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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룡전설 용지호 - 제4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문학동네 청소년 21
김봉래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월
평점 :
“자전거를 타는 게 왜 행복한지 알아? 그건 자전거를 타는 순간만은 어떤 고민도 하지 않기 때문이야. 오로지 달리는데 집중해야 하거든. 그러지 않으면 길을 이탈할 수도 있고 위험에 빠질 수도 있어.” (238쪽)
주인공 지호는 중학교 3학년으로 경기도 평촌에 산다. 회사원 아버지, 애정을 잔소리로 표현하는 엄마, 까칠한 중1 여동생과 함께 산다. 특별하게 좋아하는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게 뭔지 모르는 평범 그 자체다. 학교에서도 개그맨 지망생인 ‘오밤’이 유일한 친구다. 그랬던 지호가 자전거를 타면서 달라진다. 아버지 회사에서 나온 자전거를 타면서 지호의 생활엔 생기가 넘친다.
강남 학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위에서 만나는 라이더들과 레이스를 펼친다. 항상 승리하는 지호는 라이더들에게 대단한 존재로 소문이 난다. 그러던 어느 날 자전거 바퀴에 바람이 빠져 당황하는 지호는 묘기 자전거라는 BMX를 타는 ‘스텔스 형’의 도움을 받는다. 지호가 몰랐던 자전거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호는 점점 자전거의 매력에 빠져들고 중년의 ‘꿍따리 아저씨’, 작업복과 안전모로 달리는 ‘하이바 아저씨’를 만나 무지개다리 모임을 결성한다. 그리고 지호 또래 여중생 ‘로미’가 합류한다. 늦은 밤, 각자의 일을 끝내고 모여든 형과 아저씨에게 지호는 가족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고민을 공유한다.
‘집에서는 엄마의 잔소리와 여동생의 빈정거림에 시달리고, 학교에서는 오밤을 제외하곤 친한 친구 하나 없는 소극적인 용지호가 아닌, 양재천 물길을 가르며 그 누구보다 빨리 달리는 용사 드래곤! 적어도 무지개다리 아래의 드래곤은 밝은 표정에 말도 잘하는 명랑한 소년이었다.’ (91쪽)
지호의 고민은 친구 문제였다. 공부와 운동을 잘 하는 반장의 생일 초대를 받은 지호는 ‘오밤’과 함께 간다. 앨범을 보다 ‘오밤’은 반장에게 자신과 같은 초등학교를 다녔냐고 묻는다. 그 뒤로 학교에서 반장은 지호에게 ‘오밤’을 무시한다. 지호가 이유를 묻자 초등학교 시절 자신을 괴롭히던 무리 중 하나였다고 말한다. ‘오밤’이 사과를 했지만 반장은 친구들을 동원해 왕따를 시킨다. 지호가 반장이 아닌 ‘오밤’을 선택하자 이번엔 지호를 괴롭힌다. 심지어 지호의 자전거를 망가트린다. ‘오밤’은 반장의 눈치를 보며 지호를 피할 뿐이다.
어른들은 선생님께 도움을 청하라고 말하지만 고등학교를 자퇴한 스텔스 형은 반대다. 선생님은 반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도 없을 거라고 분노한다. 그래도‘스텔스 형’과 ‘꿍따리 아저씨’는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찾아와 지호를 응원한다. 응원에 힘입어 지호는 운동회 참가에 자신을 제외하는 반장에게 비겁하다고 말한다. 한바탕 싸움이 일어나고 반장은 대장 노릇을 그만둔다. 용기를 내 건 지호지만 무지개다리 모임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학교를 자퇴하고 힘든 환경에서도 자신의 꿈을 찾아 꿋꿋하게 나가는 ‘스텔스 형’, 비정규직 노동자의 귄익을 위해 거리 시위에 나선 ‘하이바 아저씨’, 돈을 버느라 함께 있어주지 못한 아들의 죽음으로 아파하는 ‘꿍따리 아저씨’, 아빠의 인형이 아닌 자신의 의지대로 살고 싶은 ‘로미’ 는 소설 속 인물이 아니라 대단히 평범한 우리네 이웃의 모습이다. 함께 웃고, 함께 슬퍼하는 세상을 보여준다.
지호는 이제 막 좋아하는 게 생겼고 자신이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확신이 생겼다. 좋아하는 걸 위해, 잘 하는 걸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지호의 모습을 상상한다. 또 다른 이름의 수많은 지호를 응원하는 멋진 소설이다.
“아직 난 겁쟁이고, 눈치도 없고, 자신감도 없어. 하지만 그게 나야. 피하거나 속인다고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았어. 이제 피하지도 않고 숨지도 않을 거야. 앞으로 난 더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거야.” (24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