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왔다. 먼 길을 떠났다 돌아온 것처럼 내 방, 내 책상이 낯설다. 넓은 공간에 있다가 와서 그런가, 이 공간이 아주 작에 느껴진다. 어젯밤 도착하자 마자 싸들고 온 옷가지들을 세탁기에 넣고 큰 주전자 가득 물을 끓였다. 집을 비운 사이 도착한 책을 보고 내가 올 때를 맞춰 친구가 보낸 상주 곶감을 먹으며 익숙한 소파에 기대어 드라마를 보고 읽히지 않는 책을 읽다 잠이 들었다.

 

 병원과 은행에 다녀왔다. 은행에서 사은품으로 건네는 상자가 무릎 담요라는 사실에, 치약으로 교환해 달라고 말했다. 내게 필요한 건 치약이니까. 환기를 시키기 위해 창문을 열였더니 무릎 담요를 받아올 걸 그랬나, 싶은 생각이 스친다. 서랍 속에서 잠들어 있는 무릎 담요들이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아침이다. 메일을 확인하고 이웃 서재의 글을 읽는다. 아직 읽지 못했던 책과 알지 못했던 책 소식을 듣고 몇 권을 고른다.

 

 이상문학상 작품집이 나왔다. 김애란의 수상 소식은 알고 있었지만 우수상 수상작은 책 소개를 보고서야 알았다. 나의 시선은 김애란의 침묵의 미래보다 김이설 , 승숙, 천운영의 이름에 멈춘다. 김애란은 최연소 이상문학상 수상작가가 되었다. 『비행운』 은 몇 편만 읽었다. 구보 미스미의 『길 잃은 고래가 있는 저녁』, 사이먼 밴 부이의 『사랑하는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삶』, 리디아 플렘의 『수런거리는 유산들』은 제목에 이어 표지도 멋지다.

 

 

 

 

 

 

 

 

 

 

 

 

 

 

 

 

 

 

 

 이상 문학상 수상작품에 실린 우수작으로 선정된 김이설, 염승숙, 천운영, 이장욱도 소설집도 생각난다. 김이설의 <흉몽>은 문지웹지의 1월의 소설로도 선정되었다. 그녀의 두 번째 소설집은 언제 만날 수 있을까.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기다리는 시간은 연인을 대하는 듯 떨리고 설렌다. 천운영의 소설집은 문학동네에서 새단장으로 나왔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이장욱의 소설집도 곧 나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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