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종의 총
제성욱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소설 한 권을 읽었다. 역사소설이다.

  지난 주말 믿기지 않는 前대통령의 죽음이 있었다. 비극적인 죽음이었다.  정치색을 떠나서 애도할 수 밖에 없는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는 그 유서처럼, 책을 읽기 힘든 주말이었다. 많이 외로웠을테다. 뒤숭숭한 마음에 펼쳐든 책에도 많이 외로웠을 또 한 사람 "효종"이 있었다. [효종의 총]이라...

 

    이 책은 효종代의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난 어느 하루의 일을 소설화한 것이다. 역사에 대한 지식이 얄팍한터라 효종대에 실제로 그런 살인사건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글쓴이는 "소설이라고 하지만 상당부분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일어난 이야기이며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 또한 대부분 실존인물들이다."(p285)고 말한다. 글쓴이는 제성욱. 주로 스릴러와 역사소설을 써 온 모양이다. "이번 작품은 그 스릴러와 역사가 결합한 역사 팩션으로 정확히 하루 동안 일어난 화란인 연쇄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책앞날개). 소설의 첫부분을 읽으며, 예전에 읽었던 이인화의 소설[영원한 제국]과 유사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살인사건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점이나 하룻동안의 일을 소설화했다는 점에서나...

 

   소설의 주인공은 윤민호. 포도청의 종사관. 눈 뜨자마자 살인사건 소식을 접하고 사건의 소용돌이 속으로 뛰어들게 된다.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데서 글쓴이는 반복적으로 "오늘"과 "그 책"의 중요성을 반복한다. 중반을 넘어서며 "그 책"에 대한 정보는 주어졌지만, "오늘"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별 언급없이 그저 중요성만을 강조해 약간의 갑갑증과 짜증이 일기도 했다. 그 오늘의 의미는 나중에 이야기되긴 하지만..

 

     이유를 알 수 없는 의문의 살인사건들. 피해자들의 공통점은 마침 당시 조선에 표류해있던 네덜란드인들이었다.  눈 앞에서 범인과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목격자를 놓치게 되는 안타까움과 아슬아슬함이 재미있었던 책이다. 하루 안에 범인을 잡지 못하면 "내"가 범인으로 몰릴 처지의 윤민호. 나선정벌과 일본, 청, 네덜란드인, 북벌, 효종, 조총이 실타래처럼 얽혀서 무척 역동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었다. 이런 류의 소설은 끊임없이 범인을 추적하며 의심하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사실 이 책은 이상하게도 처음부터 "범인"(?)이 짐작되어져버렸다. 나는 이런 류의 소설을 읽으며 범인을 찾아내지 못해서 결국 끝에 가서 한방 먹곤 하는 타입인데도 이 소설에서는 초반부터 범인일꺼라 생각했던 그가 범인이 맞아서 읽은 재미가 다소 덜했다.

 

    효종의 북벌을 소설화한 이야기 [효종의 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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