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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힘 2 - 합격을 부르는 최적의 효과 ㅣ 그림의 힘 시리즈 2
김선현 지음 / 8.0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그림을 모르지만 그림을 보는 걸 좋아한다. 그림에 대한 지식이나 이해가 없어도 어떤 말을 건네는 그림, 괜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따뜻한 기운이 전해지는 그림, 그것만으로도 그림의 힘이 있다고 확신한다. 좋아하는 그림을 곁에 두고 매일 보려고 하는 이유도 그럴 것이다. 울적할 때 듣는 노래나 책이 있듯 상황에 따라 보면 좋을 그림이 있다. 생각해보면 병원에 있는 그림은 편안함을 주고 학교에 있는 그림은 활기찬 에너지를 전한다. 이런 이유로 그림을 이용한 상담이나 심리 치료가 있는 것이다.
특별히 ‘합격을 부르는 최적의 효과’란 부제가 있는 『그림의 힘 2』는 제목 그대로 그림을 통해 힘을 얻기를 바라는 책이다. 저자는 임상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담 유형 별로 잘 알려진 명화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이중섭의 「황소」, 앙리 마티스의 「꿈」. 앙리 루소의 「잠든 집시」 등 59개의 그림을 소개하며 그에 따른 그림의 힘을 들려준다.
그림과 합격을 연결해서 생각해본 적이 없지만 저자의 설명을 통해 그림이 주는 응원과 격려가 정말 크게 작용하겠구나 싶다. 59개의 상황에 따른 그림 모두 인상적이지만 어떤 시험을 앞두고 두렵고 초초한 이들과 함께 보고 싶은 건 이런 그림이다. 누군가에게는 바다를 볼 것이고 누군가는 이불처럼 포근한 구름을 볼 것이다. 사람의 마음에 따라 그림은 달리 보인지만 이런 글을 함께 읽으면 분명 도움이 된다.

니콜라이 듀보모스코이의 「폭풍 전 고요 」
‘차가워 보이는 수면 위로 몽실몽실한 구름이 두텁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분명 구름으로 뒤덮여 있는데, 수면에는 반짝 햇살이 비쳐 있지요. 잔잔한 수면은 마치 유리처럼, 날카롭고 차가운 느낌입니다. 평소 시험을 앞두고 막연한 두려움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라면 ‘저 물에 빠지면 얼마나 추울까?’라는 생각이 들 겁니다. 그럴 때는 잠깐 그 위에 드리워진 폭신한 구름을 쳐다보세요. 물에 빠지려고 해도 그 위에 구름이 폭신하게 받쳐주지 않을까요?’ (167쪽)
우리는 원하는 삶을 위해 시험이라는 단계를 거쳐야만 한다. 남들은 단 한 번에 쉽게 합격하는데 왜 나는 매번 떨어질까 속상하고 친구나 가족들도 내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은 시간을 경험한 이들에게 울컥하게 만드는 그림도 있다. 그게 무슨 그림의 힘이냐고 묻겠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상하게 누군가의 손을 잡은 듯 오묘해진다.
시드니 롱의 「평온의 혼」
‘다른 사람의 흔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혼자가 아닙니다. 새와 갈대 등 자연의 순리들이 몰려와 밀어주고, 함께 움직여줍니다. 평원에서 홀로 옷을 벗고 자기 자신을 마주해 있는 당신, 또 다른 세계 속으로 들어가는 당신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등 뒤만을 지키면서요. 소외된 인간관계가 마음을 아프게 하는 날에는, 이 그림이 주는 조용한 위로의 시간에 잠겨보세요.’ (199쪽)
저자의 말처럼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힘들 때 이 그림을 보면 상처 난 마음이 동그라미가 될 것 같다. 동그라미가 된 마음을 신나게 만드는 그림은 바로 이런 그림이 아닐까. 싱싱하고 탐스러운 과일의 모습만으로도 상쾌해진다. 그림을 식탁에 옮겨놓고 싶은 기분이다. 튼실한 열매를 맺은 것처럼 계획을 세우고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해야 할까?

야코프 반 훌스동크의 「레몬, 오렌지, 석류가 있는 정물」
다양한 주제의 명화를 만날 수 있는 책이다.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휴식이 된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이라면 그림을 따라 그려도 좋겠다. 더불어 나만의 그림을 선택해 그림과 대화를 나눠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