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지 않는 건 아니다. 그래도 사들이는 책에 비해 읽는 책은 적다. 읽고 싶은 책은 사두기만 하고 읽어야 할 책을 읽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결국 정리하고, 사라진 책을 찾고 주문하기도 한다. 엊그제 도착한 요리책은 아직 실전에 투입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두껍지 않은 소설책의 첫 장도 만나지 않았다. 주말에 강하게 불어닥친 태풍의 흔적을 기억하면서도 텁텁한 오후가 싫어 비를 기다린다.

 

 책을 사는 것도 즐겁지만 책을 선물하는 것도 기쁘다. 괜히 책 어딘가에 나의 마음이 함께 붙어있을 것 같다고 할까. 읽지 않았지만 그 책의 제목만 봐도 그 사람이 떠오른다. 그래서 선물은 좋은 것이다. 뭔가 줄 수 있다는 건 좋은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주목하는 작가는 한은형이다. 우선은 제목 때문에 더 끌린다. 노희경의 드라마 <거짓말>로 시작한 나의 거짓말 사랑은 끝이 나지 않는다. <거짓말>은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으로 기대가 크다. 그 기대가 조금 크다. 기대가 클수록 실망이 클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는 기대만 키운다. 이장욱의 소설집 <기린이 아닌 모든 것>은 여름보다는 다른 계절에 읽고 싶은 소설집이다. (그러니까 이 말은 이 소설집을 당장 읽지 않을 거라는...) 김태형의 <고백이라는 장르>는 예쁜 동생에게 안긴 시집이다. <처음 만나는 그림>은 표지 속 소녀가 나를 유혹했다.

 

 나희덕의 <그녀에게>는 곧 만나려고 한다. 여자를 말하는 시집, 그것만으로도 곁에 둘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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