후의 숨결
에밀 부르다레 지음, 정진국 옮김 / 글항아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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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것, 낯설게 보기...

 

   살아가면서 참 궁금한 것이 있다. 대체 다른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걸까? 인사치레로 하는 형식적인 그런 말 말고, 남이 보는 "내"가 참 궁금하다. 그 "남"의 속마음을 내 속마음처럼 들여다보고 싶을 때가 있다. 많다!!  "나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너는 내게 묻지만 대답하기는 힘"들다는 어느 유행가 가사마냥, 대답하기도, 제대로 된 대답을 듣기도 힘든 그런 질문일런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우리 역사나 문화도 그렇다. 우리 나라 사람이 쓴 우리 역사나 문화에 대한 이야기는 익숙하기 때문일까, 새롭다는 느낌을 받기는 힘들다. 외국인이 보는 "우리"가 참 궁금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고맙다. 고마운 마음으로 읽었다.

 

   이 책은 대한제국시기, 이방인이 본 "우리"의 이야기이다. 글쓴이는 프랑스인 고고학자 "에밀 부르다레". "한국에 관한 저술로서 프랑스인들이 애독했던 이 책을 남기고 수수께끼처럼 사라졌다."(책 앞날개)는 인물. 이 땅에 4년간 체류하면서 그가 겪은 이 땅의 우리 조상들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예전에 [언더우드 부인의 조선 견문록]이라는, 이 책의 내용과 비슷한 시기를 다룬 선교사의 책을 읽은 적이 있어 그 책과 자꾸 비교해보며 읽게 되는 책이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를 다룬 책임에도 [~조선견문록]과 이 책 [대한제국 최후의 숨결]은 여러 가지 면에서 차이점을 보인다. [~조선견문록]의 글쓴이는 조선왕실을 가까이에서 접할 기회가 많았던지, 그 즈음의 조선정치와 왕실과 관련한 이야기가 자주 보였었다. 글쓴이의 개인적인 성향이 반영된 정치평, 인물평이 곁들여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 책 [대한제국 최후의 숨결]은 정치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그 즈음의 "민중"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언급되고 있다. 물론 "에밀 부르다레는 한국의 역사에 대해 '서구인치고는' 대단히 높은 식견을 쌓았지만" 말이다.

   그가 본 "이 작은 나라"(p120), "이 가난한 제국"(p122)의 민중은 "불결함, 비참한 모습과 마당에서 나는 악취에 놀라"(p286)게 될 정도로 더럽지만, "이 민족의 위대한 장점인 친절함"(p289)으로, 외국인인 그가 "어디든 안전하게 다닐 수 있"(p289)게 하는 그런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는 "첫눈에 사람을 판단하지 않을 일이며, 이 겸손하고 작은 왕국은 반드시 알려지고야 말 것이다."(p84)며,  그 즈음 이 땅에 살았던 사람들을 긍정적인 눈으로 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의 따뜻한 시선이 글의 곳곳에서 묻어나는 듯 했다. 또 하나, 이 책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 건 "L.루이가 촬영한 청량리 홍릉과 마당극을 공연하는 서울 근교 축일 사진을 제외하고 모두 저자가 직접 촬영한"(p375) 여러 장의 사진이었다. 글쓴이의 눈에는 매우 이국적이고 특이하게 보였을 법한 그 시대의 풍경은 그의 글만큼이나 많이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이방인의 눈에 비친 대한 제국기의 사회 모습이 담겨 있는 책.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외국인의 눈으로 바라보는 낯섬과 새로움을 느끼게 해 준 책. [대한제국 최후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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