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엘리자베스 시대 사람들 - 보통의 독자 버지니아 울프의 또 다른 이야기 ㅣ 보통의 독자 2
버지니아 울프 지음, 박인용 옮김 / 함께읽는책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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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의 독자』를 힘겹게 읽었다. 그럼에도 그 두 번째 이야기인 『이상한 엘리자베스 시대 사람들』을 선택한 건 도전이라 할 수 있다. 아니, 혹시나 하는 기대가 있었는지 모른다. 도전의 결과는 실패다. 『보통의 독자』에서 멈춰야 했다. 왜냐하면 보통의 독자와 마찬가지로 보통 이상의 수준을 가진 사람들에게 적합하기 때문이다.  

『이상한 엘리자베스 시대 사람들』에서는 소설보다는 수필, 편지를 다룬 글이 많았다. 소설보다는 일상 생활과 생각의 기록이라 할 수 있는 산문과 편지는 훨씬 흥미로웠다. 안타깝게도 ‘토머스 하디’나 ‘크리스티나 로세티’를 제외하면 내게는 대부분이 낯선 작가였다.  

 산문이 주는 즐거움은 아마도 그 시대에 대한 자세한 배경과 작가의 솔직한 감정을 만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버지니아 울프가 소개하는 글을 통해 나는 몇 몇 작가에 대한 글을 특히 흥미로웠고 즐겁게 만났다. 스위프트의 <스텔라에게 보내는 일기>의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와 비평가이지 수필가인 ‘윌리엄 해즐릿’이다.  

 ‘우리가 두려워하고 미워하는 것은 오직 가면이다. 인간은 자신에 대해 인간적인 면이 있을지 모른다. 우리가 멀리 떨어진 사람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부분적인 표현 혹은 짐작은 단순하며 혼합되지 않은 관념이고, 그것은 실제적인 어떤 것에 대해서도 대답하지 않는다. 우리가 경험에서 끌어내는 것은 혼합된 방식이며 유일하게 참된 것이자 일반적으로 가장 좋은 방식이다.’ p. 279 

 그녀가 인용한 윌리엄 해즐릿이 쓴 수필의 일부다. 이 글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을 그대로 묘사한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어떤 가면을 쓰고 살고 있을까.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있어 상대의 내면까지 볼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 어떤 경우라도 경험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쉽게 말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이른다. 

 그녀는 그의 수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그의 수필은 독립적이고 자족적인 수필이 아니라 큰 책에서 떨어져 나온 단편, 즉 인간의 행위에 대한 이유나 인간의 제도가 가지고 있는 성질에 대한 탐구처럼 여겨진다.’ p. 287  

 책을 읽다 문득 버지니아 울프가 이 글을 무척 즐겁게 쓰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소설이 아니라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느낌을 경쾌하게 기록하고 있다는 느낌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책은 어떻게 읽을 것인가?>란 글에서 그녀는 이렇게 쓰고 있다.  

 ‘정말이지 독서에 대해 어느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충고는 자신의 본능에 따르라는 것, 자신의 이성을 사용하라는 것, 자신의 결론에 이르라는 것 등이다.’ p.415
 
 이 글대로라면 『이상한 엘리자베스 시대 사람들』를 선택한 건 본능에 충실한 것이며, 읽으면서 이성의 한계를 느꼈고, 역시나 내게는 버거운 책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어쩌면 이 책을 읽고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을 읽는다면 그녀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보면 절반의 성공이라 할 수도 있겠다. 여전하게 책의 내용은 어려웠으나 『보통의 독자』보다는 한결 편하게 다가온 건 사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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